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아군끼리 싸운다면
10.27 연합예배 주최측에
기윤실 등 반대 성명 발표
양 진영 차이, 동성애 입장
10.27 연합예배에 대한 논란이 많다. 특별히 기윤실은 이 모임에 대해 지난 10월 2일 “예배와 기도회를 빙자한 정치집회를 공교회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냈다.
이에 대해 연합예배 주최측과 복음법률가회, 그리고 성수협 등이 강하게 반발하자, 기윤실은 10월 10일 “10월 27일 광화문 집회 참여를 결의한 6개 교단에 드리는 질의 및 호소문”을 냈다. 이에 대해 연합예배 주최측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문제와 관련해 양 진영에서 다양한 논리들을 펼치고 있지만, 필자가 보기에 문제의 핵심은 동성애에 대한 입장 차이로 보인다. 즉 기윤실은 2013년 발표한 “차별금지법에 대한 우리의 입장”에서 나타나듯 동성애를 다소 순진하게 바라보거나 일정 부분 옹호하는 경향을 보이는 반면, 연합예배 주최측은 동성애를 결국 교회와 국가를 무너뜨리는 심각한 거악(巨惡)으로 보는 것이다.
차별금지법 통과시킨 서구 사례
상상 어려운 문제 직면, 더 심각
미래 세대 정신과 육체 무너뜨려
그렇다면 동성애는 그냥 성소수자들의 문화로 보고 넘어갈 문제인가, 아니면 한 사회를 심각하게 무너뜨릴 수 있는 악인가? 서구 사례들을 보면 차별금지법을 통과시킨 나라들은 실제로 상상하기 어려운 문제들에 직면하고 있다. 그리고 그 문제는 갈수록 더 심각해질 것이다.
일단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학교에서 동성애와 성전환 등을 옹호하는 교육을 해야 하기에, 동성애자와 트랜스젠더가 급증하게 된다. 영국의 경우 차별금지법(평등법)이 통과된 후 성전환을 고민하는 아동이 10년 동안 20배로 급증해 현재 5,000명이 넘었다는 보고가 있다.
또 남성이 자신을 트랜스젠더 여성이라고 주장하면서 여성 교도소에 들어가 4명의 여성을 성폭행한 사건도 보고되고 있다. 또 성 정체성에 대해 혼동하거나 주변 분위기에 휩쓸려 성전환을 하려는 아동과 청소년을 바로 지도하려는 부모와 교사 등이 처벌을 받는 사태도 벌어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동성애는 국가 미래 세대의 정신과 육체를 무너뜨리고 사회 질서를 대혼란과 무질서로 몰아넣을 수 있는 심각한 악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동성애는 기독교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가 망하는 길로 가는 것이다. 다만 상당수 일반 국민들은 동성애의 그럴듯한 프레임에 넘어가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반면, 기독교가 문제의 핵심을 먼저 간파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서구 교회 동성애 못 막은 배경
1. 심각한 파괴력 생각 못했거나
2. 차별금지, 사랑으로 여겼거나
3. 워낙 세력 막강, 역부족이거나
어찌 됐든 영국 등 서구 교회들은 이런 죄를 막아내지 못했다. 그렇게 된 배경에는 아마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첫째, 동성애가 그렇게 심각한 파괴력을 가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둘째, 윤리적 차원에서 보면 LGBT(레스비언, 게이, 양성애, 트랜스젠더의 약자로, 이 글에서는 편의상 동성애로 표현한다)라고 해서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사랑이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셋째,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려는 세력이 워낙 강해, 약화되고 있는 서구 교회가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을 것이다.
서구 사회 등에서 승리를 거둔 동성애 세력은 한국으로도 몰려왔고, 일부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차별금지법을 통과시키려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한국교회가 워낙 강하게 저항해 지금까지 겨우겨우 막아내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대법원이 2024년 7월 18일 전원합의체 판결로 건강보험법상 건강보험료 적용 대상인 배우자에 동성 파트너도 포함시키는 판결을 선고했고, 이는 곧 한국에서 동성혼 합법화가 가속화될 수 있는 포석을 놓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으로, 많은 기독교인들이 위기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연합예배 주최측은 긴급하게 한국교회의 반대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집회를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집회로 한국의 차별금지법이 완전히 저지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악은 끊임없이 세상을 무너뜨리려고 하듯, 차별금지법 뒤에 있는 악의 세력은 끝까지 이 일을 달성하려 필사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한국교회가 일사불란하게 이 일을 막아내지 못하면, 결국 한국교회도 유럽 교회들처럼 무릎을 꿇을 날이 올 수도 있다. 이런 시기에 필자는 기윤실 성명서 등을 보면서, 기윤실에 대해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1. 기윤실, 동성애·차별금지법
일반 윤리 관점에서 바라보나
첫째, 기윤실이 동성애나 차별금지법에 대해 일반 윤리나 지식인들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길원평 교수는 이에 대해 “기독교인들의 착한 마음을 이용해, ‘LGBT도 차별받으면 안 되지 않느냐’는 논리로 미혹했다”면서 “… 기윤실이 LGBT 진영이 만든 미혹에 넘어간 것 같다”고 진단했다.
