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진 칼럼] 사랑 안에서 진리를 말하는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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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과 생명윤리 18

▲이명진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상임운영위원장(성산생명윤리연구소 전 소장, 의료윤리연구회 초대회장).

▲이명진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상임운영위원장(성산생명윤리연구소 전 소장, 의료윤리연구회 초대회장).

“지혜로운 자의 마음은 그의 입을 슬기롭게 하고 또 그의 입술에 지식을 더하느니라”(잠 16:23)

프로초이스(낙태 찬성측)는 낙태를 인간의 권리라고 주장한다. 반면 프로라이프(낙태 반대, 생명 존중측)는 인간에게는 인간을 죽일 권리가 없다는 입장에서 물러설 수 없다. 생명의 주관자는 하나님이시고,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크리스천은 낙태 찬성측의 다양하고 위험한 주장에 대해 성경적 답변뿐 아니라 논리적이고 합당한 이유있는 대답을 해야 할 상황이 있다.

앞으로 6회에 걸쳐 프로초이스의 주장에 대응하는 프로라이프 진영의 논리를 6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소개하고자 한다. 생명를 지키고 보호하려는 크리스천들에게 필요한 지혜와 지식을 충만하게 채워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

(1) 생명, 인간성, 인격에 대한 논쟁
(2) 권리와 공정성에 대한 논쟁
(3) 낙태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가지 사회 문제들에 대한 논쟁
(4) 건강과 안전에 대한 논쟁
(5) 결정하기 어려운 복잡한 문제들에 대한 논쟁
(6) 프로라이프 활동에 대한 논쟁
나는 너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여호와 네 하나님이니 네 입을 크게 열라 내가 채우리라 (시81:10)

사람을 변화시키려면

프로초이스 진영의 사람들이나 다른 사람들의 생명에 관한 주제에 대해 대화를 할 때가 있다. 상대편의 주장에 대한 대응논리를 전할 때에는 감정적인 충돌을 피해는 것이 좋다. 논리에 해당되는 실제 사례나 통계를 먼저 소개한 후, 자연스럽게 대응 논리의 정당성을 수긍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지혜롭다.

특히 낙태 문제는 TV 토론과 같은 공개적인 토론뿐 아니라, 친한 친구와의 대화 주제로 자주 등장한다. 이럴 때를 대비하여 생명존중 주제에 대해 미리 공부하고 자신의 표현법으로 정리해 놓으면 유익할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 모두는 죄인이기에 남의 죄를 정죄할 권리도 자격도 없는 존재다. 오직 주님이 주시는 온유한 마음으로 사랑 안에서 진리를 말하는 지혜로운 자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다른 사람과 논쟁에서 나의 논리로 상대방의 논리를 깨부수고, 듣는 사람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줄수록 듣는 사람이 나의 주장을 받아들일 것으로 착각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논리 싸움에서 진 사람은 그 자리에서는 인정할지라도 돌아서서는 반격할 논리를 개발하려고 할 것이다. 논쟁을 통해 사람을 굴복시킬 수는 있어도 변화시키지는 못한다. 논리적 싸움에서 이기는 것으로 사람을 바꿀 수 없다. 사람을 바꾸는 것은 듣는 사람의 내면에 감동을 통해 스스로 돌이키도록 배려하고 기다려 주는 사랑이 있어야 한다.

“칼로 찌름같이 함부로 말하는 자가 있거니와 지혜로운 자의 혀는 양약과 같으니라”(잠 12:18)

사랑을 전할 때에는

사랑을 전할 때나 호의의 뜻을 전할 때에도 우리는 듣는 사람의 입장을 배려하는 지혜자가 되어야 한다. 입양과 미혼모 출산을 보호하는 생명존중 입법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국민의 힘 김미애 의원(부산 해운대 을) 일화를 읽으며 우리가 마음과 방법으로 사랑과 진리를 전해야 할지 생각하게 된다.

(김미애 의원의 페이스북 글 )
“1985년은 정말 슬펐습니다. 그토록 가고 싶었던 포항여고에 합격은 했으나 등록금이 없었지요. 그래서 중3 겨울방학 때 경남 양산에 있는 깡통 제조공장에 가서 불량품 선별하는 일을 했습니다. 당연히 포항여고 입학식도 못 갔고 검정고시로 대학에 가야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입학 후 1주일 즈음, 오빠가 등록금 넣어뒀으니 학교에 다녀라 했습니다.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포항여고 배지를 달고 기쁜 맘으로 등교했습니다. 친구들보다 1주일 늦은 입학이었죠. 근데 학교까지 서너 번 버스를 타야 했는데 버스비가 없었습니다. 아침밥 해 먹고 걸어서 구룡포 읍내, 포항버스 타느라 학교는 매일 지각, 도시락도 못 싸가고, 참고서 한 권 없이 하루 종일 책상 앞에 앉았지만 머리로는 차비 걱정뿐이었지요. 가장 우울한 나날들이었답니다. ​

수돗가에서 한 달여 동안, 포항여고 재학 당시 도시락을 싸 올 형편이 안 돼 점심시간만 되면 혼자 몰래 수돗가에 와 물로 배를 채웠었습니다.

결정적으로 자존심에 상처 난 사건이 생겼습니다. 늘 외톨이이던 내게 친구들이 불우이웃돕기 모금을 해 주었고 교장선생님께서는 전교생이 모인 조례시간에 우리 반 친구들을 칭찬했습니다. 아, 나는 그때는 아직 그것을 너그럽게 받아들일 만한 그릇이 못 되었지요. 그 주 일요일, 공장 다니는 친구 따라 부산으로 와 버렸습니다. 그때 그 경험 덕에 저는 기부할 때, 받는 사람 입장을 깊이 생각하게 되었답니다. 이제 세월이 흘러 그 아픔도 모두 이겨냈고, 한참 어린 후배들께 용기를 드리고자 합니다.”

“이와 같이 혀도 작은 지체로되 큰 것을 자랑하도다 보라 얼마나 작은 불이 얼마나 많은 나무를 태우는가”(약 3:5)

사랑의 표현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다. 남을 배려하지 않는 말이나 선의는 오히려 마음의 상처를 줄 수 있다. 크리스천은 진리를 전할 때에는 꼭 사랑 안에서 진리를 말해야 한다. 사랑을 전할 때에도 받는 사람의 입장을 배려하여 전해야 한다. 사랑이 없으면 천사의 말을 할지라도 시끄럽게 울리는 꽹과리와 같을 뿐이다.

“사람은 그 입의 대답으로 말미암아 기쁨을 얻나니 때에 맞는 말이 얼마나 아름다운고”(잠 15:23)

“선한 말은 꿀송이 같아서 마음에 달고 뼈에 양약이 되느니라”(잠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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