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정보보다,
침묵과 고요의 소리를 선택하기도 한다.
때로는 시각적 체득보다,
개념에 대한 설명이나, 언어적 서술이,
더 풍성한 아름다움과 깊음,
더 넓은 미적 세계와 지경을 확보하게도 한다.
편리보다 불편을 택해 그윽을 시도하기도 하고,
즉각적 해결보다 기다림으로 완성의 향기와 그 도를 높이기도 한다.
영상보다 상상이 나을 때가 있고,
이룸보다 기다림의 아픔이 더 유효할 때가 있다.
시대 차이고 탓이고 편리와 불편의 선택이 아니라,
유효와 선호와 바라보는 시계의 범위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삶은 언제나 획일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유심히 보면, 그저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기만 해도,
누구나의 삶에나 주어진 자신의 패턴이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문득 툭 하고 던지듯,
나뭇잎 휙 하고 떨어지듯,
바람이 불어 마음이 스치듯,
한 가지 생각이 마음을 스치고, 머리를 스치고, 가슴을 스친다.
불현듯한 날들 후에 며칠 되면,
그냥 그러한 것들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대책과 해야 할 일과, 끊임없는 계산, 그리고 일정과 치를 대가를 산정한다.
멀쩡하게 그것은 그냥 삶의 일부가 되고, 그렇게 살아간다.
시간 지나, 바람 부니 날들이 가고,
삶의 연륜은 주변의 나무와 풀의 무성, 돌의 닳음, 해 뜸과 짐의 새로움으로 쌓인다.
삶의 우위는 이제까지 무엇이었던가?
살아왔고, 이룰 것 이루고, 갈 곳 가고, 그렇게 스러져 역사의 햇무리로 달무리로,
별강의 튀는 물방울로 남게 되는 것이 삶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