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암 연못에서 눈 뜬 맹인의 부모, 유대인들 질문 의도 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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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만 읽는 설교 261] 그에게 물어 보소서

▲제임스 티소(James Tissot, 1836–1902)의 ‘바리새인과 사두개인이 예수를 유혹하기 위해 오다(The Pharisees and the Saduccees Come to Tempt Jesus)’.

▲제임스 티소(James Tissot, 1836–1902)의 ‘바리새인과 사두개인이 예수를 유혹하기 위해 오다(The Pharisees and the Saduccees Come to Tempt Jesus)’.

본문: 요한복음 9:22-23

맹인이었던 부모를 문초하는 장면입니다. 눈 뜬 맹인의 부모가 문초를 당하고 있습니다. 기적 사건에도 축하는 전혀 받지 못한 채, 오히려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실로 역설적인 현장입니다. 게다가 맹인이었던 부모가 자칫 말을 잘못 하면 출교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마치 법정이나 다름 없는 이 험악한 현장입니다. 유대인들의 살벌함이 느껴집니다. 본문을 배경으로 ‘그에게 물어 보소서’라는 제목으로 은혜를 나누려 합니다.

1. 거짓증언을 할 수 없다
사실과 다르게 거짓증언을 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그에게 물어 보소서 그가 장성하였으니 자기 일을 말하리이다(21절)”.

맹인이었던 부모는 “그에게 물어보소서” 하면서 답변을 피해갑니다. 바리새인들의 의도를 알고 피해가는 순간입니다. 실로 부모의 지혜가 돋보입니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속담이 생각납니다.

바리새인들은 맹인이 눈을 뜬 기적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려 합니다. 맹인이 눈을 뜬 기적을 부인하여 주님의 메시야성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심산입니다.

물론 바리새인들은 메시아를 기대했습니다. 그렇지만 주님이 바로 그 메시야라는 사실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외적으로 거창하고 화려하게 빛나는 메시아를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바리새인은 이제 메시야를 인정하지 못하도록 올무를 설치합니다. 여기에 맹인이었던 부모는 절묘하게 그 올무의 질문을 빠져나가는 답변을 했습니다.

바리새인들은 자기들이 똑똑한 줄 알았습니다. 그렇지만 맹인의 부모보다도 똑똑하지 못함이 드러나는 순간입니다. 아들이 구걸하면서 사는 정도라면, 일반 서민도 아닌 하층민입니다. 그래서 너무나 우습게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 부모는 이미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분위기를 체감하고, 지혜롭게 대응했습니다. 맹인의 부모가 거짓증언을 할 수 없다는 이유입니다.

2. 유대인들의 의도를 간파했다
주님을 책잡으려는 유대인의 속셈을 알아차렸다는 말입니다.

“그 부모가 이렇게 말한 것은 이미 유대인들이 누구든지 예수를 그리스도로 시인하는 자는 출교하기로 결의했으므로 그들을 무서워함이라(22절)”.

맹인이었던 부모는 돌아가는 상황을 읽었습니다. 그래서 잘못 말했다간 권력의 칼에 목이 달아날 것을 알고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유대인 사회에서는 출교당하면, 어떤 모임에도 참여할 수 없었습니다. 특히 종교적 모임에서 제외되고, 시나고그(Synagog)라는 유대인 회당에 들어가지 못하게 됩니다. 갑자기 출교되진 않고, 일정한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유대인의 샤마타라는 징계와 훈계의 형태는 다양합니다. 네스파(nesphah)라는 심한 책망과 니두이(niddui)라는 훈계, 무기한 금지되는 케렘(cherem)이 있습니다. 특히 케렘은 끔찍한 저주이기에, 평생 지속될 수 있습니다. 맹인의 부모는 출교로 인한 저주를 두려워합니다. 맹인이었던 아들의 도시 출입이 금지될 수도 있습니다.

부모는 이 분위기에 휘말리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했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유대인의 올무에 걸리지 말아야 했습니다. 올무에 걸리면, 출교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부모는 유대인들의 의도를 간파했습니다.

3. 아들의 직접 증언을 들으라
아들의 직접 증언을 들으라는 말입니다.

맹인이었던 부모는 절묘하게 유대인들의 답변을 회피합니다. 아들에게 직접 증언을 하도록 합니다. 아들의 직접 증언은 아무 문제를 삼을 수 없는 방법입니다. 간접 증언으로 사실을 조작하지 않으려는 의도입니다.

법정에서 직접 증언은 직접 증거입니다. 직접 증거는 추론이나 추정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증인을 믿을 경우 그대로 인정됩니다. 그리하여 배심원은 증인을 믿는 것만으로 발생한 사건에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맹인이었던 경우 직접 증언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경험한 대로 말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반면 간접 증언은 직접 증언과는 다릅니다. 간접 증언은 핵심 사실을 증명하지 못하는 정황 증거일 뿐입니다. 그런데 유대인들에게는 이것이 통하지 않습니다. 간접 증언을 하다 잘못 말해도 올무에 걸려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는 거의 협박하면서 거짓 증언을 강요하는 유대인들의 간계를 기묘하게 빠져나갔습니다. 진실한 마음에 성령이 함께 하신 결과입니다. 속으로는 떨고 있지만, 겉으로는 담대한 마음과 지혜로운 답변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맹인이었던 부모가 아들의 직접 증언을 들으라고 한 이유입니다.

4. 정리

사람은 살면서 난감한 상황에 처하는 때가 있습니다. 그때 지혜가 필요합니다. 지혜가 어려운 난관을 벗어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가는 인생 길에 주님 주시는 지혜로 기적을 체험하는 저와 여러분 되시길 바랍니다. 기도하십시다!

“주님! 우리는 거짓 증언을 할 수 없다는 부모의 마음에 공감하게 하소서. 유대인들의 마음을 간파한 부모의 마음이 이해되게 하소서. 그리고 직접 “그에게 물어보라”는 부모의 지혜를 배우게 하소서. 주님의 지혜를 구하는 사람에게 축복하시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김충렬 박사.

▲김충렬 박사.

김충렬 박사

전 한일장신대 교수
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문의: www.kocpt.com
상담: 02-2202-3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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