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의 정의와 목표, 교회 아닌 하나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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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 김명혁 목사의 생애와 사상 4] 선교통일 신학 (1)

▲故 김명혁 목사.
▲故 김명혁 목사.

2월 18일 오전 별세하신 본지 편집고문 김명혁 목사님의 삶과 신학을 기리기 위해, 안명준 박사님의 논문 ‘남양 김명혁 목사의 생애와 사상’을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교제와 봉사와 사랑 실천하는 삶
풍성한 희생과 사랑 세계에 전해
하나님 기뻐하시는 건 착한 사람
선교, 교회 중심에서 킹덤 미션을

5. 선교와 통일을 향한 실천적 신학

김명혁의 삶은 학자로서 상아탑의 이론으로 끝나지 않고, 교회 안에서 개인 구원으로 제한되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는 교제와 봉사와 사랑을 실천하는 삶을 사회 영역에서도 강조한다. 이런 실천적 사랑으로 그는 교회를 넘고 국경을 넘어, 그리스도의 희생과 사랑의 풍성함을 온 세계에 전하는 실천적 신학자가 됐다. 이런 실천은 바로 선교관과 통일신학에서도 잘 나타난다.

그는 먼저 이웃과 사회를 향해 헌신하는 착한 사람을 주장한다. 착한 사람은 성경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그가 말한 사도행전 속 착한 사람들, 그들은 예루살렘 교회 신자들, 집사들, 욥바에 살던 도르가, 가이사랴에 살던 로마 사람 백부장 고넬료, 안디옥 교회 설립자 바나바, 사도 바울의 후계자가 된 디모데, 빌립보 교회 설립자 루디아 등이라고 한다.

김명혁은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사람도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께서는 착하신 분이시기 때문”이라고 했다.

성부 하나님께서는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사랑하는 ‘착하신’ 분이고, 성자 예수님께서도 모든 죄인들과 모든 병자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용서하시고 사랑하시는 ‘착하신’ 분이며, 성령 하나님께서도 우리들의 연약함을 도우시고 우리를 위해 탄식하시면서 기도하시는 ‘착하신’ 분이시라고 한다.

오늘날 한국교회에 이런 착한 사람이 필요하다면서, 우리가 ‘착한 사람’이 될 수 있는 방법은 “착하신 분들이신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을 바라보고 또 바라보면, 사도행전에 나타난 착한 사람들과 교회 역사에 나타난 착한 사람들을 바라보고 또 바라보면, 우리도 조금씩 아주 조금씩 착함을 우리 몸과 마음에 지니고 나타내 보이는 착한 사람들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그의 사상은 구제와 이웃에 대한 사랑, 그리고 선교와 통일신학으로 나타난다.

일찍이 남양은 선교에 대한 열정으로 선교학 강의를 하고 선교학 관련 책들도 번역하였다. 그가 선교에 관심을 가지고 선교 사역에 참여하도록 도전을 준 인물은 유학 생활을 마칠 무렵 미국에서 만난 조동진 목사였다. 그는 조동진 목사의 권유로 풀러 신학교에 가서 마지막 1년 동안 선교학을 연구했고, 선교적 관점에서 성경을 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 연유로 랄프 윈터(Ralph D. Winter)박사와 풀러신학교 선교학 교수들과 독일 피터 바이어하우스 (Peter Beyerhaus) 박사 등과 친밀하게 사귀게 되었고, 후에는 영국 존 스토트(John Stott)박사와도 친밀하게 사귀게 되었다고 한다. 이 모든 것이 그에게는 너무나 큰 은혜요 큰 축복이었다고 고백한다.

남양은 선교의 정의와 목표는 하나님 나라에 있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의 많은 선교사들이 킹덤 선교 미션이 아닌 교회 중심 선교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한국교회의 선교를 진단한다면”이란 질문에 대해 이렇게 답했습니다. “가장 큰 잘못은 한국인끼리 모여 한국식 교회를 세우려 한다는 것이다. 현지인이 원하는 복음을 전하지 않고 우리가 전하고 싶은 복음만 전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 선교는 발전 단계에 있지 않고 혼란기에 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선 사도적인 유전자를 다시 찾아야 한다. 선교의 정의와 목표는 하나님 나라에 있어야 한다.”

“최근 한국형 선교를 세계 교회에 제시하려는 논의가 많은데”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한국교회 선교 100년에 대한 진단과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 솔직히 말해 2만 명이 넘는 선교사들이 파송돼 있지만, 이들 중에 ‘킹덤 미션’에 입각해 활동하는 사람들은 숲에서 바늘 찾기처럼 힘들다. 선교는 자기만족이나 파송교회를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다.”

