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성 칼럼] 그리스도와의 연합과 그 혜택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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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의 열매와 은사들, 신령한 축복들

▲김재성 박사(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전 부총장)

▲김재성 박사(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전 부총장)

오순절 날에 예루살렘 교회에 부어진 성령은 성도들로 하여금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이루어 나가게 역사하시며, 각 성도들의 심령 속에 임재하신다. 이러한 그리스도와의 연합으로 주어지는 결과에 대해서 신약성경이 가르치는 것들이 여러 가지로 나타나는데, 성령의 열매, 신령한 축복들, 그리고 영적인 은사들이라고 표현했다. 일반 성도들이 이러한 성령의 역사로 인하여 그리스도와 연합된 자들에게 주어지는 여러 가지 혜택들에 대해서 정확하게 깨우치는 것이 필요하다.

성령에 의해서 이뤄지는 역동적인 교통을 통해서 그리스도와의 연합이 역동감이 넘치게 되며, 성도들은 기독교 신자로서 갖가지 체험들을 갖게 된다. 이 연합은 값없이 주신 선물인 믿음으로 연합되는 것이요, 말씀과 성례들과 기도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하나님의 은혜가 주어진다. 성도들을 푸른 초장으로 인도하시는데, 그곳에는 끊임없이 생명의 물이 공급된다.

1. 그리스도와의 연합

주님을 믿고 따라가는 성도들을 수리아 안디옥에서 최초로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렀지만(행 11:25, 26:28), 바울 사도는 오히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사람”이라고 증언했다. 따라서, 그리스도 안에 있는 성도, 즉 그리스도와 연합된 자로서 살아간다는 정체정을 확고하게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주님에게 연합된 자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주어지는 영생과 축복들에 대해서 이 땅 위에서 살아가는 동안에 성령의 역사하심을 통해서 맛보고, 알게 된다(요 17:3). 아버지 하나님으로부터 신자들에게 성령이 주어져서, 예수 그리스도와 영원한 연합을 이뤄나가게 하신다. 이 그리스도와의 연합이야말로 성령의 가장 중심되는 사역이다. 교회는 택함을 받은 자들의 공동체로서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몸에 속한 자들의 영적인 교통을 이룩해 나간다.

우리가 사용하는 “그리스도와의 연합”이라는 개념은 성경에 나오는 표현을 압축한 교훈이다. 신약성경에서 “그리스도 안에”(in Christ), “주님 안에”(in the Lord) “그 안에” (in him) 등 164회나 쓰여진 구절들을 근거로 한 것이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서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갈 2:20).
그러므로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의 성령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너를 해방하였음이라(롬 8:1-2)

우리 인간 자신을 이해함에 있어서, 아담 안에 있는 자와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로 대조되며, 이들 두 가지 개념들로 확연히 나뉘어진다. 사도 바울은 로마서 5장 12-21절에서, 그리고 고린도전서 15장 15-22절, 45-50절에서 “아담 안에 있는 자”와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를 비교하였다.

그러나 이제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가 되셨도다. 사망이 사람으로 말미암았으니 죽은 자의 부활도 사람으로
말미암는 도다.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은 것 같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삶을 얻으리라(고전 15:20-22).

불신자들의 운명은 그들이 속한 첫 사람 아담의 죽음에 연합되어 있다. 반면에 믿는 자들은 마지막 아담의 생명에 연합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우리들이 누구인가, 즉 우리의 정체성을 설명하는데 있어서 성령에 의한 “그리스도와의 연합”은 결정적으로 중요한 개념이다. 성도의 구원을 가르치는 다양한 단계들과 교리들 중에서, 그리스도와의 연합이 전체를 구성하는 기본구도에 해당한다고 머레이 교수는 성경적 논증을 제시하였다.

아담 안에 있는 자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갈라디아서 1장 4절에 있는 “이 사악한 세대”에 우리가 결합되어 있음을 의미하며, 우리의 인간성이 불순종의 자녀들 안에 묶여 있음을 의미한다 (엡 2:2). 그리스도와 그의 나라를 향해서 아무런 의식도 없는 자이며, 어두움과 격리된 자아 속에서만 살아가는 자이기도 하다 (롬 1:21-32, 갈 5:19-21).

이런 인류의 두 대표자들과 그들에게 속한 연합체에 대해서 대조해 보는 이유는 성경 본문들 속에서 “연합” (union)의 의미가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19세기 스코틀랜드 신학자 존 딕 박사는 성경 안에 세 가지 연합의 개념들이 담겨져 있다고 강조했다. 첫째는 삼위일체 세 위격들 사이의 연합이고, 둘째는 예수 그리스도의 두 가지 본성들의 연합이며, 셋째는 그리스도의 그의 백성들 사이의 신비로운 연합이다.

이런 그리스도와 그의 교회 사이의 연합에 대한 교훈들은 이미 그 이전부터 강조되어 왔다. 16세기 유럽 종교개혁자들은 그리스도와의 연합에 대해서 상세한 성경적, 교리적, 신학적 교훈들을 남겼다. 그들 중에서도 “그리스도와의 연합”은 복음의 요약이며, 성령에 의해서 이뤄진다고 강조한 신학자는 요한 칼빈이다. 그는 구원론에서 신비로운 연합이라는 개념을 광범위하게 설명하였는데, 그의 전체 신학사상의 중심 개념으로 자리하고 있음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칼빈은 초대교부들의 저서들 속에서 그리스도 안에 있는 영생이 성도들에게 교통되어지는 개념을 정확하게 파악하였다. 특히, 이레니우스, 어거스틴, 알렉산드리아의 씨릴, 끌레르보의 버나드 등의 저서들 속에서 중요한 용어들과 개념들을 얻었는데, 로마 가톨릭의 공로 사상을 거부하고, 그리스도와의 교통을 통해서 의롭다 함을 얻는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칼빈은 교부들의 용어들을 재정비하고, 자신의 입장을 첨가하여 명료화했으며, 교리적인 논쟁에 있어서 필요한 긍정적인 요소들을 발굴해 냈다. 더 나아가서 영적 임재설이라는 성만찬 교리를 설명함에 있어서, 그리스도와의 연합이라는 교리를 기초로 매우 중요하게 활용했다.

이러한 영적인 사귐과 교통의 개념은 성경적인 기초에 근거한 것인데, 총체적으로 “그리스도와의 연합” 교리 위에 세워진 것이다. 칼빈의 신학사상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그리스도와의 연합교리는 가장 근본적인 개념이며, 칼빈의 구원론에서 핵심요소에 해당한다. 칼빈은 그리스도와의 연합과 교통을 성만찬 교리에서만이 아니라, 이미 그의 신학의 전체 구조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으로 사용하였다. 구원론에서는, 성령을 통해서 믿음으로 그리스도와의 연합하는 자에게 “칭의와 성화”라는 “이중적 은혜”가 주어진다고 칼빈은 강조했다. 하지만, 칼빈은 그리스도와의 연합이 우리의 칭의의 기초라고 규정하지는 않는다. 우리의 칭의의 근거는 그리스도의 의로움을 전가받는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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