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자녀까지 태어나도, 배우자에게만 포기와 양보 바라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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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부부 갈등 해결

한 몸이 되어 한 뜻으로 살아가기로 언약하고 시작한 결혼 생활이 만만하지 않습니다. 결혼 전 모습과 바뀐 배우자를 보면 실망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세월이 가도 전혀 바뀌지 않는 배우자의 모습에 마음을 접어 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많은 부부들이 결혼 초에는 착각을 잘합니다. 자신이 배우자에 대해 모두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거나, 배우자의 나쁜 습관을 내가 고쳐줄 수 있다고 믿거나, 배우자가 나의 부족한 면을 온전하게 채워주리라고 보는 것입니다.

살다 보면 결국 깨닫는 것은 그 반대입니다. 배우자에 대해 다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더 알아가야 한다는 것, 배우자를 내가 결코 바꿀 수 없다는 것, 그리고 배우자가 나의 빈 자리 공간을 온전히 채워줄 수 없음을 아는 것입니다.

사실 결혼 생활에서 부부 갈등만 잘 해결하면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부분 갈등을 해결하지 못해 결혼 생활에 어려움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부부 갈등은 왜 생겨날까요? 위의 예처럼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서 알고 있다고 착각하거나, 더 알려 하지 않음으로 인한 갈등이 많습니다. 한 마디로 부부 갈등은 ‘몰라서’ 많이 일어납니다. 남편의 역할이 어떠해야 하는지, 아내의 역할을 어떠해야 하는지, 그리고 엄마 아빠의 역할은 무엇인지를 모르고 막연하게 결혼하시는 분들에게 갈등이 많이 있을 수 있습니다.

결혼을 했는데도 싱글 때처럼 친구들을 많이 만나고, 주말 휴가를 전혀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결혼을 하면 배우자를 위해 삶의 일부를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고 상대 배우자만 포기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입니다.

또 의사소통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부부들도 많습니다. 상대방을 고려하기 위해 칭찬을 하고 공감 표현을 사용해야 하며,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기 위해 상대방을 공격하거나 누르기보다 ‘I’ 메시지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모릅니다.

평소 하던 욕을 결혼해서도 그대로 쓰고, 평소 화가 나면 아무 말도 안하던 버릇을 결혼 후에도 그대로 할 경우 갈등이 생기면 어려움이 올 수 있습니다.

결혼 생활은 지속해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모르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성장을 위해서는 변화가 필수인데, 처음 형성된 관계 패턴을 아이가 생기고 세월이 지났는데도 계속 지켜나가길 원하다 생기는 갈등도 있습니다.

가정은 하나의 유기체입니다. 그래서 상황과 시간이 변하면 역할도 변해야 하고, 인격도 성장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자라온 환경에서 좋은 결혼 생활 모습을 보지 못한 사람들은 어떤 모습이 건강하고 합당한 결혼 생활인지 잘 모르기에, 결혼 생활을 잘해나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 해서 가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바르고 건강한 결혼 생활에 대해 잘 알지 못함을 인정하고 배우고 노력하려는 자세입니다. 서로에 대해 더 알려 노력하고, 좋은 엄마 아빠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 알기 위해 책을 읽고 세미나에 참석하고 상담을 받는 등 성장에 대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로는 서로가 ‘달라서’ 갈등합니다. 부부는 자라온 배경이 다릅니다. 저희 남편과 저는 같은 기독교인이지만, 신앙의 색깔이 많이 다릅니다. 물론 생김새도 무척 다르고 기질도 다릅니다. 저는 따뜻한 음식을 좋아하고, 남편은 차가운 음식을 좋아합니다.

어떤 분은 자신은 온실의 화초처럼 자랐는데, 남편은 야생 잡초처럼 자랐다고 말합니다. 어떤 분은 취미는 고상해서 클래식 음악을 듣고 책을 보는데, 남편은 집에만 오면 TV를 틀어놓고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때까지 누워 있다 잠이 든다고 합니다.

이렇게 달라서 조화를 이루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렇지만 신기하게도 다른 성격의 부부가 만나서 함께 살도록 하나님은 고안해 놓으셨습니다. 서로의 다른 점을 통해 서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도 하고, 자신의 것만 주장하지 않는 조화로운 삶을 배우도록 만들어 놓으셨습니다.

기본적으로 남녀는 성별이 다름으로 인해 느끼는 부조화가 있습니다. 그리고 자라오면서 형성된 습관의 차이가 있습니다. 이런 다른 점을 이해하지 못할 때 부부는 갈등을 겪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서로가 ‘아파서’ 갈등합니다. 이혼하려는 부부들을 대상으로 상담을 하거나 중재를 할 때, 회복되는 경우가 많지는 않습니다. 이미 서로에게 상처를 너무나 많이 받아서 일시적인 노력이 효과를 가져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서로를 생각하면 너무 ‘아파서’ 관계를 잘 풀어나갈 수 없습니다.

그런가 하면 어릴 때 받았던 상처가 배우자의 어떤 모습을 통해 되살아나 과거의 감정이 증폭될 때 너무 아파서 관계를 잘 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배우자의 화내는 모습 속에서 늘 자신을 나무라던 아버지의 모습을 보기 때문에, 배우자가 존경스럽지 않은 것입니다.

이마고 부부 치료에서 치유란 ‘관계 속에서 받은 상처를 관계 속에서 풀어나가는 것인데, 각자의 어린 시절 상처와 미해결된 과제를 치유할 수 있도록 배우자를 줬다. 그러므로 배우자는 내 속의 어린 아이를 치유하기 위한 치료자’라고 합니다.

부부가 갈등을 해결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을 모르기 때문에 알아가기 위해 귀를 기울이는 것이고, 서로를 더 알기 위해 ‘애정 통장’에 잔고를 자꾸 늘려 가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르기 때문에 다른 것을 수용하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나만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서로의 아픈 부분을 공감해 주고 이해해 주고 감싸줘야 합니다.

부부 갈등을 잘 해결하여, 행복하고 건강한 부부 생활을 영위하시길 바랍니다.

▲서미진 박사.

▲서미진 박사.

서미진 박사

호주기독교대학 부학장
호주한인 생명의 전화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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