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천 칼럼] 3월, 아름다운 인상으로서의 3월을 기억하자

|  

▲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

▲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

지난 주간 걸음을 기쁘게 하였던,
꽤 많이 쌓였던 아침 산길의 눈은,
그 며칠의 봄 기운으로 형체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가슴에 새겨진 인상으로서의 흰 눈은,
지워지지 않은 선한 모습으로 기억과 가슴과 호흡에 남아 있습니다.

그 인상이 내년 겨울을 기약하고 그리워하게 하고,
겨울을 추운 계절이 아닌 푸근한 계절로 느끼게 하며,
거절이 아닌 기다림의 계절로, 우리 곁의 친근한 벗으로 남아 있게 합니다.

오늘 아침에는 어느새 잎눈 망울 맺혀 있는,
산 끝 나뭇가지의 생동을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보았습니다.

삶이란 비바람과 눈과 추위에 살아남기 위해 강하고 단단하게 무장하지만,
부드러운 잎을 틔우는 새순의 여림으로 세상을 다시 엽니다.
강함으로 보호를 하고 결의를 다지지만,
결국은 부드러움과 유연함으로 세상을 열고 뻗어나가고 하늘조차를 덮습니다.

추위를 견디었고 누군가를 보호해 주었듯이,
또 누군가를 그 여름의 땡볕에서 보호해줄 풍성한 잎들을 내밀어줍니다.

본 것과 느낀 것은, 우리 뇌리와 가슴에 인상을 남깁니다.
그 인상을 가지고 우리는 추억하며, 그리움을 구성하며, 삶을 회고합니다.
회고 속의 그림들은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며,
힘들 때 꺼내보고 미소 짓고 힘을 내어 다시 삶의 이유와 의지를 다지는 자산입니다.

사랑하는 성도님들,
3월, 봄이, 우리 가슴과 기억에 그윽한 인상이 되어,
삶의 아름다운 유산으로 남고, 생각만 해도 배부르고 가슴 가득 차는 은총이소서.

정호승 “봄길” 시의 구절처럼,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되시고,
사랑이 끝나는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되소서.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 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되소서.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CGN 인도네시아 선교 다큐멘터리

CGN 인도네시아 선교 다큐멘터리 공개

선교 미디어 CGN 인도네시아 지사에서 제작한 선교 다큐멘터리 이 기독 OTT 퐁당과 CGN 유튜브에 공개됐다. 인도네시아는 인구의 87%가 이슬람교인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지만, 크리스천이 …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미래목회포럼

“신앙의 뿌리 고향 교회… 설에 방문하면 은혜 더 많을 것”

하나님 사랑 흘려 보내는 귀한 일 어머니 같은 교회들 품고 협력을 미래 목회 위한 새로운 장 열릴 것 연대 차원에서 의지 갖고 방문을 정서적 거리 멀어져… 동행해야 운동성 살아나, 도시 교회도 건강 미래목회포럼(대표 황덕영 목사, 이사장 이상대 목사)에…

카터 장례식

김장환 목사, 카터 전 美 대통령 장례식 한국 대표 참석

신실한 신앙인이었던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Jimmy Carter)의 장례식이 9일 오전(현지시간) 엄수된 가운데,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가 대한민국 대표 자격으로 장례식에 참석했다. 미국 제39대 대통령이자 최장수 대통령이었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 12…

세이브코리아(SAVE KOREA) 국가비상기도회

“기도로 세워진 대한민국, 다시 기도로 일어나자”

대한민국이 헌정질서 붕괴라는 초유의 위기를 맞이한 가운데, 이를 기도와 행동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세이브코리아(SAVE KOREA) 국가비상기도회가 오는 11일 오후 2시 여의도 국회의사당대로에서 시작된다. 이 기도회는 이후 매주 토요일 여의도를 비롯한 전국 주요 도…

성시화

“집시법 일부 개정안, 동성애 반대 주장 형사처벌 우려”

개정안, 반복적 혐오표현 금지 성별·종교·장애 등 특정 대상 윤건영 의원 등 23명 발의해 문 전 대통령 사저 시위 때문? 특정인 위해 법률 제정 옳은가 목회자들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대한 우려를 전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이용선 의원을 …

유스원크라이

유스원크라이 “기독 청년들, 정체성 분명하면 ‘현타’ 없어”

1월 19일 연무대 군인교회 집회 개그맨 이정규 사회, 뮤지컬 등 영적 회복과 재무장, 부흥 목적 말씀과 삶 가운데 간극 없도록 일상에서 복음 살아내는 훈련 풀어짐, 신실하신 하나님 신뢰 4년째를 맞이한 ‘나라와 민족을 위한 청년들의 기도’ 유스원크라이(…

신년 하례회

“절대 권력은 절대 타락… 삼권분립으로 민주주의 세워야”

한국장로교총연합회(대표회장 권순웅 목사, 상임회장 이선 목사)가 10일 오전 11시 한국기독교백주년기념관에서 2025년 신년하례회를 드리고, 혼란스러운 정국 속에 교회가 먼저 회개하고 하나 될 것을 촉구하며 샬롬의 축복이 넘치는 한 해가 되길 소망했다. 특히 …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