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 말하는 ‘편 가르기’의 해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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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합당하게 쓰임받는 사람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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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년이 달려와서 모세에게 전하여 이르되 엘닷과 메닷이 진중에서 예언하나이다 하매 택한 자 중 한 사람 곧 모세를 섬기는 눈의 아들 여호수아가 말하여 이르되 내 주 모세여 그들을 말리소서 모세가 그에게 이르되 네가 나를 두고 시기하느냐 여호와께서 그의 영을 그의 모든 백성에게 주사 다 선지자가 되게 하시기를 원하노라(민수기 11:27-29)”.

앞선 민수기 11장 24-25절에서 하나님께서는 칠십 명의 장로들을 불러 모세가 받았던 하나님의 영을 주셨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같이 참석하지 않았던 두 사람에게도 하나님의 영을 주어 예언하도록 하셨습니다. 그러나 여호수아는 그들이 모세의 중재 없이 예언하는 것은 모세의 권위를 떨어뜨린다고 생각했습니다(27-28절).

하지만 모세는 여호수아에게 “하나님은 모든 사람이 예언의 영을 받아 하나님의 목적에 ‘합당하게 쓰임받기’를 원하신다”고 가르치셨습니다(29-30절).

26절에 ‘그 기명된 자’란 70인 장로 명단에 포함돼 기록된 자들을 말합니다. 27절의 엘닷은 ‘하나님의 벗’이라는 의미로, 광야에서 모세를 도와 같이 봉사한 70인 장로 중 한 사람입니다. 민수기 34장 21절에는 ‘엘리닷’이라는 이름이 나오는데, 이 두 이름이 동일인을 가리키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합니다. 메닷은 ‘사랑받음’ 또는 ‘친구’라는 뜻의 이름입니다.

“두 사람이 진에 머물러 회막에 나아가지 아니하였으나(26절)”는 구절에서 ‘나아가다’는 단어는 ‘안에서 밖으로 나간다’는 뜻을 내포하므로, 회막은 전의 바깥쪽에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달려와서 …진중에서(27절)”, “진중으로 돌아왔더라(30절)”는 기록은 이러한 사실을 입증해줍니다.

다른 장로들이 장막에서 여호와의 신을 받고 예언했을 때,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엘닷과 메닷은 진중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도 여호와의 신이 임해 예언을 했습니다. 여호수아는 예언을 중단시키도록 간언했지만, 모세는 “여호와께서 그 신을 모든 백성에게 주어 선지자 되게 하시기를 바란다”며 오히려 그를 타일렀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3가지 귀한 영적 교훈을 발견하게 됩니다. 첫째, 진정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일이라면, 인간의 어떤 권위로도 막을 수 없고 막아서도 안 됩니다. 둘째, 모든 백성이 선지자 되기를 바라시는 여호와의 뜻은 신약 시대에 이루어졌습니다. 셋째, 모세는 측근의 말에 미혹되지 않고 진리대로 행하며 말한 지도자였습니다.

우리 신앙인들이나 세상 사람들은 자기가 추종하는 사람에게만 절대 의지하므로, 다른 사람의 말이나 행동은 믿지 않고, 아예 들으려 하지도 않았습니다. 물론 여호수아는 모세를 위하는 마음으로 간언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모세가 훌륭한 지도자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옳은 것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하나님의 방법이 아닌 인간의 방법대로는 따르지 않으므로 하나님에게 인정받는 지도자가 되었던 것입니다.

오늘 간언한 여호수아는 어떻게 보면 편을 가르는 모습입니다. 다른 두 명에게도 하나님의 영이 내려 예언을 하자, 모세 다음 2인자였던 여호수아가 그들을 말리자고 간언합니다. 우리 편이 아니니 내치자는 것입니다.

이에 모세는 말합니다. “너는 나를 생각하여 시기하는 것이냐? 차라리 주님의 온 백성이 예언자였으면 좋겠다.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당신의 영을 내려주셨으면 좋겠다”고 여호수아에게 말합니다.

