소강석 목사 “보람과 아쉬움은 항상 공존한다”

|  

8월 셋째 주일 ‘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 다큐 속 소강석 목사.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 다큐 속 소강석 목사.

“보람과 아쉬움은 항상 공존한다.”

로마는 보병을 통해 세계를 정복했다고 하지요. 그 다음에 칭기즈칸은 기마병으로, 영국은 함대로, 미국은 에어포스 공군을 통해 세계 최강 국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에어포스보다 더 무서운 힘이 있습니다. 그게 바로 ‘미디어’입니다. 그래서 저는 미디어 사역에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요즘 미디어를 통해 자극적이고 충동적 영상들이 얼마나 많이 배포되고 있습니까? 이런 때에 건강한 정신과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저는 교회가 공적 미디어 사역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건강한 미디어 영상 속에 인류의 보편 가치인 인간애와 인류애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과 기독교적인 선한 이미지도 첨가하고 싶은 선한 욕심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는 단일 교회로서 공영방송에 십수 차례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여 방영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러시아의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을 중심으로 다큐를 만들기로 했는데, 제작사를 바꿨습니다. 한 마디로 다큐의 질은 훌륭하고 신선했습니다. 그런데 다큐가 끝나고 여러 문자가 왔는데 대표적으로 두 종류의 문자로 볼 수 있습니다.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 다큐 속 소강석 목사.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 다큐 속 소강석 목사.

하나는 대학 교수님이 보내오신 문자인데요. “역사는 기억하는 사람들에 의해 발전한다는 목사님의 말씀이 가슴에 가장 크게 남습니다. 흉상과 기념비 세우기에 앞장서신 사실도 처음 알았습니다. 저는 다큐를 보면서, 한국 기독교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이 무엇인지도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외람되지만, 기독교 목회자의 공적 사역은 교회와 교인들의 영적, 사회적 성장과 발전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목회자는 영적 지도와 가르침 못지않게, 사회적 봉사와 영향력이 매우 중요한 소명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역사에 대한 의식을 높이고, 변화를 주도하시는 목사님의 활동은 존경스러웠습니다. 목사님이 그동안의 종교적 역량과 활동을 기반으로, 훌륭한 ‘종교적 평화주의자’로서 족적을 남겨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이를 통해 종교 공동체 내에서 평화와 헌신, 사랑의 가치를 강조하는 문화를 형성하시고, 사회적 모범을 보여주시길 기대합니다.

저는 청년 시절, 제가 다니던 교회로부터 신학을 공부해서 목사 되기를 권유받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만일 그때 권유를 받아 신학을 했더라면, 지금쯤 어떤 목사가 되어 있을까 상상해 봅니다. 아마 소강석 목사님의 ‘창의성과 혁신’, ‘사회적 변화에 기여하는 공적 사역’의 모습은 아마 저의 롤모델이었을겁니다.”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 다큐 속 소강석 목사.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 다큐 속 소강석 목사.

이분은 우리 교회가 공공성과 사회 발전을 촉진하는 일을 한다는 걸 치하해 온 문자였습니다. 이런 면에서는 이번 다큐가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하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 나라 사랑, 숨어 있는 역사를 재조명해 줌으로 인해 아주 만족스럽고 절대적 보람과 가치가 있었습니다.

반면 이런 문자들이 더 많았습니다. “목사님, 10교구 이OO 집사인데요, 최재형 선생 다큐를 보며 광복절에 즈음하여 너무나 의미 있는 사역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잊혀져가는 역사를 기억하고 기독교적 세계관으로 바라보는 위인의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특히 이전 다큐와 다른 세련된 촬영과 앵글, 그리고 객관적 시각으로 진행되는 스토리 전개 등이 폭넓게 접근해서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역시 허브넷이구나, 동네 한 바퀴가 그냥 만들어지는 게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평소에 목사님이 강조하시던 양부모로부터 전수받은 최재형 선생님의 기독교 정신과 가치가 배어나지 않았다는 것이 참 아쉬웠습니다. 기독교 신앙을 가지고 애국, 애민했던 선생님의 정신이 덜 드러나지 않았는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후손들의 제사 예식도 그렇고요.

