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첫 번째 주일 ‘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후회함 없이, 물러섬 없이, 아낌없이”.
드디어 우리는 새해 첫 주를 맞이하였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성도들은 송구영신 예배를 드려서 새해 첫날을 주님과 함께하였습니다.
그런데 주일로는 우리가 첫 주를 맞는 것입니다. 누구나 할 것 없이 새해 첫날을 맞을 때는 설렙니다. 그것도 성도라면 첫 주일이 더 설레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저는 새해를 앞두고는 엄청난 부담감이 들어옵니다. 그것은 35년간 해왔던 송구영신 예배와 신년축복성회 때문입니다. 보통 대부분의 교회는 0시에 한 번 예배를 드리거나 아니면 밤 10시 정도에 미리 예배드리고 끝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성도들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하는 교회도 있습니다. 저도 얼마든지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교회는 송구영신 예배와 신년축복성회가 새에덴의 브랜드가 되었고, 저의 목회의 거의 절대적인 가치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런데 송구영신 예배를 한번 드리니까 본당에 접이의자를 놓고, 빈 통로까지 앉아야 하고, 비전홀과 교육관까지 넘쳐서 성도들에게 불편을 주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 송구영신 예배를 1부, 2부로 나누어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1부 예배부터 꽉꽉 차는 걸 보면서 성도들을 배려하기 위해 앞으로는 3부로 나누어서 드려야 하나 그런 고민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물론 송구영신 예배로만 끝나면 또 얼마나 좋겠습니까? 신년축복성회 설교를 적어도 7편, 8편을 준비해야 합니다. 똑같은 성경 내용이지만 어떻게 새롭게 접근하고 옷을 입혀서 성도들의 마음에 어프로치를 할 수 있는가, 이런 창의적 설교를 준비한다는 게 보통 힘든 게 아닙니다.
신년축복성회뿐입니까? 그게 끝나고 나면 당장 장년여름수련회 설교에 대한 부담이 오는 것입니다. 이게 우리 교회를 지탱해 주는 큰 두 기둥이지만요.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그렇게 힘들게 하지 말고 외부강사를 초청하면 되잖아요!”
그러나 그러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렸고, 어색한 집회가 될 것입니다. 저는 이미 새에덴의 린치핀(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존재)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런데 지난 연말은 너무 바빴습니다. 왜냐하면 한꺼번에 ‘뉴트로 전략, 핵 처치’, ‘너라는 계절이 내게 왔다’라는 두 권의 책을 냈습니다. 그리고 북콘서트까지 했습니다. 이런 와중에 총 9편의 설교를 준비한다는 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저는 또 욕심이 많아가지고 원고를 작성하면 넘쳐서 흐릅니다. 그러니까 원고를 줄이고 짧게 전하려고 하니까 수정작업이 또 필요한 것입니다. 요즘 현대인은 시간이 길어지면 자칫 지루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원고를 줄이고 줄이며 계속 수정하였습니다.
게다가 두 번의 송구영신 예배 때 제가 개인적으로 안수기도해 준 사람만 수천 명이 넘을 것입니다. 또 예배 중간중간에 특별기도 받으러 온 사람들 수십 명을 위해 기도해 주고 강단에 올라가면 진짜 마지막 날은 심장이 뻐근하고 현기증이 팍 돌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여러 설교를 했는데 머릿속에 사라지지 않는 제목이 하나 있습니다. 그게 바로 “후회함 없이, 물러섬 없이, 아낌없이”라는 제목입니다. 영신예배 설교 제목인데, 선교사 윌리엄 보든의 말이기도 합니다.
그는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지만 그래도 선교지에서 후회함 없이 물러서지 않고 아낌없이 자신의 인생을 바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 짧은 인생을 살면서도 그런 말을 했다면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었지 않습니까? 이게 지금도 계속 머릿속에 맴돌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런 많은 기회를 주셨다면 우리도 후회 없이, 물러섬 없이, 아낌없이 살면 좋겠습니다. 저도 생명이 있고 건강이 있는 한 후회 없이, 물러섬 없이, 아낌없이 새에덴의 린치핀이 되어 송구영신 예배와 신년축복성회, 장년여름수련회를 끝까지 이어나갈 것입니다.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