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진 칼럼] 인격적 성, 바꿀 수 없는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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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과 생명윤리 11

▲이명진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상임운영위원장(성산생명윤리연구소 전 소장, 의료윤리연구회 초대회장).
▲이명진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상임운영위원장(성산생명윤리연구소 전 소장, 의료윤리연구회 초대회장).

생명은 성을 통해 나오기에 성에 대해 올바른 시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생명의 가치가 훼손되어 버린다. 특별히 크리스천들은 성을 단순한 의학적 관점이나 생물학적 관점으로만 바라보면 안 된다. 성에 대한 생리학적 작용과 해부학적 지식만으로는 성을 잘 다룰 수 없다. 성은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어진 선물이지만 항상 책임이 따르는 영역이고 생명력을 가지고 있기에 생명에 대한 존중과 이에 필요한 윤리기준이 있어야 한다. 성경을 통해 간음하지 말라는 십계명의 제7계명과 함께 성행위는 창조질서와 하나님이 허락하신 가정 안에서 이루어지도록 정해 놓으셨다.

인간의 성과 동물의 성이 다른 이유

성은 모든 동물과 인간의 종속 번식의 수단이고 가족을 이루게 하는 소중한 도구다. 같은 종속 번식의 기능을 하지만 동물의 성과 인간의 성이 다른 것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어진 존재이기에 동물과 달리 인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인격은 그 어떤 것으로도 대체될 수도 없는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을 표현하는 개념이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교수 캐슬린 베리는 “성을 가질 수 있는 물건으로 취급할 때 인간은 사물이 된다. 대상화는 인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인권의 근본 전제조건인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한다”고 했다.

인간은 동물과 달리 선과 악을 구별하는 도덕성을 추구한다. 하나님의 형상을 입고 만들어졌기에 이성적 사고와 성찰하는 능력이 있다. 공동의 선을 위해 하지 말아야 할 금기(taboo)를 정하고, 동물적인 충동을 제어하는 능력을 통해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을 지켜 나간다. 이러한 것들을 통틀어 ‘인격주의’라 한다. 일부 영리한 동물들도 본성적으로 착한 행동을 하는 동물들이 있지만 이것을 두고 인격이라고 칭하지 않는다. 인격은 매너와 에티켓, 윤리와 도덕, 법을 지켜가며 공동의 선을 이루어 간다.

인간의 성생활은 짐승과는 다르다. 짐승의 성생활은 본능적인 수준에서 이루어지지만, 인간의 성생활은 인격적이고 도덕적 수준에서 이루어진다. 하나님은 성경을 통해 허락하신 규범 안에서 누리는 성적 만족을 취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동물과 달리 본성적으로 본능을 제어하는 능력인 도덕성이 성의 영역에도 작용한다. 만약, 인간이 인격과 도덕적 수준을 무시하고 배설 본능과 동물적 성적 충동에 따르는 쾌락만 추구한다면 짐승과 같은 수준으로 추락하고 만다. 성관계를 인격의 수준에 놓을 것인지 아니면 그보다 낮은 수준에 둘 것인지는 자신에게 달려 있다. 한마디로 인간의 성은 인격이다.

“음행을 피하기 위하여 남자마다 자기 아내를 두고 여자마다 자기 남편을 두라 남편은 그 아내에 대한 의무를 다하고 아내도 그 남편에게 그렇게 할지라 아내는 자기 몸을 주장하지 못하고 오직 그 남편이 하며 남편도 그와 같이 자기 몸을 주장하지 못하고 오직 그 아내가 하나니”(고전 7:2~4)

성염색체를 바꿀 수는 없어

최근 포스트모더니즘의 사조를 타고 생물학적 성을 벗어나려는 사조가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사회적 성 개념인 일명 젠더리즘(Genderism)이 일고 있다. 자신이 자신의 성을 결정할 수 있다는 극단적인 자기결정권 주장이다. 젠더 개념은 생물학적 질서를 훼손하는 위험한 개념이다. 의학적으로 인간은 남자는 XY 염색체, 여자는 XX 염색체를 가지고 태어난다. 성염색체는 몸을 이루는 모든 세포에 각각 존재한다. 간혹 남성이 여성의 몸을 가지고 싶다고 성전환수술을 하고 호르몬 치료를 해도 각 성염색체는 바뀌지 않는다.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창1:27)

남자와 여자는 성염색체뿐만 아니라 각각 작용하는 성호르몬의 영향이 다르다. 남성에게서는 청소년기가 되면 남성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남성의 외형과 기질을 가지게 되고, 여성은 여성 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여성스러운 외모와 기질을 가지게 된다. 뇌의 기능적 구조도 남녀가 각각 다르다. 약물에 대한 반응도 남녀가 차이가 난다. 흔히 사용되는 수면 약물인 졸피뎀의 경우 여성은 용량을 남성 복용량의 절반을 사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일부 혈압약 경우도 부작용 발생률에 있어서 남녀 차이를 보이고있다. 남녀에게 있어서 약물 반응의 차이는 세포단위의 나노 단위에서도 일어난다고 보고하고 있다. 일명 성차의학(sex-specific medicine)이라고 한다.

몸을 부인하는 인격체는 존재할 수 없기에 자신이 타고난 생물학적 성을 바꾸려는 시도는 질서에 맞지않다. 질서를 거부할 때 의학적으로나 정신과적으로 많은 부작용을 낳게 된다. 트랜스젠더의 경우 자신의 성정체성에 만족하지 못하고 다른 성으로 변경하는 트랜스젠더의 41%가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트랜스젠더 청년들의 우울증, 불안장애, 자살시도 등 정신건강 문제도 일반인에 비해 2-3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생물학적 성을 거부하고 성전환 수술을 받은 사람들 대부분이 수술 후에 만족하지 못하고 후회하게 된다. 게다가 성기관 제거 수술을 받은 몸을 되돌릴 수 없다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다.

“여자는 남자의 의복을 입지 말 것이요 남자는 여자의 의복을 입지 말 것이라 이같이 하는 자는 네 하나님 여호와께 가증한 자이니라”(신23:5)

이명진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상임운영위원장(성산생명윤리연구소 전 소장, 의료윤리연구회 초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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