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너라는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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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셋째 주일 ‘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북콘서트에서 소강석 목사가 인사하고 있다.

▲북콘서트에서 소강석 목사가 인사하고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너라는 계절”.

제 생애 처음으로 북콘서트를 해보았습니다. 사실 북콘서트를 많이 다녀본 경험도 없고, 저도 처음이라 많은 부담을 가졌습니다. 물론 제가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샘터사 사장님께서 시집 원고를 받아 보시더니 “목사님, 이번 시집이 너무 좋습니다. 이번에는 북콘서트도 하고 베스트셀러에 오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그때 제가 샘터사 사장님께 북콘서트를 하겠다고 약속을 드려서, 제 생애 처음으로 북콘서트를 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저의 ‘스펙을 넘어 스토리를 만들라’라는 책이 중국어 번역본으로 출판되었을 때 감사예배를 드린 기억이 납니다. 그렇지만 그때는 북콘서트가 아니었죠.

그런데 제 13번째 시집 ‘너라는 계절이 내게 왔다’ 북콘서트를 기획하는데 너무나 부담이 되는 것입니다. 왜냐면 시기가 연말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연말에 얼마나 많은 미팅과 약속이 있겠습니까? 그래서 더더욱 심적인 부담이 많았습니다. 그날 당일도 오전부터 몇 개 일정을 마치고 차에서 도시락을 먹고 도착을 하니까 저보다 손님들이 먼저 와 계셨습니다. 제가 현장을 점검할 시간도 없이 북콘서트가 시작되었습니다.

▲(왼쪽부터) 김종회 교수, 소강석 목사, 정호승 시인이 이야기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종회 교수, 소강석 목사, 정호승 시인이 이야기하고 있다.

에츠하임 앙상블의 연주부터 시작해서 저의 소개 영상까지 너무나 아름답게 잘 준비가 된 것입니다. 특히 북콘서트 사회를 맡은 이동준, 차유주 아나운서의 진행이 너무나 세련되고 품격이 있었고, 성수현, 김예령 집사님, 기연호 장로님, 박승혁 목사님, 이경희 전도사님으로 이어지는 시낭독이 너무나 시의 향기를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또 제갈수영 집사님이 작곡한 노래들을 뮤지컬 배우 박은석, 테너 박주옥 교수, 소프라노 임경애 교수가 너무나 멋지게 잘 불러주었고 바이올리니스트 김이슬 집사님, 지휘자 이종진 집사님 부부의 축하 연주도 환상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시대 최고의 문학평론가 김종회 교수님과 정호승 시인님께서 저와 함께 시인 토크를 진행해 주신 것이 큰 영광이었습니다. 김종회 교수님께서는 저의 시집 해설에서 ‘춘풍추우(春風秋雨)의 시적 형상’이라는 글을 통해 “인간과 자연, 하나님을 향한 사랑의 마음을 종교적 언어가 아닌 시의 은유와 함축, 낯설게 하기를 통해서 그려 내었다”고 서평해 주셨습니다.

정호승 시인님께서는 “소강석 목사님의 시집을 통해 봄, 여름, 가을, 겨울만 있는 줄 알았는데 또 하나의 계절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너라는 계절’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한 목회자 시인은 문익환, 고진하 목사님 정도로 알고 있는데, 소강석 목사님께서 시 창작활동을 하시는 것은 너무나 값지고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는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북콘서트 모습.

▲북콘서트 모습.

또 문화일보 선임기자이신 장재선 시인님께서 객석토크로 함께 해 주셨는데 이런 귀한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요즘처럼 말이 거칠어진 시대에 이토록 아름다운 사계의 서정과 말의 품격을 가진 시집이 나온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 모릅니다. 사실 신앙과 예술의 영역이 함께 조화를 이룬다는 것은 쉽지가 않습니다. 왜냐면 신앙의 진정성과 언어 예술의 탁월함을 가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소강석 목사님의 북콘서트는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꼭 소강석 목사님께서 그런 시의 지평을 열어주시기를 기대합니다.”

저는 북콘서트 현장에 있으면서 내내 그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지금까지 난 하나님밖에 모르고 하나님의 영광만 앞세우며 걸어왔는데 내가 이런 예술적 호사를 누려도 되나….” 그러면서 마지막 청중 질문 시간에 나온 “인간에게 왜 시는 필요하고, 목사님께 시는 어떤 의미인가요?”라는 질문이 생각이 났습니다.

저는 이런 대답을 하였습니다. “제가 얼마나 분주한 사람입니까? 또 저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습니까? 그런데 시를 쓰는 순간만큼은 저만의 케렌시아 같은 공간이 되고 창의적 슈필라움을 이루게 됩니다. 저는 한 편의 시를 쓸 때마다 다시 태어나고 새로운 자아를 보는 것 같아 너무 행복합니다.”

▲정호승 시인이 이야기하고 있다.

▲정호승 시인이 이야기하고 있다.

북콘서트 모든 순서들마다 진심 어린 환호와 박수가 쏟아지며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저는 우리 새에덴교회 장로님들과 성도님들이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부족하지만 지금까지 담임목사의 의중을 누구보다 잘 알아주고 무조건 기도해주고 지지해 주었던 장로님들과 성도님들의 얼굴 하나하나가 눈송이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특히 최소한의 초청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많은 분들이 와서 자리가 부족해 뒤에서 모니터로 본 성도님들을 생각하면 너무나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시집에 실린 ‘겨울5’의 마지막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별 하나 뜨지 않은 / 밤하늘에 / 별 하나 떠 있다면 / 그건 아마 / 내 가슴 속에 들어와 잠든 / 너의 이름이겠지 / 사람들은 보지 못해도 / 내 눈에만 보이는 / 너의 얼굴이겠지.”

저는 앞으로도 사계뿐만 아니라 너라는 계절을 만들면서 계속 빚진 자의 마음으로 성도들을 섬기며 또 부지런한 창작활동을 지속할 것입니다.

▲북콘서트가 진행되고 있다.

▲북콘서트가 진행되고 있다.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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