“‘킹덤 미션’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이렇게 답했습니다. “사도적 유전자를 가진 선교다. 곧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명령에 순종해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서 이루어지도록 하는 일이다. 이는 교세 확장이나 교파 선교, 프로젝트가 아닌 예수 그 자체를 증거하는 일이며 오실 예수를 알리는 일이다.”

이렇게 그의 선교관은 철저하게 하나님의 관점에서 사도적 유전자를 가진 선교를 주장한다. 목회를 바로 하기 위해 선한 목자가 되시는 주님을 바라보아야 하고, 선교를 바로 하기 위해 선교의 모델이신 예수님을 바라보라고 한다. 그는 목회와 선교 모델이신 예수님의 삶과 사역을 가장 분명하게 나타내 보여주는 말씀이 요한복음 1장 14절과 마가복음 10장 45절이라고 말한다.

예수 그리스도 사역을 통하여 선교의 특징을 찾아낸다. 그는 ‘선교 칠도’라는 말을 자주 한다.

“첫째로, 선교는 ‘버리고’, ‘떠나서’, ‘찾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선교의 모델이 되시는 예수님께서 하늘 영광을 ‘버리시고’ 하늘 집을 ‘떠나시고’ 세상을 ‘찾아오셨기’ 때문입니다.

둘째로, 선교는 찾아가는데 그치지 않고 찾아 간 곳의 사람들처럼 ‘되는’ 것입니다. 선교의 모델이 되시는 예수님께서는 본래 하나님이셨고 말씀이셨는데 하늘 집을 버리고 떠나서 세상에 찾아오셔서 육신을 가진 사람이 ‘되셨기’ 때문입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요 1:14).

셋째로, 선교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사는’ 것입니다. 선교의 모델이 되시는 예수님께서는 본래 하늘에서 성부 하나님 성령 하나님과 함께 그리고 천군 천사들과 함께 영광 중에서 사셨지만 하늘 영광을 버리고 하늘을 떠나 세상에 오셔서 세상의 사람들과 ‘함께 사셨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넷째로, 선교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면서 다른 사람들을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으로 ‘섬기는’ 것입니다. 선교의 모델이 되시는 예수님께서 “인자의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막 10:45). “나는 섬기는 자로 너희 중에 있노라”(눅 22:27)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다섯째로, 선교는 ‘함께 놀아주는’ 것입니다. 선교의 모델이 되시는 예수님께서 어린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셨고 세리와 죄인들과 식사도 함께 하시고 대화도 함께 하시면서 함께 놀아주셨기 때문입니다.

여섯째로, 선교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면서 ‘화해와 평화와 하나 됨’을 이루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구유에 탄생하시고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목적이 우리 죄인들을 죄와 사망에서 구원하심에 있었지만 궁극적으로는 증오와 분노와 분쟁으로 가득한 세상과 우주에 ‘화해와 평화와 하나 됨’을 가져오시는데 있었기 때문입니다.

일곱째로, 선교는 ‘제물 되는 삶’을 살다가 ‘제물 되는 죽음’을 죽는 것입니다. 선교의 모델이 되시는 예수님께서 ‘제물 되는 삶’을 사시다 ‘제물 되는 죽음’을 죽으셨기 때문입니다.

김명혁 박사의 통일신학은 십자가를 통한 하나님과의 화해, 그리고 인간간의 화해와 만남을 주장한다. 그는 자신의 통일신학을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저는 기독교 복음의 핵심은 에베소서 2장에 나타난 대로 십자가를 통한 하나님과의 화해 그리고 인간간의 화해라고 생각하며, 하나님의 인간 구원 사역은 하나님께서 죄인들을 찾아와서 만나시고 모든 것을 나누어 주시는 사역이며 그리고 구원 받은 인간들로 하여금 다른 사람들을 찾아가서 만나고 모든 것을 나누게 하시는 사역이라고 생각한다. 기독교의 화해의 신학과 만남과 나눔의 신학이 곧 통일의 신학이다.”

그는 이런 관점을 실천적으로 적용한다. 그는 항상 자신이 생각해 오는 민족의 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위한 준비 몇 가지를 제시한다. 북한 사람들을 이해하고 사랑하도록 힘써야 할 것, 우리 삶의 질을 높이도록 힘써야 할 것, 북한동포 돕기를 힘써야 할 것, 교회의 협력과 일치를 이루도록 힘써야 할 것, 북한교회 발전을 위해 힘써야 할 것, 남북이 자주 만나야 하며 앞으로 북한에 가서 그들과 함께 살도록 해야 할 것, 그리고 역사의 진행이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음을 인식하며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구할 것 등이다. <계속>

▲안명준 박사. ⓒ크투 DB
▲안명준 박사. ⓒ크투 DB

안명준 박사
평택대 명예교수
성서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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