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이란
크리스천(그리스도인, 기독교인)이란 말은 성경에 3번 나온다고 한다. 바나바가 사울을 만나 안디옥에 머물며 1년간 제자들을 가르친 후, 그들에게서 배운 제자들의 모습을 보고 그리스도인이라 부르게 된 것이 크리스천의 유래다(행 11:26). 영어로는 크리스천(Christian)은 그리스도를 나타내는 ‘Christ’와 그것을 하는 사람 또는 그런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는 뜻의 접미사인 ‘ian’이 합해졌다. 헬라어로는 ‘크리스티아노스’ 곧 ‘그리스도에게 속한 (사람)’을 뜻한다. 예수를 닮은 사람, 예수처럼 살아가는 사람을 부를 때 쓰인 말이다.
생명윤리란
윤리란 마땅히 지켜야 할 기준을 말한다. 생명윤리란 생명에 관한 문제에 있어서 해도 되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해 주는 기준을 말한다. 생명윤리는 크리스천만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인류가 지켜야 할 생명의 가치와 인간의 존엄함을 지키는 기준이다. 크리스천은 비신자들보다 좀 더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하나님의 기준이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기준의 기초는 창세기 1장 1절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에서 시작한다. 모든 창조물 중에서 인간 생명이 가장 소중한 것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창 1:27). 그와 함께 가장 중요한 생명윤리 기준은 십계명 중 “살인하지 말라”는 제6계명에 기초한다.
해도 되나 안 되나, 그것이 알고 싶다
의과학이 발달하면서, 성경이 쓰여진 시대에 없었던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크리스천으로서 이러한 의과학의 발달과 함께 마주치는 문제들이 생명윤리에 관한 주제들이다. 낙태와 안락사 문제부터 시험관 아기와 비혼 출산의 문제, 의사조력자살, 마약 진통제는 사용해도 되는지 안 되는지의 문제 등 수많은 생명과 관련된 문제들이 속속 다가오고 있다. 성경에 적혀 있지 않은 문제들이다.
에티오피아 내시가 이사야서를 열심히 읽어도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답답해할 때 성령께서 빌립 집사를 보내신다. 에티오피아 내시 간다게는 빌립에게 “지도해 주는 사람이 없으니 어찌 깨달을 수 있느냐”고 묻는다. 빌립 집사가 말씀을 해석해 줄 때 비로소 무슨 의미인지 알게 된다.
에티오피아 내시처럼, 성경을 읽고 묵상하지만 크리스천으로서 받아들여도 되는 것인지 아니면 해서는 안 되는 일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만나게 된다. 성경에 문자적으로 쓰여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들은 성경에서 알려주고 있는 성경적 세계관을 통해 해석해야 기준이 정해진다. 이러한 기준을 정리하고 문자화하여 알리는 일은 신학자와 크리스천 전문가(의사, 법률가, 윤리학자)의 몫이다.
성경적 세계관에 기초한 전문지식과 윤리기준
해석하기 어려운 윤리적인 문제를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성경적 세계관과 윤리와 전문지식 세 가지 요소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우선 성경이 가르쳐주는 성경적 세계관으로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이 있어야 한다. 자유주의 신학에 오염된 세계관을 가지고는 올바른 크리스천 생명윤리를 구현할 수 없다. 아울러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이 있어야 한다. 전문지식이 있어야 정확한 분석을 할 수 있다. 전문지식이 없이 문제를 해석하게 되면 잘못된 해석으로 인해 교회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또한 올바른 윤리적 기준과 용기가 있어야 한다.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부족하게 되면 크리스천으로 지켜야 할 기준이 무너지고 생명 경시 사조가 발생하게 된다.
크리스천과 생명윤리를 시작하며
현재 신학교 과정 속에 기독교 생명윤리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만 빠르게 발생하는 윤리적 문제를 대처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기성 목회자들에게는 생명윤리라는 말 자체도 생소하기까지 하다. 크리스천으로서 또한 의사이자 의료윤리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매주 글을 통해 생명윤리 주제를 나누어 가려고 한다. 가능한 쉽게 글을 써가려고 한다. 목회 현장과 삶의 현장에서 목회자들과 성도들에게 막연해 보이던 생명윤리의 기준이 눈앞에 안개가 걷히듯 선명하게 다가가기를 기도하며 글을 시작한다.
이명진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운영위원장(의사평론가, 의료윤리연구회 초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