그래도 목사님의 시를 통해서 충분히 세계관 전달이 되어서 감사했습니다. 그 먼 길을 돌아 돌아서 가신 보람이있었네요. 주님께서 기뻐하실 다큐로 기억되기를 기도합니다.”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 다큐 속 소강석 목사.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 다큐 속 소강석 목사.

저라고 왜 이런 마음이 없겠습니까? 꼬마 아이가 아버지를 따라 연해주로 가고, 그리고 집을 나가 포시에트 항구에 쓰러져 있던 그를 발견하고 양아들로 삼아 공부를 가르치고 기독교 신앙을 심어준 양부모, 세계를 항해하며 식견을 넓혀 블라디보스토크의 거상이 되어 학교를 짓고 교회를 세운 감명 깊은 이야기, 흙수저 출신이었지만 대부호가 되고, 특별히 기독교 신앙의 정신인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신념으로 고려인들에게 페치카(벽난로)가 되어주고 독립운동을 했던 스토리로 풀어가도 정말 휴머니티 하면서도 감동적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제작자가 아니고 감독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의 아쉬움은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는 성도들에게는 송구한 마음을 전합니다. 그러나 꼭 아쉬움만 남는 것은 아닙니다. 보람과 가치도 있습니다.

이런 일을 어느 목회자가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어느 교회가 발상이라도 했겠습니까? 인간이 살아가고 일을 하면서 모든 것에 만족할 수는 없습니다. 또 아쉬움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보람과 아쉬움은 항상 공존하고있는 것이 아닐까요?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정우성

“나경원 의원, 정우성 혼외자 논란에 생활동반자법 주장?”

동성 간 결합 문호만 열어줄 것 아이에겐 ‘결혼한 가정’ 필요해 시류 영합 치고 빠지기 식 입법 배우 정우성 씨 혼외자 출산 논란에 대해 저출산고령화사회부위원장을 지낸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비혼 출산 아이 보호 차원의 ‘등록동거혼제’ 도입을 주장…

정년이

<정년이>: 한국형 페미니즘과 폐쇄적 여성우위, 그리고 동덕여대 사태

는 웹툰 원작의 tvN 12부작 드라마로 1950년대 한국전쟁 후 유행했던 여성들만의 창극인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천재 소리꾼’ 정년이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윤정년(김태리)을 비롯해 허영서(신예은), 강소복(라미란), 문옥경(정은채)…

개혁신학포럼

개혁교회, 성경적 이주민 선교 어떻게 할 것인가

개혁신학포럼 제25차 정기세미나가 11월 30일 서울 동대문구 서울은혜교회 교육관에서 개최됐다. ‘개혁교회와 다문화사회’를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는 개회예배 후 최더함 박사(마스터스세미너리 책임교수)가 ‘다문화사회와 개혁교회의 사명과 역할’, 김은홍 …

한가협

2023년 신규 에이즈 감염 1,005명… 전년보다 5.7% 감소

남성이 89.9%, 20-30대 64.1% 감염 경로 99.6% ‘성적 접촉’ 男 56.7%가 ‘동성 간 성접촉’ 마약 주사기 공동사용 0.4% 2023년 신규 에이즈 감염자가 1천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한국가족보건협회(대표 김지연 약사, 이하 한가협)가 질병관리청이 발…

샬롬나비

“한미 동맹 인정하면서, 그 산파 ‘이승만·기독교’ 부정하는 건 문제”

제29회 샬롬나비 학술대회가 ‘한미동맹 70주년과 한국 기독교’라는 주제로 11월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온누리교회 화평홀에서 개최됐다. 2부 주제발표회에서는 김영한 상임대표(기독교학술원 원장)가 ‘이승만의 기독교 정신과 건국, 한미동맹’을 주제로 강연…

통일비전캠프

“물 들어와야 노 젓는다? 통일과 북한선교, 미리 준비합시다”

북한 열리지 않는다 손 놓지 말고 복음통일 믿고 깨어 기도 필요해 주어진 시대적 부르심 반응해야 통일, 예기치 않은 때 오게 될 것 다음 세대, 통일 대한민국 살 것 이번 캠프, 새로운 역사 ‘트리거’ 비전캠프, 하나의 꿈 갖는 과정 치유, 평화, 하나 됨 사…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