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성도들, 목회자 설교 비판하는 내용 다 옳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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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과 성찰 2] 넘치는 비판꾼들

마스터스 개혁파총회 임시 의장이자 마스터스 세미너리 책임연구원이신 최더함 목사님(바로善개혁교회)의 ‘그리스도인의 성찰’ 중 요즘 시국에 맞는 내용을 일부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Mitchell Leach/ Unsplash.com

ⓒMitchell Leach/ Unsplash.com

개혁주의자, 비판에 능한 사람들?
의분, 어떻게 표출하는가 중요해
논술 배워 종합적·논리적 사고를

2. 넘치는 비판꾼들

개혁주의는 인간이 만든 것이 아니다. 개혁주의는 성경이 만들어 낸 교리이고 신학이고 신앙이다. 그런 만큼 개혁주의는 성경이 주장하는 하나님의 진리를 보존하고 계승하는 일에 전력을 기울이는 반면, 이에 적대적이거나 다른 주장을 하는 것에 대해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이런 반응은 때로 강력한 비판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개혁주의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중 하나는 ‘매우 비판에 능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대개 비판하는 사람들의 긍정적인 동기는 매사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올바르게 일을 수행하려는 데서 비롯된다. 개혁신학은 성경에 대한 가장 완벽한 해석을 자랑으로 여긴다. 개혁신학은 성경을 절대적 진리의 근원과 지침으로 삼고 ‘성경이 가라면 가고, 성경이 멈추라면 멈춘다’는 선조의 가르침을 확고한 원칙으로 삼는다.

개혁주의자들은 한마디로 진리의 수호자들이다. 하나님으로부터 특별히 선발된 성경의 파수꾼들이다. 그래서 성경을 벗어나거나 성경을 훼손하고 성경을 공격하는 개인이나 세력들에 대해 강하게 거부감을 가지고 대항한다. 이것은 ‘의로운 분노’이며 진리를 향한 ‘선한 싸움’이다.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라 영생을 취하라 이를 위하여 네가 부르심을 받았고 많은 증인 앞에서 선한 증언을 하였도다(딤전 6:12)”.

문제는 이런 의분을 밖으로, 다른 사람을 향해 어떻게 표출하느냐에 달려 있다. ‘비판주의’라는 부정적 이미지는 결코 개혁교회와 신학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개혁주의자들은 이 점에 있어 특별히 훈련을 받아야 한다.

많은 형제들이 이런 점에서 실패하고 있다. 좋은 의견을 내는 것으로 시작했지만 결국 서로 얼굴을 붉히고 감정싸움으로 비화하는 사례들이 비일비재하다. 왜 그럴까? 서로 의견을 내고 교환하고 협의하며 토론하는 기술들이 매우 서툴기 때문이다.

대개 사람은 자기 생각을 속으로 품을 수는 있지만, 그 생각을 밖으로 표현하는 데에는 서툴다. 특히 한국인들은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 단답식 혹은 사지선다형 시험연습으로 일관했기에, 종합적이고 논리적인 사고 및 비교 평가하는 학습을 거의 받지 못하고 성장했다. 가정에서도 대가족 제도라는 틀에 갇혀 일방적 지시와 명령 체계에서 강요받다시피 행동을 규제당해 왔다.

요즘 들어 뒤늦게나마 초등학생 시절부터 논술 학습을 하는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논술은 밖의 것을 안에 저장하는 법과, 안의 것을 밖으로 표현하는 법을 배우는 학습법이다.

저장하기 위해 정리정돈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생각에도 질서가 있고 순서가 있다. 정리되지 않은 생각은 기억력에 해가 된다. 인간은 기억하지 않은 것을 소유하지 못하고, 소유하지 않으면 의식화하지 못한다. 가치관은 소유한 것을 바탕으로 인식과 개념의 틀을 갖춘 다음 여러 관점의 통로를 거쳐 창의적으로 발전하고 하나의 세계관으로 형성되는 것이다.

이렇게 형성된 세계관은 의사전달이라는 방법을 통해 바깥 세계로 표출되고, 표출된 것들은 타자에 의해 독립된 하나의 세계관으로 인식되고 구체화되며, 결국 이것은 인격이라는 하나의 실체로 자리매김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논술 학습은 한 사람의 인간이라는 개체로 하여금 인격이라는 열매를 맺도록 도와주는 좋은 학습법이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교회에서 이런 학습법을 통해 하나님의 진리를 습득하고 수련하여 성경이 증언하고 주장하는 하나님의 세계관을 가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런 인격적 그리스도인들이 성숙한 그리스도인들이고, 진정한 개혁교회의 성도들이라 할 것이다.

누가는 누가복음을 기술할 때 매우 질서정연한 방책과 틀, 그리고 정교한 진술로 잘 구성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 모든 일을 근원부터 자세히 미루어 살핀 나도 데오빌로 각하에게 차례대로 써 보내는 것이 좋은 줄 알았노니(눅 1:3)”.

“데오빌로여 내가 먼저 쓴 글에는 무릇 예수께서 행하시며 가르치시기를 시작하심부터, 그가 택하신 사도들에게 성령으로 명하시고 승천하신 날까지의 일을 기록하였노라(행 1:1-2)”.

하나님, 성경, 교회 중심에서
나 자신, 과학, 가정 중심으로
설교에 맞춰 살고자 하기보다
설교가 자신 만족시키길 원해
설교 못하면 능력 없다고 조롱
교회 모든 책임, 모든 성도에게

최근 들어 개혁교회 안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다니던 교회를 그만두고 자기에게 적합한 다른 교회를 찾아다니는 이른바 ‘떠돌이 그리스도인’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종교개혁가들은 교회를 선택하는 세 가지 좋은 기준을 우리에게 선물했다. 그것은 하나님 중심, 성경 중심, 교회 중심이다.

