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교회 선교사 부부의 ‘구름이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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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한승의 러브레터] 달꿈의 정신

1. 오늘부터 ‘사랑의 편지’에는 제가 정말 사랑하는 몇몇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려 합니다.

오늘은 두 사람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읽다 보면 그리고 쓰다 보면 알겠지만, 사람의 이야기이면서 하나님의 이야기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랑의 이야기니까요. 어쩌면 앞으로 ‘사랑의 편지’에도 가끔 소식을 전할 이야기이기도 하겠습니다.

이들을 자신 있게 소개할 수 있는 이유는, 이 만남이 제 선택이 아닌 만남이었기 때문입니다. 강물처럼 제게 다가왔습니다. 모든 제 주관이 사라진 만남은 하나님의 섭리로 믿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제 선택이 아니었기 때문이지요.

2. 먼저 소개하고 싶은 책으로, 하나님의 빛이 되고 싶어 ‘북샤인’이라는 독립출판을 운영하는 김효선 자매입니다.

2019년쯤 효선 자매를 알게 됐습니다. 알게 되었을 때 참 어려운 삶을 살아내고 있었습니다. 당장 지낼 곳이 필요해서 달꿈의 게스트룸에 며칠 머물렀습니다. 캐리어를 끌고 왔던 효선 자매를 통해 야곱의 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사랑의 편지’를 받던 효선 자매의 제안으로 책으로 출간되기도 했습니다. 20대의 효선 자매는 혼자 책을 쓰고, 기획하고, 편집하고, 출판까지 하는 대단한 청년 사업가였습니다.

그리고 청년 예술인입니다. 효선 자매는 책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모았습니다. 아마추어들을 끌어모아, 북스터디를 하고 글을 쓰게 독려했습니다.

지금은 ‘텐메이커’라는 단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청년 예술인 50명이 모여 각자 분야에서 꿈을 나누고 예배드리는 공동체입니다. 효선 자매를 보면서, 꿈이 커져가고 연합시키는 데 하나님이 달란트를 주셨다는 감동이 있습니다.

많은 사역단체들이 있습니다. 초반에는 작았다가 순식간에 커진 단체도 많고, 차츰 규모가 커진 곳도 있고, 여전히 규모는 비슷한 곳도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중심이었습니다. 효선 자매는 중심이 바로 서있는 사람입니다. 교회에서도 피곤한 와중에 청소년부 교사, 청년부 리더까지 섬기고 있습니다.

제가 효선 자매를 보면서 참 감동받았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은 정말이구나 싶었던 순간입니다. 아직 하나님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남자친구를 위해 책을 쓴 것입니다. 하나님에 대한 이야기를 남자친구를 위해 풀어 쓰다니, 감동이었습니다. 지식이 아닌 사랑으로 전하는 그 모습이야말로 진짜니까요.

결국 그 중심이 있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확장시켜가는 것입니다. 그 중심이 있으니,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이번에 텐메이커에서 9월 6-7일 작품 전시회를 스페이스비 연남에서 하게 됩니다. 버스킹 팀은 찬양을, 미술팀은 미술을, 작가팀은 책을, 다양한 분야에서 청년 예술인들이 본인들의 꿈을 나누게 될 예정입니다.

아무쪼록 이 편지를 보신 많은 분들이 당일 참여해 뜨거운 청년들의 모습을, 그리고 기독 청년 예술인들의 자리를 빛내주기를 기도합니다.

3. 한 사람은 우리 교회에서 난민 선교를 위해 코로나 한복판에 튀르키예(터키)로 파송한 함기훈(함생명) 허단비 부부입니다.

누구나 그렇듯 첫 만남이 있겠지요. 허단비 자매는 ‘우리들의 눈’이라는 단체에서 시각장애인들을 대상으로 미술교육을 하던 중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허단비 작가로 만나게 됐지요. 달꿈예술학교의 자립과 사람들과의 소통을 위해 세워진 쿰카페가 오픈하던 2018년 5월 5일, 허단비 자매의 전시회를 카페에서 열었습니다. ‘빛’이라는 주제로요.

그리고 역시나 고통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하면서 단비 자매의 눈물이 빛나며 떨어지던 순간을 기억합니다. 그때만 해도 이렇게까지 하나님이 인도하실까 싶었습니다.

단비 자매는 이후 결혼에 대한 난관에 부딪쳤습니다. 당장 결혼식을 하기 어려운 형편을 듣고 두 사람의 결혼을 응원하자며 청년들이 연합해 장소를 빌리고 미니 언약식(결혼식?)처럼 서프라이즈를 해주었습니다.

기가 막힌 요리와 함께, 많은 청년들이 와서 축복해 주었습니다. 세상 어떤 결혼식이 이보다 멋질까요? 교인들 역시 이 소식을 듣고 실제 결혼식이 있었던 것처럼, 축의금과 축복을 해주었습니다.

이 둘은 난민들을 위해 미술 교육을 하고 예술로 섬기는 사역을 합니다.

한국에서 아랍어로 번역하고 미술교육 영상을 촬영해 중동 지역으로 보내 시리아 난민들을 돕고 있었지요.

