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진 칼럼] 생명의 소중함, 이렇게 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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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과 생명윤리 5

▲이명진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운영위원장(의사평론가, 의료윤리연구회 초대회장).
▲이명진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운영위원장(의사평론가, 의료윤리연구회 초대회장).

대한민국에서 생명운동(Prolife)활동의 역사가 깊지 않고 내용에 대해서도 익숙하지 않기에 생명의 소중함을 쉽게 전하기가 익숙하지 않다. 어디서부터 어떤 주제로 어떻게 전해야 할지 막연하기도 하다. 이럴 때 활용할 수 있는 2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기본적으로 생명윤리에 접근하는 방법을 먼저 이해하면 다른 사람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전하는 데 자신감이 생긴다. 여러 가지 생명윤리에 대한 윤리적 판단은 하향식 접근방법과 상향식 접근방법으로 사용한다.

먼저 ‘하향식 접근법(top-down approach)’은 일명 ‘원칙주의’라고도 한다. 어떤 기준을 정해 놓고 그 원칙이나 기준에 부합하면 윤리적으로 합당하다고 판단하고, 기준에 벗어나면 윤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한다. 연역주의적 모델로 생각하면 쉬울 것 같다. 논리학의 3단 논법과 유사하다. 어떤 윤리이론이나 원칙을 정해 놓고 그 이론을 여러 윤리 문제에 적용시켜 보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대전제> 인간을 죽이는 것은 도덕적으로 그르다. <소전제> 안락사는 인간을 죽이는 것이다. <결론> 따라서, 안락사는 도덕적으로 그르다.”라는 결론을 내리는 방식이다.

크리스천의 성경적 생명윤리는 축자영감(逐字靈感)에 의해 정확무오(正確無誤)하게 쓰여진 성경을 절대 기준으로 삼는 원칙주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살인하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동성 성관계를 하지말라.’ 등의 성경적 기준을 윤리적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다.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하게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할 능력을 갖추게 하려 함이라”(딤후 3:16,17)

성경의 기준을 절대 기준으로 하는 원칙주의(윤리적 절대주의)에 반하는 사조가 윤리적 상대주의다. 상황과 여건에 따라 윤리적 기준의 적용을 다르게 한다. 인본주의에 입각한 윤리적 상대주의는 신학 사조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 생명윤리 영역에서도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이 윤리적 상대주의와 이에 기초한 공리주의다.

이와 달리 상향식 접근법(bottom-up approach)은 도덕 문제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귀납적으로 해결하고자 시도한다. 귀납주의적 접근방법의 대표적인 것이 사례 중심 접근법이다. 행위의 결과물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살펴보고 유익이 되는 일인지 피해가 되는 일인지 판단한다. 예를 들어, 간음하지 말라는 원칙을 어겼을 때 발생하는 가정 파괴와 가정 해체로 인해 자녀들이 받는 정신적, 환경적 피해 사례를 모두 모아 분석하여 판단한다. 동성 성관계의 결과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성병과 정신질환, 약물중독 등의 의료보건적인 문제사례를 모아 분석해 봄으로써 윤리적으로 합당한지 합당하지 않은지 판단하게 된다.

다른 사람에게 생명윤리에 대한 문제를 이해시키는 데 상향식과 하향식 방법을 듣는 대상에 따라 적절히 적용하면 유용하다.

먼저 크리스천의 경우 성경을 삶의 윤리적 기준으로 삼고 있기에 원칙주의 적용 방법인 하향식 접근법이 편하게 다가온다. 성경에 이렇게 되어 있기 때문에 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는 명확한 기준을 동료 크리스천에게 알려주는 방법이다.

반면 성경적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의 경우 생명윤리적인 문제를 성경적 기준을 내세워 이해시키기가 쉽지 않다. 이런 경우 상향식 접근방법인 사례 중심 접근법이 매우 유용하다. 실제 사례의 여러 결과와 통계 자료를 제시해 줌으로써 스스로 판단하도록 도와주는 방법이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너희가 저녁에 하늘이 붉으면 날이 좋겠다 하고 아침에 하늘이 붉고 흐리면 오늘은 날이 궂겠다 하나니 너희가 날씨는 분별할 줄 알면서 시대의 표적은 분별할 수 없느냐”(마16:2-3)

지금은 여러 SNS매체와 인터넷 검색을 통해 관련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일단 생명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례에 대해 안 좋은 결과와 정보를 전해 주면, 알고리즘의 결과로 그 정보에 대해 꼬리를 물고 정보가 전달된다. 결과적으로 해당 문제에 대해 자기학습(self- learning)을 통해 문제점을 깨닫게 되는 경로를 밟게 된다. 결국 성경적 기준이 맞는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치열한 문화 전쟁터에서 사례 분석법을 지혜롭게 활용하면 큰 유익이 될 수 있다.

이명진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운영위원장(의사평론가, 의료윤리연구회 초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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