사람들은 어린 시절부터 편을 가르며 살아갑니다. 반장이나 부반장, 분단장을 뽑는 선거를 할 때면, 꽤 잘 사는 부유층 학생들은 과자나 빵 같은 먹거리나 장난감 같은 놀이기구를 친구들에게 과시하며 능력이 아닌 그런 것들로 유혹합니다.

어떤 친구들은 물량공세에 넘어가 상대 후보를 비방하며, 자신에게 먹거리나 장난감을 준 친구를 위해 편을 만들고, 다른 학생들에게 자신이 지지하는 친구를 위해 소문 등 옳지 않은 방법을 동원하면서까지 자신의 편이 유리하도록 꾸밉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승진을 위해 다른 직원들을 깎아내리면서까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애를 쓰는 모습도 있습니다. 직장 안에서도 편을 갈라 상대편에게 좋지 못한 소문을 내면서 승진을 위해 갖은 추태를 보이며 직장생활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편을 갈라야만 하는 직업이 있습니다. 바로 운동선수입니다. 룰을 지키면서 상대를 제압해야 승리하는 것은 운동선수에게 철칙입니다. 편을 가르더라도 규칙을 준수하며, 상대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범위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은 아름다운 모습이고, 관중들에게는 감동을 선물할 것입니다. 시합이 끝나면 이긴 선수가 진 선수를 위로하고 격려해주는 모습은 스포츠 정신을 더욱 아름답게 해줍니다.

편 가르기가 인간 사회에서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바로 탐심 때문입니다. 물질욕과 명예욕, 권력과 자랑 때문에 편 가르기는 절대 사라질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예수께 이르시되 금하지 말라 내 이름을 의탁하여 능한 일을 행하고 즉시로 나를 비방할 자가 없느니라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자는 우리를 위하는 자니라(마가복음 9장 39-40절)”.

예수님께서는 관용의 정신으로 제자들의 편협한 배타주의를 물리치셨습니다. 적어도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적을 행한 사람이라면, 예수님을 신뢰하는 사람으로서 복음의 협력자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 부분에서 가르치신 교훈이 수록돼 있는데, 서로 자비와 관용을 베풀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도 자신들과 상관없는 몇 사람이 예수님의 이름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을 보고 예수님께 고발합니다. 우리 편이 아니니 그런 일을 못하게 막자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막지 말라 내 이름으로 기적을 일으키고 나서 바로 나를 나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형제들아 내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너희를 권하노니 모두가 같은 말을 하고 너희 가운데 분쟁이 없이 같은 마음과 같은 뜻으로 온전히 합하라 내 형제들아 글로에의 집 편으로 너희에 대한 말이 내게 들리니 곧 너희 가운데 분쟁이 있다는 것이라 내가 이것을 말하거니와 너희가 각각 이르되 나는 바울에게, 나는 아볼로에게, 나는 게바에게, 나는 그리스도에게 속한 자라 한다는 것이니(고린도전서 1:10-12)”.

여기서 바울은 분쟁 사실을 말하기 전에 교인들이 지켜야 할 원칙, 즉 협조와 단결의 원칙을 밝히고 있습니다. 글로에에 대하여 자세한 소개도 없이 이름만 언급된 것으로 볼 때, 아마 그녀는 고린도 교회 여신도였던 것 같습니다. 바울에게 소식을 전한 사람이 글로에의 식구 중 하나인지 종인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바울 파’는 바울의 전도를 통해 개종한 신자들을 가리킵니다. 이들은 특히 바울을 비판하는 자들에게 대항하여 바울을 옹호하였습니다.

‘아볼로 파’는 철학적 소양이 깊고 성경에 대한 지식이 많으며 능변(能辯·말솜씨가 능란한 사람)이었던 아볼로(행 18:24)를 중심으로 한 교인들을 말합니다. 그는 지성적 고린도 교인들에게 크게 환영을 받았습니다. 바울과는 개인적으로 아무런 정쟁이나 반감이 없었지만 추종자들이 분파를 이룬 것입니다.

‘게바 파’는 베드로가 예수의 수제자였으며, 사도들을 대표하는 점을 들어 그를 지도자로 섬기려는 교인들 때문에 이뤄졌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리스도 파’는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직접 목격한 자들의 증언만을 중시하고 다른 사도들의 가르침은 무시한 자들이거나 자신들과 그리스도 사이의 중재자를 인정치 않는 영적 독립주의자들이었습니다.

