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칼럼] 노인들도 투표하자!
인생을 계절에 비유한다면 10대는 이른 봄 싹트는 계절이고, 20대는 봄철 꽃 피는 계절이다. 30대는 초여름, 신록(新綠)의 계절이고, 40대는 한여름, 성숙의 계절이다. 50대는 가을, 수확의 계절이고, 60대는 늦가을, 단풍의 계절이다. 70대는 초겨울, 낙엽의 계절이고, 80대는 한겨울, 백설(白雪)의 계절이다.
90대는 결국 잠자는 계절이다. 집에서든지, 산에서든지 잠들 때가 된 것이다. 물론 104세에 이른 김형석 교수님이나 103세에 돌아가신 방지일 목사님은 특별한 케이스라 할 것이다.
일단 장수(長壽)는 축복이다. 성경에도 부모에게 효도하는 자는 장수의 복을 주겠다는 약속이 있다. 잠자는 계절이 오기까지는 항상 푸른 마음으로 싱싱하게 살아야겠다.
특히 2024년 4월 10일 22대 국회의원 선거에 거동이 가능한 사람은 모두 나와 주권자의 책임이자 권리를 엄숙히 행사해야겠다.
현재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1/5이다. 정치적으로 절대 무시할 수 없는 다인구 집단이다. 한평생 살면서 산전수전 다 겪어왔기 때문에 성숙한 평가자로서 매우 가치 있는 유권자 집단이기도 하다.
우리는 주변의 작은 일들까지 볼 수 있는 눈이 있고 세미한 국민의 신음 소리도 들을 만큼 마음의 청력도 갖고 있다. 흔들리지 않고 침착하게 상황과 인물을 판단할 만큼 세련된 유경험자들이다. 새들이 앉아 있는 나무와 먼 바다, 그리고 여름에 종종 일어나는 태풍을 볼 수 있는 눈만 있으면 된다.
우리는 한 개인이지만 집단으로 뭉치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집단이다. 물 한 방울은 연약하지만, 물방울이 뭉치거나 낙수(落水)를 반복하면 바위도 뚫을 수 있다(滴水穿石).
세상은 기다리는 사람보다 먼저 다가가는 사람에게 문을 열어준다. 이번 22대 국회의원 선거 모습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기현상이 많이 있다. 비상식적이고 몰상식하기까지도 하다.
박정훈(조선일보 논설실장) 기자는 이렇게 쓰고 있다. “21대 국회는 한국 정치에 새로운 표준을 확립시켰다. 아무리 범죄자라도 우기고 버티면 된다는 것이다. 비리가 밝혀져도, 거짓말이 드러나도, 심지어 실형 판결을 받아도 검찰 탓 정권 탓으로 돌리는 낯 두꺼움의 처세술 ‘후흑(厚黑)’의 정치가 여의도에 자리 잡았다. 파렴치 범죄를 진영 논리로 눙치는 ‘사법의 정치화’가 뉴 노멀이 되어 버렸다.
위안부 할머니 돈을 횡령한 혐의의 윤미향 의원은 18개월 징역형에도 4년 임기를 채워가며 반일·친북 활동을 계속 중이다. 조국(曺國)일가 스펙 조작의 공범 최강욱 의원은 대법원 판결로 의원직이 박탈될 때까지 3년 4개월을 버텼고 횡령, 배임, 부정 채용의 비리 백화점 이상직 의원은 감옥 안에서도 2년간 의원 신분을 누렸다. 3년 8개월을 채운 뒤 대법원 선고 직전 사퇴해 비례 후순위에 잔여 임기를 넘긴 정의당 이은주 의원 사례도 있었다.
그중에서도 압권은 황운하 의원이다. 4년 전 총선 때 그는 울산 선거 개입 사건의 핵심 피고인으로 재판에 회부 됐지만 기소 이틀 뒤 출마를 강행했다. 범죄 혐의를 받는 현직 공직자가 피고인 신분으로 선거에 직행하는 악선례를 만들었다. 3년 10개월 만에 나온 1심 판결에서 황 의원은 3년형을 받았으나 이미 임기를 다 채운 뒤였다. 그것도 모자라 그는 조국혁신당으로 옮겨 비례대표 후보가 됐다. 당선된다면 대법원 선고가 내려질 때까지 또 2-3년간 의원 특권이 계속될 것이다. 설사 유죄 확정판결이 나와도 그가 순순히 물러날 것 같진 않다.”
이렇듯 불법·탈법으로 비상식(몰상식)적인 일들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 혼란기(카오스)가 됐다. 이 모든 불상사를 한 번에 끝내서 정화시킬 명약은 4월 10일이다. 유권자는 속일 수 없음을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사필귀정을 한번 실현해 보자.
김형태 박사
한남대학교 14-15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