매년 아트캠프로 레바논에 직접 가서 아이들을 만나고 사랑하며 교육하고 돌아오던 이 부부는, 어느 날 제게 다가와 말합니다.

“목사님, 정말 현지로 선교하러 가고 싶어요.” 그때가 코로나가 한창일 때였습니다.

그런데 더 감동적인 것은 우리 교회에서 선교사로 파송받고 싶다는 것입니다.

송구영신예배에서 둘이 메시지를 전하고 이듬해 봄 떠나보냈습니다. 당장의 생계를 모두 교회가 책임질 수는 없었지만, 모든 부서가 합심해 2년 동안 선교사로 파송하기로 했습니다.

어린이부터 노년까지, 금액의 숫자가 크든 작든 하나가 된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렇게 튀르키에로 떠난 부부는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이곳은 비자가 없으면 3개월밖에 머물지 못하는 곳입니다. 꾀를 쓰면 된다고들 했지만, 이들은 꾀를 쓰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른 나라로 3개월마다 한 번씩 옮겨다니며, 그 지역 아이들을 만나는 순회 선교사가 되었습니다.

교회에서 주는 사례비는 고작 75만 원밖에 되지 않는데, 그걸로 버티고 살아야 했습니다. 현지 선교센터에서 집이 나오는 것도 아니니 월세로 거의 다 들어가고, 까마귀가 물어다주는 것에 자족하며 2년을 살았던 겁니다.

그곳에서 두 부부는 ‘존엄 프로젝트’를 하면서 많은 난민 아이들뿐 아니라 부모들을 교육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되어 한국에 돌아왔지만, 점점 갈망하는 마음으로 가득합니다.

안타깝게도 교회 형편이 어려워져 지원이 절반으로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꿈을 포기하지 않는 단비 자매는 ‘구름이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난민 지역에 직접 가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섬길 수 있는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입니다. 난민 사역을 위해 허단비 작가의 사역을 후원하는 것입니다.

저희 카페에도 단비 작가의 작품이 걸려 있습니다. 오는 이들마다 눈이 휘둥그레지고 마음의 평안을 느끼는 작품입니다. 부디 이 편지를 통해 많은 분들이 구름이 프로젝트에 동참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구름이 프로젝트’ 바로가기

4. 여러분의 관심과 후원이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 한 개인의 꿈에만 연결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한 개인이 중심을 흐트리지 않고, 굳건한 중심, 한 생명에 대한 가치를 지키는 것과 연결됩니다. 뿐만 아니라 이는 교회를 세우는 일과도 연결됩니다.

우리 교회는 컴패션과 함께 북한 어린이 선교 파트너십을 맺었습니다. ‘북한에도 한 영혼을’이라는 주제로, 북한에 달꿈예술학교를 세우기 위해 합심 기도하고 있습니다.

150곳 넘는 교회들이 모인 세미나에서, 우리 교회보다 작거나 비슷한 교회의 사례를 발표하거나 듣고 싶은데, 듣기가 힘듭니다. 작은 교회들끼리만이라도 연대를 하면 좋겠는데, 그런 자리를 마련하는 것도 힘이 듭니다. 대부분 사례발표 자료들도 대형교회 위주입니다. 그래서 포기하는 경우들이 참 많습니다.

마찬가지로 많은 기독 사업가, 선교사들이 흔들리는 이유 중 하나는 재정이기도 합니다. 후원이 많은 곳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큰 교회만 선교사를 파송할 수 있는 현재의 구조는 계속해서 수평이동뿐 아니라 교회의 수직 구조화를 양산할 뿐입니다.

규모가 작은 교회에서도 선교사를 파송할 수 있어야 당연한 겁니다. 규모가 크지 않은 교회에서도 북한 선교의 비전을 가질 수 있어야 당연합니다. 그것을 위해 서로 연대하는 것입니다

저는 두 사람이 어려운 형편에도 저희 교회 안에서 최선을 다해 섬기는 모습, 사랑하는 한 사람을 위해 책을 쓰고, 튀르키예에서 만난 한 영혼을 위해 헌신을 결심하며 선교사로 파송해줄 것을 요청한 신실함을 지키는 것과 교회와 함께 하나님의 일을 하기 위해 모두의 힘이 맞닿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5, 제가 두 사람을 ‘사랑의 편지’에 소개한 이유가 그래서입니다. 이들은 고통이나 유혹 가운데서 자기 자리를 빛내는 사람들입니다. 흔들리지 않고 작고 연약한 교회지만 주어진 자리에 최선을 다합니다.

큰 규모의 프로젝트만이 아닌, 내 옆의 사람을 사랑하며 그 한 사람을 위해 책을 쓰고, 한 명의 어린이를 위해 선교를 결심한 사람들입니다. 달꿈의 정신과 일치할 뿐 아니라 예수님의 마음과 일치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두 사람의 사역과 두 사람의 비전에 함께 동참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우리 모두의 마음이 모여, 이 시대 청년들과 고통당하는 자들에게 하나님의 단비가 내리기를 기도합니다.

류한승 목사
생명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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