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과 성찰 3] 한 청년에게 받은 전화
마스터스 개혁파총회 임시 의장이자 마스터스 세미너리 책임연구원이신 최더함 목사님(바로善개혁교회)의 ‘그리스도인의 성찰’ 중 요즘 시국에 맞는 내용을 일부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한 청년에게 걸려온 전화 받으니
목사들에 대한 여러 불만 쏟아내
하나님 주권과 섭리 뜻 거론하자
울분 터트리고 흥분해 비난 시작
격앙된 목소리와 함께 통화 종료
N시에 사는 한 청년으로부터 전화가 또 걸려 왔다. 약 3개월 만에 걸려온 상담전화였다. 그는 아직도 교회를 정하지 못했다고 말문을 열면서, 몇 가지 질문을 해도 되냐고 물었다. 사실 그는 첫 전화 때도 이렇게 시작했다. 질문이라고 했지만 그의 장황한 말은 거의 40분 이상 소요됐다.
그 안에서 그는 특히 목사들에 대한 갖가지 불만을 쏟아놓았다. 그는 그런 목사에게서 많은 상처를 받았다고 했다. ‘목사가 이럴 수가 있느냐!’는 그의 거친 항의는 참 듣기 민망할 정도였다.
충분히 들었다고 생각한 나는 그에게 몇 가지만 말하겠다고 양해를 구하며 답변을 시작했다.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목회자로서 죄송하고 책임감을 충분히 느끼지만, 그럼에도 목회자 부분은 하나님의 주권적 결정에 맡겨 드리기를 원하며 기도할 것과 어떤 경우에도 하나님의 섭리가 있을 것이고 그런 일들을 통해 하나님이 말씀하심을 믿고 순종하고 교회를 위해 먼저 헌신하는 성도가 된다면 하나님의 뜻이 나타나리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말을 채 끝맺기도 전에 그가 중간에 불쑥 끼어들었다. 그것도 내가 말을 꺼낼 때마다 중간에 말을 가로채는 것이었다. 그는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는 자세를 전혀 갖추고 있지 않았다. 그는 왜 목사가 잘못하면서 성도들에게 순종을 강요하느냐며 울분을 터트렸다. 나는 그런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도로서의 책무를 잃어버리지 말자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보란 듯이 ‘당신도 다른 사람과 같이 성도들이 문제를 제기하면 목사들 편이 되어 옹호하고 흥분부터 한다’고 비난하기 시작했다. 결국 우리의 전화 통화는 그의 격앙된 목소리와 함께 종료됐다. 그는 기대하고 전화했는데 ‘확 깬다’며 일방적으로 통화를 중단했다.
교회 찾는 젊은 그리스도인 특징
예배 태도 자유주의자 보듯 불량
다른 지체 섬김과 봉사도 결여돼
십일조 등 헌금도 거의 하지 않아
교회 위해 자신 드리는 일에 인색
신앙에 유리한 것만 취득하려 해
주장 능하지만 의무 매우 게을러
비판 천재, 조언·충고 수납 둔재
올해 들어 우리 교회를 거쳐간 젊은 그리스도인들이 꽤 많다. 가장 길게 주일예배에 참석한 성도는 3개월 정도이고, 다른 사람은 거의 한 주 참석하면 그만이었다. 극히 국지적이고 소수에 의한 경험칙이긴 하지만, 우선적으로 그들에게서 발견되는 공통 현상 중 하나는 그들의 예배 태도가 매우 불량하다는 것이다.
마치 예배를 학교에서 강의를 듣는 것처럼, 혹은 자유주의자들이 만들어 놓은 행동의 자유함과 방만함을 모방하기라도 하듯, 어떤 자는 팔짱을 끼고, 어떤 자는 비스듬히 의자에 기대 눈을 감고 있거나, 어떤 자는 다리를 꼬고 앉아 ‘당신이 어떤 말을 하는지 내가 두고 보겠다’고 작심한 듯 삐딱한 자세로 일관했다.
교제 시간에도 다른 지체를 섬기거나 봉사하는 태도는 결여돼 있었다. 그들의 손은 주어지면 잡는 기능에만 기능적으로 훈련된 듯했다. 스스로 무엇을 잡고, 그 잡은 것으로 교회를 위해 봉사하고 섬기는 손과는 거리가 멀었다.
특히 그들 대부분은 십일조를 비롯한 교회에 대한 헌금을 거의 행하지 않는다는 것이 특징이었다. 어떤 젊은이는 십일조는 개인의 자율적 결정사항이지, 교회가 이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요해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십일조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아님에도, 이들은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만 채택한다. 이들이 이렇게 주장하는 것은 일부 신학교수와 목회자들의 십일조에 대한 새로운 해석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교회를 위해 자신을 드리는 일에는 매우 인색하다. 이들은 신앙과 관련해 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취득하고, 불리한 조항은 배척하는 양상이 뚜렷한 자들이다. 자기 주장에는 능하지만 자기 의무에는 매우 게으르다. 비판하는 일에는 천재이면서, 조언을 듣고 충고를 수납하는 일에는 둔재이다.
비단 젊은 그리스도인들만 이러한가? 오늘을 사는 한국 그리스도인들 모두 이들에 비해 결코 나을 것이 없다. 그리스도인은 인격적인 존재가 되기 위해 언제나 비인격과 싸워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언제나 그리스도의 성품을 닮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늘 자기 성화와 성숙을 위해 기도하고 말씀의 영적 양식을 먹고 살아야 한다. <계속>
최더함 목사
Th. D., 바로善개혁교회
마스터스 세미너리 책임교수
마스터스 개혁파총회 임시 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