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진 칼럼] 난임과 보조생식술(Assisted Reproductive Technology, ART)

|  

크리스천과 생명윤리 34

▲이명진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상임운영위원장(성산생명윤리연구소 전 소장, 의료윤리연구회 초대회장)
▲이명진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상임운영위원장(성산생명윤리연구소 전 소장, 의료윤리연구회 초대회장)

난임 가정의 고통

“보라 자식들은 여호와의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로다 젊은 자의 자식은 장사의 수중의 화살 같으니 이것이 그의 화살통에 가득한 자는 복되도다 그들이 성문에서 그들의 원수와 담판할 때에 수치를 당하지 아니하리로다”(시 127:3~5)

솔로몬은 시편을 통해 자녀를 갖는 것이 하나님의 축복이고 상급이라고 기쁨을 노래했다.

한편 성경에서 난임으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낸 인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아브라함은 100세에 사래를 통해 이삭을 얻었고, 이삭은 40세에 리브가와 가정을 이룬 후 20년 만에 자녀를 얻었다(창 25:20~26). 야곱의 아내 라헬은 남편에게 아이를 못 낳는다면 차라리 죽고 싶다고 절박한 심정을 호소했다.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 역시 자식의 없음에 슬퍼하며 통곡하며 기도했다. 난임 부부의 정신적인 고통이 얼마나 크고 힘든 것인지 알 수 있다. “라헬이 자기가 야곱에게서 아들을 낳지 못함을 보고 그의 언니를 시기하여 야곱에게 이르되 내게 자식을 낳게 하라 그렇지 아니하면 내가 죽겠노라”(창 30:1) “한나가 마음이 괴로워서 여호와께 기도하고 통곡하며”(삼상 1:10)

결혼한 가정에서 자녀를 생산하는 일은 큰 기쁨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아이가 생기지 않거나(난임 難妊) 아예 임신을 하지 못하는 경우(불임 不姙)도 있다. 의학적으로 불임(infertility)은 결혼한 지 1년 이내에 정상적인 성관계를 하고도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예전에는 불임과 난임을 혼용해서 사용했으나, 불임이 주는 부정적인 느낌을 배제하려고 최근에는 난임으로 대체해서 사용하고 있다.

윤리가 빠진 의술의 위험성

현대 의학의 발달로 난임의 원인을 알아가면서 임신을 어렵게 하는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가고 있다. 문제는 새로 개발된 의학 기술이 기독교 생명윤리 기준에 합당한 것인가 먼저 살펴보고 이용해야 한다. 윤리가 빠진 의료기술의 이용은 창조 질서를 교란시키고 생명의 존엄성과 가치를 훼손하기 때문이다.

1. 난임의 원인

난임의 원인으로는 남편에게 문제가 있는 경우와 아내에게 문제가 있는 경우, 부부 모두에게 문제가 있는 경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남편에게 문제가 있는 경우는 ①정자의 문제(정자 수가 적거나, 정자의 운동성이 저하된 경우, 정자의 형태에 이상이 있는 경우) ②생식기관의 문제(정관 폐쇄, 정관정맥류) ③호르몬 이상이나 면역의 문제 등이 있고, 아내에게 문제가 있는 경우 ①난소 기능의 문제(배란 장애, 난포 성장 문제) ②생식기관의 문제(난관 폐쇄, 난관 기능 장애) ③자궁의 문제(자궁내막증, 자궁 기형) ④호르몬 이상이나 면역의 문제가 있다. 그 외 양측에 모두 문제가 되는 것이 나이와 생활 습관(흡연, 음주, 비만, 스트레스)이다. 이 중 남편이나 아내나 나이가 많을수록 임신 성공률이 떨어진다.

2. 난임의 해결 방안 선택 전에 고려해야 할 점

난임이 있는 경우 하나님이 주신 의학 지식과 기술을 이용하여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점차로 늘어나고 있다. 많은 해결 방법을 난임의 원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크리스천은 성경적 기준에 합당한지 먼저 살펴본 후 선택해야 한다.

①모든 보조생식술은 결혼한 부부에 한해서 이용할 수 있다.
②생명이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
③부부의 생식세포(정자, 난자)만을 사용해야 한다.
④모든 배아는 자녀로 생각해야 한다.

3. 선택할 수 있는 보조생식술

보조생식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인공수정법(자궁 내 정자 주입술)과 시험관 아기(체외 수정술)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두 방법 중 인공수정법은 아내의 자궁 내에 남편의 정자를 주입하는 방법으로 선택할 수 있는 보조생식술이다. 배아가 만들어지기 전 단계이기에 배아가 죽는 일이 아니다.

문제는 시험관 아기(체외 수정술)다. 현재는 의학의 발달로 시험관 아기의 성공률이 많이 좋아지고 있지만 각 과정마다 수정된 배아의 손실이 있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많은 배아를 이식하는 문제, 잔여 배아의 문제, 다태아 임신으로 인한 신생아와 임신 여성의 건강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배아의 생명이 보장받지 못한다는 문제가 제일 큰 문제다.

