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기와 갱년기에 대처하는 5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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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삶은 끊임없는 성장 과정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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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폐경기를 경험하던 지인 한 분이 집에 있는데 갑자기 쓰레기통을 뻥 차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당시에는 믿어지지 않았다. 시간이 조금 지나 또 다른 지인이 2년 정도 감정적으로 너무 힘들었다고 이야기했는데, 그때도 마음에 와 닿지 않았다.

그랬던 필자도 이제는 나이가 들어 폐경기 증상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제서야 그들의 이야기가 마음으로 이해가 된다. 특히 최근 너무나 좋아하는 사람에게 감정 섞인 응답을 하는 나의 모습을 보며 ‘어, 이건 평소 내 모습이 아닌데… 도대체 무엇이 문제지?’ 라고 질문까지 하게 되었다.

필자는 아침에 성경도 읽고 기도도 해서, 감정적으로 조절이 잘 안될 때는 거의 없었다. 그런데 젊었을 때는 단지 생리를 시작하기 하루 전 가끔 한 번씩 심한 감정 기복을 경험할 뿐이었다. 그런데 최근 여전히 성경도 읽고 기도도 하고 특별한 어려움도 없는데 감정 조절이 잘 안 되는 모습을 보면서, 적신호가 켜진 것이 분명해졌다. 바로 주위 지인들이 나눈, 이해가 안 된다고 생각했던 폐경기 증상이 찾아온 것이다.

폐경기는 50대 전후 여성들에게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성호르몬이 줄어들면서 몸의 다양한 기능이 약해지고, 생리가 끊어지면서 체중이 늘고 신체가 약해지며, 골다공증 같은 것이 오기도 하고 몸이 뜨겁거나 얼굴이 붉어지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하는 등, 모든 여성들이 경험하는 과정이다.

여기에 극심한 피로감, 우울감과 불안감 같은 감정의 심한 기복도 동반될 수 있다. 생리 전 증후군을 경험한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폐경기와 갱년기에 감정 기복을 더 많이 경험한다고 한다.

한 번씩 생리 전 증후군을 경험했기에 갱년기 증상으로 정서적 기복이 많을 수 있는데다, 최근 여러가지 일들을 더 많이 하면서 생활 스트레스가 더 커진 것이 감정적 조절이 안 된 원인임을 알게 됐다.

1. 몸의 변화 수용하기

이렇게 갱년기로 감정 기복들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자신을 잘 돌볼 수 있을까? 먼저 정상적이지 않은 자신의 상태를 너무 나무라거나 괴로워하기보다, 폐경기와 갱년기 증상으로 이런 감정 기복을 경험할 수 있음을 인식하고 그런 나를 잘 수용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왜 그런지도 모른 채 짜증과 화를 주위 사람들에게 내면서 그들을 원망하거나, 화와 짜증을 내는 자신에 대한 죄책감에 빠져 우울 증세가 심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인터넷에서 폐경기 증상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기에, 폐경기를 공부해서 증상을 잘 이해한다면 훨씬 더 이 시기를 건강하게 극복할 수 있게 된다.

2. 무리한 일 자제하기

다음으로 이 모든 것이 몸의 호르몬의 변화로 인한 몸의 노화 과정이므로, 젊은 사람들처럼 너무 많은 일을 하려고 욕심을 내거나 무리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싶다.

과도한 생활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다면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줄여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는 것이 좋다. 필자의 경우 최근 작년에 하지 않았던 두 가지 일을 추가로 하게 됐다. 그 중 하나는 스트레스가 제법 큰 일이다. 그래서 갱년기 증세와 이어진다면 충분히 스트레스로 인한 감정적 어려움이 예상될 수 있었다.

그래서 필자는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부분에서 일을 줄이고, 더 만들지 않는 부분을 신경쓰려 한다. 의미 있는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짜증까지 낸다면, 타인뿐 아니라 나 자신에 유익은커녕 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당분간 스트레스 있는 일들을 해내야 한다면, 가능한 충분한 잠을 자고 삶을 단순하게 하는 것이 좋다.

3. 고영양 음식 섭취와 적절한 운동

셋째로 스트레스를 주는 일의 일부를 줄이는 대신, 영양가 있는 고단백질과 고칼슘 음식을 섭취하고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몸에서 칼슘이 많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운동을 통해 근육을 키워 나가야 한다. 적어도 하루 30분 이상의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필요하면 의사를 만나 건강검진으로 상태를 확인하고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시작하며, 자신에게 맞는 음식을 먹는 등 건강에 필요한 적절한 조치를 하는 것이 좋다.

4. 중요한 결정은 뒤로 미루기

넷째로 감정 기복이 평소와 다른 자신을 관찰하고 감정적으로 어렵다면, 중요한 결정은 뒤로 미루고 가까운 친구나 가족에게 어려움을 해소하고 나누는 것이 좋다.

필자는 며칠 전 감정적으로 너무 작은 일에 짜증이 나고 섭섭해하는 나 자신에 당황하면서, 이를 딸에게 나누었다. 그랬더니 큰 딸이 위로를 해주면서 하루종일 일하고 피곤할텐데 하며 마사지를 해주면서 이야기를 들어줬다.

신기하게도 짜증나고 가라앉아 있던 마음이 금방 평안해지는 것을 경험했다. 내 마음이 어린아이 같다는 생각도 하면서, 동시에 누군가의 작은 위로와 격려가 일상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다시 한 번 생각했다.

5. 충분한 쉼과 사색

다섯째로 감정적으로 안정이 안 돼 있고 컨디션이 안 좋다고 느낄 때는 서면 답변은 천천히 하는 것이 좋고, 중요한 사람과의 대화나 때로는 가족과의 대화도 삼가고, 일단 충분한 쉼과 사색을 통해 몸과 마음을 평화롭게 하는 것이 좋다.

한 번은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카톡을 읽고 답장을 했는데, 나도 모르게 부정적이고 판단하는 말로 답변을 보낸 자신을 발견한 적이 있다. 답변을 보내고 얼른 정정하는 메시지를 보냈지만 순간 실수를 하고 말았기에, 감정적일 때 반응하고 상호 작용을 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생각할 수 있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 그리고 폐경기와 갱년기를 함께 경험하는 과정들이 쉽지 않다. 아침에 일어나면 등 같은 통증이나 오십견 같은 심한 어깨 통증 경험, 콜레스테롤 증가, 성 기능 통증 등이 있고, 급속하게 생기는 얼굴 주름 등을 받아들이면서, 더불어 생기는 감정적 변화까지 불쾌한 과정을 겪게 된다.

폐경기와 갱년기는 삶의 또 다른 단계로 이어지는 전환기로, 불쾌할 수 있지만 이 또한 우리에게 주는 삶의 메시지라고 생각한다면 그 과정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풀어놓고 산 삶이라면 조금씩 추스르며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고, 어떻게 나머지 삶을 살아야 할 지 생각하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소홀히 했던 자신의 건강을 잘 돌보는 계기가 될 수도 있고, 앞으로 삶에서 끝까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함으로써 ‘100세 시대’를 지혜롭게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삶의 과정은 끊임없는 발달 단계다. 어느 누구도 한 자리에 머물러 있지 못하고 세월과 함께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어떤 사람은 그 과정에서 발달 대신 퇴보를 경험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건강한 사람들은 성장을 경험하는 발달 단계를 거쳐 점점 더 성숙해 간다.

폐경기와 갱년기도 또 하나의 성장하는 발달 단계가 되리라 기대하며, 인생을 열심히 살아온 많은 어머니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전한다.

서미진 박사

호주기독교대학 부학장
호주한인 생명의 전화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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