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래 칼럼] 살아온 가족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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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래 목사.

▲조성래 목사.

아담 때부터 종말에 이르기까지 사람은 누구나 가족이 있습니다. 그 가족의 일원이 누구인지에 따라 행복과 불행, 천국과 지옥이 나뉘게 됩니다. 결혼은 선택할 수 있지만, 이 땅에 태어나는 생명은 스스로 선택할 수 없습니다. 이것을 세상 용어로 ‘필연’(必然)이라고 합니다. 필연은 반드시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또한 ‘운명’(運命)은 앞으로의 생사나 존망에 대한 처지를 의미합니다. 저는 필연과 운명에 관한 가족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세상에는 불쌍한 가정들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필연적으로 태어난 자녀들이 부모를 잘못 만나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자유를 박탈당하고, 마땅히 누려야 할 행복을 감히 꿈도 꿀 수 없이 비참한 삶을 살아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런 가정이 세상에는 너무나 많습니다.

또한 세상에는 불행한 부부들도 많습니다. 결혼 전에는 왕자와 공주처럼 무지갯빛 꿈을 꾸며 결혼했지만, 결혼 후 첫날부터 불행하게 사는 부부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결국 견디지 못해 이혼을 선택하는 부부들도 많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축구 강국으로 유명한 포르투갈의 이혼율은 무려 94.1%라고 합니다. 대한민국도 46%로, 두 쌍 중 한 쌍이 이혼하는 셈입니다. 미국, 영국, 프랑스 같은 나라들도 이혼율이 45% 이상이라고 합니다. 이혼율이 선진국일수록 높고, 후진국일수록 낮은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가정의 행복이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통계입니다. 이러한 환경을 보며 제가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부부가 행복하면 천국보다 조금 못하지만, 불행하면 지옥보다 더 비참하고 고된 삶을 살게 된다”고….

오늘 점심에 아내와 함께 식사하며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당신이 알고 있는 사람 중에 행복한 부부를 본 적이 있습니까?” 아내는 “아직까지 단 한 가정도 보지 못했습니다.” 저 역시도 40년간 목회를 하면서 행복한 부부를 본 적이 없습니다. 저는 지난 15년 동안 목회자를 대상으로 사역해 왔습니다. 아직까지 행복한 목사의 가정을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이처럼 가족과 부부의 행복이 어려운 문제일까요?

25년 전쯤 교회의 한 집사님 부부와 여행을 갔습니다. 남자 집사님께서 제 아내에게 질문했습니다. “사모님, 만약 이 땅에 다시 태어난다면 목사님과 다시 결혼하겠습니까?”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아내는 대답했습니다. “예, 저는 다시 태어나도 목사님과 결혼할 것입니다.” 그리고 옆에 있던 아내에게도 질문했습니다. “당신도 다시 태어난다면 나와 결혼할 건가요?” 하지만 그녀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공기가 싸늘해졌습니다. 화가 난 집사님은 자동차 유리창을 주먹으로 내리치며 화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여행은 더 계속할 수 없을 만큼 험악해졌습니다. 25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를 잊을 수 없습니다. 이처럼 부부의 행복은 먼 곳에 있는 걸까요?

이 땅에서 불행을 원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다수 사람은 행복을 바라면서도, 살아가는 모습과 삶을 보면 모두가 불행할 수밖에 없도록 살고 있습니다. 그 원인은 타인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엄밀히 따져보면 모두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래서 문제 아이는 없다고 합니다. 그 문제아를 만든 것은 부모라고 말들을 합니다. 요즘 TV를 보면 짐승과 자녀들에 잘못된 버릇과 습관에 대한 치료 프로그램들이 있습니다. 100% 효과가 있습니다.

결론

저는 자수성가한 사람입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부모를 떠나 객지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모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며 15년간 살아왔습니다. 그런 성품과 인격은 야생마처럼 자유분방한 체질로 굳어졌습니다. 항상 내 중심적으로 사람을 판단하며 살았습니다. 늘 내가 인생의 주인공이고, 아내와 자녀, 주변 사람들은 나를 도와주는 엑스트라처럼 여겼습니다. 강직한 성품 때문에 불의와 타협하지 않았고, 그런 성품이 좋은 목사라고 착각했습니다.

그런 삶을 견디지 못한 아내는 결국 미국에 사는 조카 집으로 떠났습니다. 저도 평생 처음으로 중국으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당시 저는 지방간, 당뇨, 심장, 고지혈, 부정맥, 쓸개 절체등 종합병원이었습니다. 육체에 많은 고통을 받고 있었습니다. 머무는 선교센터의 간사들을 보며 많은 것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아내에게 평생 가장 많은 편지를 썼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모든 것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말은 물론이고, 가부장적인 행동까지도 바꾸었습니다.

목사로서 율법은 강했지만, 은혜는 없었습니다. 그때부터 아내와 자녀의 눈높이에 맞추어 하나둘씩 삶을 변화시켜 나갔습니다. 가정은 점점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내는 현모양처(賢母良妻)로 좋은 장점들이 하나둘 발견되었고, 며느리와 자녀도 더 바랄 것이 없는 좋은 장점들이 개발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가정사를 글로 다 표현할 수는 없습니다. 한마디로 가정은 천국 같은 삶을 누리고 있습니다. 아내와 자녀는 "우리가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요?"라고 말할 정도입니다.

과거는 재정은 물론 모든 것이 부족한 삶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사역과 삶에 전혀 부족함이 없습니다. 이러한 가정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말씀에 순종하고 섬기며 양보했기 때문입니다. 상대의 눈높이에 맞추어 살면 불행할 이유가 없습니다. 문제는 자존심과 자기중심적 생각으로 상대를 평가하고 행동을 요구하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이 먼저 변해야 합니다. 아담이 아내에게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로다"라고 말한 것처럼(창세기 2:23), 아내를 내 몸처럼 사랑하면(마 22:36-40) 행복의 해답이 있습니다. 또한 자녀들을 주의 교양과 훈계로 양육하면서(엡 6:4) 본이 되는 삶을 산다면, 여러분의 가정도 천국이 될 것입니다. 이것이 물과 성령으로 거듭난 그리스도인의 가정입니다. 세상의 방법으로는 가정과 부부에 행복을 본질적으로 만들 수 없습니다. 오직 성령에 열매만이 천국에 삶을 가능케 합니다.

당신이 그리스도인이라면 당신에 가정도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 필자도 앞서 언급한 것처럼 지병은 그대로 있습니다. 그러나 은퇴 후 사도 바울처럼 건강에 아무런 문제 없이 행복한 마음으로 해외 목회자 사역과 NGO 활동을 충실히 하고 있습니다. 심령이 가난해 지면, 그리고 또한 의를 위해 살면 어떤 문제도 문제가 될 수 없습니다(마 5:3, 10). 이것이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천국의 가정입니다.

국제국호개발기구 한국재난구호
이사장 조성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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