그런데 포스트모더니즘시대를 사는 이머징(Emergying) 세대들은 이제 이 세 가지 기준을 완전히 거꾸로 행하고 있다. 하나님 중심은 ‘나 중심’으로, 성경 중심은 ‘과학과 문명 중심’으로, 교회 중심은 ‘가정 중심’으로 변환했다. 특히 ‘나 중심’에 빠진 이들(egotist)은 교회마저 자기가 선택하려 든다. 자기 입맛을 기준으로 교회를 선택한다. 설교가 자기를 만족하게 해야 한다. 주일에 교회에 나오는 것은 좋은 설교를 듣기 위한 것이지, 예배를 드리기 위해 나오는 것이 아니다. 자기가 보기에 설교가 좀 이상하면 바로 등을 진다. 이들에게 진정한 참 예배자의 모습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들은 매주 교회를 순회하면서 주일예배를 드린다. 그러다 보니 거의 모든 개혁교회의 목회자들이 이들의 손 안에서 평가되는 듯하다. 그들은 주로 목회자의 설교를 평가한다. 설교가 개혁주의적이냐 아니냐를 따진다. 강해설교라도 자기만의 고정된 틀을 가지고 있다. 어떤 청년은 자신이 모델로 삼은 한 목회자 또는 신학자를 기준으로 모든 설교를 논한다.

문제는 이들이 대개 많은 목회자들의 설교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라는 것이다. 이 교회 저 교회 할 것 없이 자기 입맛에 맞는 설교를 목사들이 하지 못한다고 불평한다. 물론 많은 목사들이 설교자로서의 자질이나 훈련에 있어서 부족한 점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비판받아야 한다. 그런데 설교를 못하면 능력이 없는 목사로 취급해 버리고 깔본다. 이렇게 되면 그 사람의 도덕성까지 비하하고 조롱하며 힐난하기를 서슴지 않는다. 그들이 교회를 등진 것은 이런 목회자들의 비인격적이며 몰지각한 처신 때문이라고 말한다. 오늘의 한국교회가 이 지경이 된 것도 목회자들의 잘못된 목양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어찌 이들의 지적이 그르다고 말하겠는가. 모든 1차적 책임은 모든 교회의 사역자들에게 있다. 한국교회 영적 침체와 쇠퇴의 책임은 전적으로 사리사욕을 앞세우거나 자리를 탐하거나 분별없이 행한 많은 사역자와 지도자들에 기인한다. 이것을 부정하는 한국교회 사역자들은 없을 것이다. 이 점에서 사역자들이 철저히 회개해야 한다.

구약에서 제사장을 비롯한 지도자들의 타락은 곧바로 일반 백성의 타락으로 전염되었고, 이는 전체 사회의 오염으로 이어졌다. 제사장은 사람들 앞에서 하나님을 증거하고, 하나님 앞에서 사람들의 죄악을 짊어지고 하나님 앞에 서야 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리고 백성들이 하나님의 백성으로 거룩하게 살도록 율법을 가르치고 교훈해야 했다. 또한 그들은 실의에 빠진 백성들을 위로하고 그들에게 하나님의 축복을 선포해야 했다. 제사장이 거룩하고 존경을 받음으로 그들은 백성들의 법률적인 다툼에 대해 재판장으로서 판결권을 행사했다.

그러나 그들은 거룩하지 못했고, 하나님의 축복을 백성들에게 선포하지도 못했고, 백성들을 위로하지도 못했다. 가장 최악의 경우, 성소의 봉사에 있어 거룩성을 유지해야 할 제사장들이 술에 취해 비틀거렸다. 엘리의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는 성소에서 하나님께 바친 제물을 갈고리로 건져 올리는 추악한 범죄를 행했다(삼상 2:12-17). 이스라엘이 바벨론에 멸망당하기 전에는 모든 제사장과 지도자들이 백성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지금이라고 다를 바 없다. 이제 한국 땅에서 목회자에 대한 신망은 땅에 떨어졌다. 아무도 목회자를 존중하지 않는다. 세상 사람들은 목사의 비리가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혀를 찬다. 어느새 기독교를 ‘개독교’라 부르는 안티기독교인들이 세를 규합하여, 한국에서 기독교를 몰아내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모두 이 시대에 사역자로 행세하는 모든 영적 지도자들의 책임이다. 지도자들이 모범된 삶을 살아내지 못했다. 하나님의 백성들을 잘못 가르쳤고 잘못된 신앙의 길로 인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독교는 사역자들만의 것이 아니다. 기독교는 타락한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백성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은혜를 베푸신 하나님의 방주이자 보호처다. 기독교만이 유일한 하나님의 진리를 보유하고 있다. 이 기독교를 세상에 전파하기 위해 주님의 이름으로 교회가 설립되었다.

교회는 하나님 백성들의 영적 교제기관이자 복음의 전파기관이다. 하나님의 백성은 이 사명을 모두 감당해야 할 책무가 있다. 이를 위해 조직된 교회가 필요하고, 이 조직 안에서 모든 성도는 규모 있고 체계 있는 사역들을 성취하며 살아야 한다. 그러므로 교회의 모든 책임은 모든 성도가 진다. 이것이 하나님 안에서 교회 공동체가 가져야 할 책임의식이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요사이 공동체 정신에 입각한 행태가 아니라, 개인주의적 행동이 유난히 부각되어 보인다. 특히 불만을 가진 젊은 그리스도인들 사이에서 목회자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팽배해져 있다.

▲최더함 목사. ⓒ크투 DB

▲최더함 목사. ⓒ크투 DB

최더함

Th. D., 바로善개혁교회
마스터스 세미너리 책임교수
마스터스 개혁파총회 임시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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