본래 윤리란 사람다운 삶을 추구하는 것이고 자고로 사람다운 삶은 약자와 소수자를 차별하지 않는 것이란 생각을 할 수 있기에, 윤리를 강조하는 기윤실은 동성애를 옹호하는 사고에 친화적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식인들 사이에서는 동성애를 비판하면 “약자를 배려하지 않는 사람, 배타적인 사람, 공감 능력과 공존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 인간의 자유로운 선택을 막는 사람” 등으로 매도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지식인들은 일반적으로 동성애 비판을 극도로 꺼리는 경향이 있으며, 기윤실도 비슷한 입장을 취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2. 기독교 윤리와 세상 윤리 차이
선명하게 인식 못하는 것 아닌가
둘째로 기윤실은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인데, 기독교 윤리가 세상 윤리와 어떤 차이를 지니는지 선명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물론 기윤실은 그동안 한국교회의 부정과 부패를 막아내는 일에 일정 부분 기여한 공로가 있다. 귀하고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기윤실은 기독교 윤리 운동이므로,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운동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예수께서는 마태복음 5장 16절에서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고 말씀하셨는데, 여기서 빛, 착한 행실 등이 바로 기독교인의 윤리적 행동일 것이며, 이 행동의 목적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는 일인 것이다.
즉 세상 윤리와 달리 기독교 윤리는 최종 목적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인데, 안타깝게도 동성애는 하나님을 정면으로 대항하는 입장을 취하며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고 있다.
물론 동성애자들과 그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것이 하나님의 질서를 깨뜨리거나 하나님의 영광을 가린다는 생각 자체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들은 몰라서 그런다 해도, 기윤실은 기독교 윤리 운동 단체이므로 이러한 동성애를 막는 일에 앞장서야 진정한 기독교 윤리 운동 단체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3. 동성애 윤리적 관점 보면서
다소 순진한 생각 하는 기윤실
셋째로 기윤실은 동성애를 윤리적 관점으로 보면서, 동성애에 대해 다소 순진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든다. 사실 동성애자들은 숫자도 적고, 분명한 철학이나 전투력도 약해 그리 큰 세력이 아니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뒤에 있는 악의 세력이 정치인들과 지식인들 등 다수를 동원해 세상을 뒤집는 강력한 세력을 형성했다.
이 악의 세력은 하나님이 만드신 창조질서의 핵심을 무너뜨려 동성애자들뿐 아니라 동성애와 관계도 없는 사람들마저 불행으로 이끌고자 한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대한민국은 총성 없는 전쟁 중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전쟁은 올 9월 한국에서 열린 제4차 로잔대회에서도 일어났는데, 이 대회에서 채택된 서울선언문을 작성함에 있어 가장 첨예한 이슈 중 하나가 바로 동성애 문제였다. 감사하게도 공동위원장인 이재훈 목사를 비롯한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배수진을 치고 노력한 결과, 동성애가 죄라는 것을 명시하게 되는 큰 성과를 거뒀다. 이 지면을 빌려 이재훈 목사를 비롯한 한국로잔위원회에 감사를 드린다.
하지만 이것으로 전쟁이 끝난 것이 아니다. 전쟁은 계속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군끼리는 일단 힘을 모으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세부 사항에서 조금씩 생각은 다를 수 있겠지만, 전쟁할 때 아군끼리 서로 싸우는 것은 패배 원인이 될 수 있다.
동성애, 보이지 않는 전쟁
상대방이 싸움 걸어오는 것
굴종할지 지킬지 결단해야
기윤실, 동성애도 대처하고
교회·국가 지키는 일 나서길
필자의 글은 동성애자들과 그들을 지지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지나치게 적대적이고 호전적인 글로 보일 수 있을 것이다. 필자도 타인의 생각을 존중하면서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동성애는 보이지 않는 전쟁에 해당되며, 이러한 전쟁을 상대방이 걸어올 때는 상황이 다르다. 그때는 상대방에게 굴종할 것인지, 아니면 싸워서라도 나를 지킬 것인지 결단해야 한다.
물론 필자도 동성애자들을 사랑한다. 하지만 저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길은 차별금지법 등을 제정해 그들이 동성애 가운데 불행한 삶을 살아가도록 하고 일반 국민들까지 그 죄에 오염되게 만드는 것은 아닐 것이다.
지금까지 기윤실은 한국교회의 윤리적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하면서 기독교의 부패를 막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해 왔다. 이제 그 힘을 교회와 국가가 무너지지 않도록 막는 일에도 쏟아부어 주기를 바란다. 기윤실이 이름 그대로 기독교 윤리를 실천하는 단체로, 기독교 정신에 어긋난 동성애를 대처하는 일에 힘을 쏟아주기를 기대해 본다.
안승오 교수(영남신대)
성결대학교를 졸업하고 장로회신학대학원(M.Div)에서 수학한 후, 미국 풀러신학대학원에서 선교학으로 신학 석사(Th.M) 학위와 철학 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총회 파송으로 필리핀에서 선교 사역을 했으며, 풀러신학대학원 객원교수, Journal of Asian Mission 편집위원, 한국로잔 연구교수회장, 영남신학대학교 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7 Key Principles of Dynamic Church Growth』, 『Rethinking the Theology of WCC』, 『선교사가 그린 선교사 바울의 생애』,『능력 있는 예배를 위한 7가지 질문』, 『건강한 교회 성장을 위한 핵심 원리 7가지』, 『사도행전에서 배우는 선교 주제 28가지』, 『현대 선교학 개론』(공저), 『한 권으로 읽는 세계 선교 역사 100장면』, 『성장하는 이슬람 약화되는 기독교』,『현대 선교신학』, 『현대 선교의 핵심 주제 8가지』, 『이슬람의 어제와 오늘』, 『현대 선교의 프레임』, 『제4 선교신학』,『성경이 말씀하는 선교』, 『현대 선교신학(개정판)』, 『현대 선교의 목표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