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진 칼럼] 실제적인 낙태 쟁점들과 해결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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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과 생명윤리 14

▲이명진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상임운영위원장(성산생명윤리연구소 전 소장, 의료윤리연구회 초대회장).
▲이명진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상임운영위원장(성산생명윤리연구소 전 소장, 의료윤리연구회 초대회장).

인간의 탄생과 죽음의 모든 과정에는 고통의 문제가 동반된다. 낙태를 선택하려는 사람들이 호소하는 것이 고통의 문제다. 고통에 대한 바른 시각은 인간이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옳은지 길을 알려 준다. 모든 인간은 고통을 통해 성숙해진다. 고통의 문제를 악으로 폄하해서는 안 된다. 성숙하지 않은 사고가 우리를 지배하게 되면 성장할 수 없고 삶의 가치를 찾을 수도 없다. 또 다른 고통이 다가온다. 자신의 이익과 안락함만을 추구하는 극단적 이기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낙태는 자신을 위하는 것 같지만 자신을 죽이는 길일 뿐이다. 태아를 죽여서 행복을 찾는 방법보다는 살려서 행복을 찾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가야 한다.

1) 성폭행(강간)당한 아이는 어떻게 해야 하나?
낙태를 찬성하는 진영에서 전가의 보도처럼 들고나오는 쟁점이다. 이들은 예외적이고 흔하지 않은 문제를 일반화시키는 방법을 잘 활용한다. 실제 성폭력을 당한 경우는 전체 낙태의 0.3% 미만이다. 성폭력에 의해 임신한 여성의 경우 매우 큰 상처를 가지게 된다. 쉽게 낙태를 생각하지만, 우리가 알아야만 하는 사실이 있다. 막상 아이를 낙태시킨다고 성폭력의 상처가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2019년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낙태 허용범위를 두고 토론회가 열렸다. 심장박동법에 따라 심장 박동이 감지된 후 모든 낙태를 금지하는 것에 동의하지만, 성폭행에 의한 임신은 낙태를 허용해야 한다는 한 변호사의 주장이 있었다. 이 주장에 반대하는 여성이 발언을 했다. 레베카라는 이 여성은 그녀의 어머니가 성폭행을 당해 자신을 임신했지만 어머니가 낙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이 지금 살아 있고, 자신을 죽이지 않고 키워주어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했다. 그리고 낙태허용을 주장하는 변호사를 향해 이 같은 말을 했다. “강간으로 인한 낙태를 허용하라는 것은 지금 나 같은 사람에게 너는 살지 말고 죽어야 했어. 너는 다른 사람들처럼 살 가치가 없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당신은 살 가치를 가지고 있고 나는 죽어야만 하는 가치 밖에 안 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아무도 대답을 하지 못 했다.

성범죄와 비윤리적인 행위로 인해 생긴 아이지만 태중의 아이는 죄가 없다. 죽어야 할 운명이 아니다. 아이를 죽이므로 해결책을 찾아서는 안 된다. 레베카의 어머니처럼 아이를 출산하여 직접 키우는 경우도 있지만, 출산 후 키우는 것이 감당하기 힘든 경우는 입양이라는 방법이 있다. 사실 우리는 모두 입양된 사람들이다. 하나님의 양자된 사람들이다. 나의 생각과 기준을 내려놓고 하나님 말씀을 기준 삼고 판단해 보았으면 한다.

“아버지는 그 자식들로 말미암아 죽임을 당하지 않을 것이요 자식들은 그 아버지로 말미암아 죽임을 당하지 않을 것이니 각 사람은 자기 죄로 말미암아 죽임을 당할 것이니라”(신 24:16)

2) 의학적인 문제 (태아기형)
그동안 의학이 발달하지 못해 기형을 가진 태아들이 발견되었을 때 낙태를 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하지만 의학의 발달로 인해 염색체 이상이나 선천성 결함을 가진 아이들도 의학의 도움으로 새로운 삶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최신 의료기술을 통해 출산 후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발달 된 의학과 사회의 도움을 통해 해결해 가야 할 부분이지 생명을 죽이는 방법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염색체 이상을 가진 아이도 사회 일원으로서 받아들이고 함께 생활해 가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3) 사회경제적 문제
헌법재판소에서 내세운 사회경제적 사유는 절대 수용할 수 없는 조항이다. 사회경제적 사유는 사회적으로 도와줌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돈 때문에 낙태를 고민하는 가정은 직접적인 경제적 지원을 통해 해결해 가야 한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을 통해 간접 지원하는 방식은 효과가 미미하다. 아이 양육에 대해 부모의 선택권을 보장해 주는 정책을 통해 해결해 가야 한다. 부모가 직접 자녀들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직접적인 경제 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몸이 약한 아이는 운동을 보내면 되고, 집에서 아이를 홈케어로 직접 양육하고 싶은 가정은 가정에서 생활비로 지원금을 사용하도록 선택권을 주어야 한다.

출산장려금으로 소요되는 돈이 한 해에 50조를 넘어서고 있는데 이 돈이 다 어디에 쓰이는지 궁금하다. 임신 자체가 힘든 일이고 아이 육아가 힘든 일인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이를 도와 줄 수 있는 제도와 인식개선을 통해 해결해 가야 한다. 특히 미혼모 지원에 교회가 관심을 가지고 앞장서야 한다. 여러 이유로 미혼모가 된 이들과 그 가족들을 품어 주고 도와주어야 한다. 하나님에서 멀어진 사람이 사회적 약자다. 미혼모가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지 않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명진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상임운영위원장(성산생명윤리연구소 전 소장, 의료윤리연구회 초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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