깎아내리기와 부풀리기, 그리스도인들도 예외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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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과 성찰 6] 비판의 기술들 (2)

성도들끼리 ‘카더라’ 통신 남발
흔들리는 건, 무엇이든 불안정
사탄, 성도 마음 미혹해 흔들어
일단 비틀어지면 바로잡기 힘듦
깎아내리기, 끌어내리려는 목적
부풀리기, 어디로 올리려는 목적

▲ⓒ픽사베이

▲ⓒ픽사베이

다음 비판의 기술은 ‘깎아내리기’다. 한국인들의 나쁜 습성 중 하나는 남 험담하기다. 앉으나 서나 모였다 하면 한국인들은 그 자리에 없는 다른 사람의 흉을 보거나 나쁜 소문을 낸다. 여기에 걸려들지 않은 사람은 없다. 대통령부터 시작하여 심지어 자기 남편이나 아내까지 비판 대상이 되어 도마 위에 오른다.

한국인들은 유달리 다른 사람들의 사생활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다. 늘 다른 사람의 일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무언가 의혹의 눈초리로 바라본다.

그리스도인들도 예외가 아니다. 교회 안에서 같은 성도들끼리 서로 험담하고, 이른바 ‘카더라’ 통신을 남발한다. 자기보다 다른 성도가 더 인기를 끌거나 주목을 받으면 시기 질투의 화신이 되어, 온갖 악소문을 지어내 퍼트린다.

하지도 않은 것을 했다고 하고, 그런 의도로 말하지 않았는데 엉뚱한 해석으로 유언비어가 되는 것은 ‘부풀리기’ 때문이다. 좋은 소문은 거북이 걸음으로 달리고, 나쁜 소문은 개처럼 달린다. 길을 가다 눈만 마주쳐도 이상한 소문으로 부풀려져 당사자를 곤혹스럽게 만든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라는 속담은 ‘부풀리기’ 문화의 속도를 재촉하는 데 기여했다. 이런 속설들이 습관처럼 몸이 배어 모든 것을 의구심으로 바라보게 하고 진정성을 깎아내리며, 사실을 비틀고 이질적 거짓들을 부풀려 눈덩이처럼 쌓이게 한다.

무엇이든지 흔들리는 것은 안정적이지 못하다. 미국 퀘이커 교도들은 유별난 몸짓으로 흔들면서 기도를 한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흔들리면 판단이 흐릿해진다. 주마간산(走馬看山)이란 ‘달리는 말 위에서 산을 본다’는 뜻이다. 흔들리는 상태에서는 정확히 볼 수 없음을 뜻한다.

사탄은 성도의 마음을 미혹해 흔든다. 제비족은 멀쩡한 주부의 마음을 흔들어 유혹에 빠지게 한다. 자꾸 흔들리면 뿌리가 뽑힌다. 뿌리가 뽑히면 터전을 잃는다. 뿌리 없는 인생은 바람에 나는 겨와 같다. 뿌리 깊은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한 번 비틀어진 것은 다시 바로잡기가 어렵다. 조선 왕궁 기둥에 쓰인 붉은 소나무는 줄기가 곧다. 좋은 것은 30m 이상 하늘을 치솟는다. 줄기가 비틀어진 나무는 목재로 부적합하다. 나무뿐 아니라 사람의 마음도 비틀어지면 다른 사람이 경계한다. 가까이 다가가지 않으려 한다.

한 번 비틀어진 마음을 바로 잡으려면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고, 시간과 비용이 든다. 언론이 진실을 말하지 않고 의도적인 비틀기를 할 때 사회는 병든다. 진실이 사라지면 온갖 풍문과 헛소문과 유언비어가 떠돌고, 너도나도 누명을 쓰고 억울한 사람을 살게 된다. 한국 사회는 이미 비틀어져 있다.

좋은 평판은 사라진 지 오래다. 정치권은 서로를 향해 깎아내리기 바쁘다. 단 한 번도 상대방을 향해 칭찬을 하는 법이 없다. 상대가 하는 일은 무조건 비난하고 공(功)을 깎아내리는 것이 몸이 배여 버렸다. 각 당 대변인들은 매일같이 상대를 공격한다. 그것이 마치 올바른 정치라고 되는 듯, 거침없이 상대한다. 한국 정당은 경쟁자가 아니라 적군이다. 이런 나쁜 습성과 문화는 한국 사회를 병들게 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로 인해 어른뿐 아니라 아이들까지 다른 사람을 험담하고 비난하는 일을 능숙히 행한다. 공직자 청문회장은 자질검증이라는 미명 아래, 깎아내리기 박람회장이다. 장관이 되려면 성직자 이상 도덕적으로 완전 무결해야 되는 것인 양 판을 굴린다.

더 황당한 일은 검증을 한다는 심사위원들은 과연 후보자보다 더 도덕적이고 청결한가에 있다. 인간은 전적으로 타락한 죄인이다. 이 세상에 무죄한 존재는 예수 그리스도 한 분이시다. 모든 인간은 하나님 앞에서 죄인이다.

깎아내리기가 어떤 사람을 자리에서 끌어내리기 위한 목적이라면, 부풀리기는 어떤 사람을 의도된 자리에 올리기 위한 목적을 가진 기술이다. 학력을 부풀리고 경력을 부풀리는 일이 다반사이다. 사람은 그가 가진 것보다 더 많이 부풀려지는 순간 불행해진다. 한 번 부풀려진 누룩은 다시 제 형태로 환원되지 못한다.

부풀려진다는 것은 속이 허공처럼 빈다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맛없는 과자가 뻥튀기라고 한다. 속이 비었기 때문이다. 속이 빈 사람을 허풍쟁이라 부른다. 속이 진실로 꽉 차 있는 사람은 헛된 말, 헛된 행동을 하지 않는다. 자신을 과대평가하지 않는다. 자신에게 정직하다. 하나님은 정직한 자에게 삶의 지혜를 주시고 복을 주신다.

“아무도 자신을 속이지 말라 너희 중에 누구든지 이 세상에서 지혜 있는 줄을 생각하거든 어리석은 자가 되라 그리하여야 지혜로운 자가 되리라(고전 3:18)”.

▲최더함 목사. ⓒ크투 DB

▲최더함 목사. ⓒ크투 DB

최더함 목사

Th. D., 바로善개혁교회
마스터스 세미너리 책임교수
마스터스 개혁파총회 임시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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