바울은 자신의 이름을 지닌 당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당파를 전적으로 부인하고 나섰습니다. 오롯이 복음만을 올바로 전하고자 하는 바울의 정의롭고 공평하고 충실한 태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오늘 말씀들을 요약해 보면, 성경 말씀들은 자신이 속한 편을 넘어서라고 말씀하십니다. 신앙인은 편을 가르기 위해 정해놓은 선을 넘어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 편이냐 아니냐에 따라 무조건 찬성하고 반대하는 이분법적 사고(二分法的 思考)를 넘어서라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이분법적 사고란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음에도 두 가지 가능성에 한정해 사고하는 오류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나는 여당이 싫지는 않다’는 진술을 ‘그렇다면 여당을 맘에 들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하는 태도입니다. 여당에 대한 여러 태도가 있을 수 있음에도, 좋거나 싫은 두 가지만으로 한정하는 오류를 범한 것입니다.

더구나 복음의 다른 부분들은 편 가르기가 그냥 인격의 문제가 아니라 큰 죄라고 엄중히 경고하십니다. 야고보서는 자기 이익만 추구하는 독선적인 부자들을 향해 “들으라 부한 자들아! 너희에게 임할 고생으로 말미암아 울고 통곡하라(야고보서 5:1)”라고 하십니다.

야고보는 상인들에게서 부자들에게(4:13 이하)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상인들에 대한 교훈이 원리적이었다면, 부자들에 대한 경고는 실제적입니다. 이 부분은 부자들의 죄악상을 파헤치고 있으며, 그들은 연약한 일군들에게 품삯을 제대로 주지 않았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일군들의 억울함을 알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야고보는 예언적인 경고로써 준엄한 비판을 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마가복음 9장 42절은 “또 누구든지 나를 믿는 이 작은 자들 중 하나라도 실족하게 하면 차라리 연자맷돌이 그 목에 매여 바다에 던져지는 것이 나으리라”고 했습니다. 남을 죄 짓게 하느니 연자 맷돌을 목에 걸고 바다에 던져지는 편이 오히려 낫다는 것입니다. 습관적으로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화내고 욕하고 저주하는 것은 분명 죄를 짓는 것이라고 하십니다.

연자맷돌은 나귀가 돌리는 큰 맷돌을 말합니다. 이 연자맷돌을 목에 달고 물에 빠뜨리는 형벌은 당시 수리아, 헬라, 로마 등지에서 중죄인을 처형하는 방법이었습니다. 특히 “실족케 하면”이란 관용에 대한 소극적 경계입니다. “실족케 하다”는 말은 ‘넘어뜨린다’는 뜻으로, 믿음을 떠나게 하고 멸망케 한다는 말씀입니다.

교회 안에도 편 가르기에 여념이 없는 지도자들이 있어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자기 생각과 판단만이 옳고, 자기 편이 아닌 상대방을 멸시하거나, 편을 갈라 왕따를 만드는 지도자들이 있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그로 인해 장로의 직분을 사임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오늘 본문의 사도 바울처럼 오로지 그리스도를 위한 정신으로 임해야 하지만, 당을 만들고 편을 갈라 신자들을 현혹하게 하며 죄를 짓게 만드는 일은 절대 삼가야 하겠습니다.

지금 정치하는 사람들을 보면, 자신의 당을 위해 온갖 권모술수를 다 부리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방의 의견은 무시하며 국민들과 하나님 앞에 죄를 짓고 있어 애가 마를 지경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고질병인 편 가르기는 나라를 위태롭게 하며, 이로 인해 국민들은 너무 불안합니다. 하루속히 그런 풍토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자신의 목적이나 성공을 위해 편을 갈라서라도 욕심을 발휘하는 정치인은 이제 뽑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편 가르기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중죄임을 신앙인들은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한결같이 소통하고 협력하며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사랑할 수 있는 ‘합당하게 쓰임받는 사람들’로 거듭나지 않으면, 죄의 삯은 사망으로 이어지게 될지 모릅니다.

▲이효준 장로.

▲이효준 장로.

이효준 장로(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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