4. 시험관 아기를 시도하는 부부가 명심해야 할 점

시험관 아기는 의학이 발달하여 배아의 파괴가 없다면 선택할 수 있는 보조생식술이다. 하지만 현재의 의학 수준에서는 배아 파괴가 필연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생명을 보존하지 못하는 방법이다. 그렇기에 크리스천이 선택하기에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시험관 아기를 고려하는 가정은 아래 3가지 사안을 꼭 살펴보고 결정했으면 한다. 시험관 아기의 초기 당시에는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많은 배아를 생성하고, 많은 배아를 한번에 이식하는 쏟아붓기식의 방법을 이용했다. 당연히 배아의 생명이 보존되지 못하는 결과를 발생시켰고, 사용하지 않는 잔여 배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윤리적인 문제를 발생시켰다. 이런 윤리적인 문제를 피하기 위해 가능한 생명이 손상되지 않도록 최선의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런 방법이 비록 여러 개의 배아를 이용하는 것보다 성공율이 떨어지고 비용도 많이 들지만, 그나마 현재로서 선택지로 고려해 볼 수 있는 방법들이다.

①체외 수정란 1) 수정된 배아는 태어날 나의 자녀로 생각해야 한다. 2) 수정된 순간부터 생명이기에 생명이 손상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②수정란 생성 1) 가능한 적은 개수 생성해야 한다(현재 국내 시행기준 : 1회 착상 개수 35세 미만 2개/ 35세 이상 3개).  2) 한 주기에 사용할 수정란만 생성(3개 이하)하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3) 냉동 배아로 보관 후 이용하려면 모든 배아가 출생할 것으로 여기고 시도해야 한다. 4) 단태아 이식을 권장한다(한 번에 한 개의 배아만 이식).
③기존 냉동배아의 처리(지금까지 5년간 보존 후 폐기하였으나 현재 영구보존 가능) 1) 연구목적 이용 금지(현재 동의자가 거의 없다) 2) 영구냉동보존 3) 배아입양 – 결혼한 가정에 한하여 허용하는 기준 필요하다.

5. 난임을 피하려면

태의 문을 열어주시는 것과 다산(多産)은 하나님의 복임에 틀림없다. 생육하고 번성하라고 하신 주님의 명령이고 약속이기 때문이다. 이런 복을 받아 누리기 위해서는 난임의 원인이 되는 것을 피하는 것이 크리스천이 마땅히 취할 일이다.

①가능한 적령기에 결혼을 한다. 크리스천 가정의 자녀들은 빨리 결혼하도록 권해야 한다.
②결혼 후 피임 기간을 오래 갖지 않는다. 결혼 후 가능한 빨리 아이를 갖도록 한다.
③생육하고 번성하는 생산 활동에 나쁜 영향을 주는 생활 습관들을 피한다.
④배우자와 자녀 생산을 위해 결혼 전부터 기도로 준비한다. 맡겨 주신 자녀들을 신앙 안에서 잘 양육하는 청지기적 부모의 삶을 준비해야 한다.

이명진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상임운영위원장(성산생명윤리연구소 전 소장, 의료윤리연구회 초대회장)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에디터 추천기사

목데연 기독교 인구 통계

한국 기독교 인구, 현 16.2%서 2050 11.9%로 감소 예상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에서 발간한 「한국기독교분석리포트」, 그리고 한국갤럽 등 주요 조사 기관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12년 이후 한국 기독교 교인 수는 줄어들고 있다. 교인 수의 감소는 하나님 나라의 확장이라는 점에서도 문제가 되지만, 교회 유지의 문…

영국 폭동

영국 무슬림 폭동은 왜 일어났을까

영국 무슬림들 불법 대형 시위 다시는 못 덤비도록 경고 성격 어느 종교가 그렇게 반응하나? 말로만 평화, 실제로는 폭력적 지난 7월 29일 영국 리버풀 근교에 있는 사우스포트 시의 작은 댄스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있던 어린이 3명이 갑작스럽게 침입한 청소년…

세계기독연대

“北, 종교 자유와 인권 악화 불구… 지하교회와 성경 요청 증가”

인권 침해, 세계서 가장 심각 사상·양심·종교 자유 등 악화 모든 종교, 특히 기독교 표적 주체사상 뿌리 둔 종교 형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 10주년을 맞아, 영국의 기독교박해 감시단체인 세계기독연대(Christian Solidarity Worldwide, 이하 CSW)가 11일 ‘…

손현보 목사

손현보 목사 “순교자 후예 고신, 먼저 일어나 교회와 나라 지키길”

손현보 목사(세계로교회 담임)가 10일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제74회 총회에서 오는 10월 27일에 예정된 200만 연합예배에 대해 언급하며 “순교자의 후예인 우리 고신이 먼저 일어나 한국교회를 지키고 이 나라 이 민족을 지켜주시길 다시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

사단법인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이사장 이재훈 목사)와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장종현 목사)

“서울교육감 선거, 교육 미래 가를 것… 신앙교육권 보장하라”

기독교 교육계가 사립학교의 건학이념 구현을 위해 사립학교법 개정과 2025 고교학점제 수정, 헌법소원의 조속한 판결을 촉구했다. 특히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의 궐위로 공석이 된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10월 16일)에 대한 한국교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사단법…

김지연

김지연 대표 “사라졌던 이질·매독 재유행 국가들 공통점은?”

동성애자들에 매달 2조 5천억 들어 이질, 엠폭스, 매독 등 다시 생겨나 영·미 등 선진국들도 보건 당국이 남성 동성애자와 질병 연관성 인정 변실금 등 항문 질환도 많이 발생 폐암 원인 흡연 발표하면 혐오인가 지난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