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둘째 주일 ‘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성도님이 얼마나 내게”.
“♪ 성도님이 얼마나 내게 소중한 사람인지 / 헤어져 있다가 보니 이제 알 것 같아요 / 성도님이 얼마나 내게 필요한 사람인지 / 헤어져 있다가 보니 이제 알 것 같아요(중략) 사랑해요 사랑해요 / 주님 은혜 사모한 사람 / 고마워요 행복합니다 / 왜 이리 눈물이 나요” 이는 2024 장년여름수련회 첫 시간에 불렀던 노래입니다.
올해는 최초로 오크밸리와 교회에서 이원화로 수련회를 했습니다. 저로서는 코로나 때보다 더 긴장하고, 애간장이 녹는 순간순간이었습니다. 오크밸리 현장으로 오신 분들도 소중하지만, 개회예배 때부터 본당과 동탄 지성전에 참석한 분들이 너무나 고마웠습니다. 사실 유튜브로도 시청할 수 있는데 말입니다. 더구나 첫날 저녁부터 성도들이 본당 1층을 꽉 채우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그냥 울먹했습니다.
어떤 기자는 저에게 “왜 이렇게 목사님답지 않게 긴장하십니까, 여유를 갖고 하세요”라고 말하며 갔지만, 여유를 가질 수 없는 게 교회에서 차량을 운행하는 시간이 있잖아요. 제가 그 시간에 맞추어 설교를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본당에서 은혜를 사모하며 기대하는 성도들은 과연 얼마나 소통이 되고, 얼마나 은혜가 잘 전달이 될 것인지…. 그러면서 동시에 또 현장에 있는 성도들의 눈동자와 마주쳐야 했습니다.그러니까 긴장을 안 할래야 안 할 수 없었습니다.
또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섬기며 봉사하는 준비위원과 봉사요원들, 또 일일이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도 헌금하는 성도들을 생각하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알 수 없습니다. 어쩌면 목요일 저녁이 피크였을지 모릅니다. 수요일 저녁은 수요 저녁예배 때문이라고도 하지만, 목요일도 교회 본당을 거의 다 가득 채웠고, 오크밸리 현장에서는 오는 분들이 너무 많아 의자를 다시 더 좁게 깔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목요일 저녁 설교 분량이 가장 많았습니다. 시간에 맞추기 위해 많은 부분을 생략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원고를 줄이고 있는 중에 집사람이 저한테 전화로 이렇게 권면하는 것입니다.
“교회에서도 성도들이 은혜받고 있으니까 너무 긴장하지 마세요. 맘 푹 놓고 설교하세요.” 그렇지만 저는 준비한 내용을 대폭 줄이고 생략하기 위해 살을 베어내는 마음으로 설교를 해야 했습니다.
그러다 제가 작곡한 노래로 마무리를 하려 했는데, 원고를 봤더니 그 노래가 아닌 것입니다. 제가 원고를 수없이 보고 또 봤는데 왜 그걸 발견하지 못했는지…. 아차 했지만 이미 때늦은 시간이었습니다.
숙소로 돌아와서 생각해 봤습니다. “문학과 예술이 영원한 미완성인 것처럼, 설교도 마찬가지구나. 그렇게 준비하고 그렇게 애를 태웠는데…, 하긴 그런 아쉬움이 있어야 다음 시간은 더 잘할 수 있겠지….” 그런데 다음날 새벽 시간뿐만 아니라 폐회예배 설교도 아쉬웠습니다.
설교 준비는 A+였는데 전달은 B+ 정도 아닌가 싶었습니다. 물론 이 폭서기에도 아무런 사고없이 잘 마칠 수 있었던 것이 은혜이고 또 은혜였습니다. 이 글을 마무리하면서, 새에덴의 성도님들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며 교회로 갑니다.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