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강제일교회, 이탈측의 ‘짝퉁 구속사 책자’ 발간에 강력 대응 예고

송경호 기자  7twins@naver.com   |  

휘선 박윤식 목사의 구속사 시리즈 12권(上), 드디어 출간
이탈측은 별도로 불법적 ‘비매품’ 출간해 법적 문제 야기

10년 전인 2014년 12월 17일 별세한 휘선 박윤식 목사의 구속사 시리즈 제12권(上)이 최근 드디어 출판돼, 감사예배와 그 내용을 근거로 한 구속사 세미나가 개최됐다.

구속사 시리즈는 고 박윤식 목사가 1960년대 초 지리산에서 3년 6개월간의 성경 연구와 기도를 토대로 작성한 초고를 바탕으로, 평강제일교회 강단에서 50여 년 설교하면서 가다듬어 지난 2007년부터 발간하기 시작한 성경 연구서다. 전문적인 신학연구 서적은 아니지만, 수준 높은 성경 강해와 구속사의 맥을 어떤 목회자나 신학자보다 알기 쉬우면서도 깊이 있게 파헤친 역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박윤식 목사는 위 저작에서 성경의 ‘족보연구’라는 생소한 분야를 파고들어, 그 속에 담긴 구속사적 흐름을 널리 알린 점에 있어 커다란 업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현재 수많은 목회자들이 그동안 잘 언급하지 않았던 성경 족보나 출애굽 노정, 그리고 에스겔 성전 등 구속사 시리즈에서만 다뤘던 독창적인 내용들을 설교하는 것은, 17년 동안 구속사 시리즈의 책자의 보급과 국내외에서 개최된 수많은 세미나와 아카데미의 영향이 지대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구속사 시리즈는 박윤식 목사 생전 제9권까지 출간됐고, 10권부터는 유고(遺稿)를 바탕으로 제자들이 다듬어 출간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제12권은 지난해 8월 이후 교회가 분열된 상황에서 교회측과 이탈측 중 누가 구속사 시리즈 원고를 정리해서 출판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이는 교회 분쟁의 와중에 소위 ‘말씀의 정통성’이 어느 쪽에 있는가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전까지는 평강제일교회 담임목사였으며 구속사 시리즈의 출판과 보급을 담당하는 사단법인 성경보수구속사운동센터 이사장이었던 이승현 목사가 제10권부터 11권(下)까지의 발행인이었기에 이탈측은 자신들이 남은 12권의 발간을 담당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었다. 그러나 사단법인 구속사운동센터(이사장 유종훈)에서 교회 창립일에 맞춰 12권 상권을 발간하고 출판 감사예배 및 구속사 세미나를 개최함으로써 주도권을 확보하게 됐다.

▲구속사 시리즈 제12권 상(上) 출판 감사예배. 

▲구속사 시리즈 제12권 상(上) 출판 감사예배. 

▲10월 26일(토) 개최된 구속사 세미나. 

▲10월 26일(토) 개최된 구속사 세미나. 

그런데 이탈측을 대표하는 이승현 씨는 교회측과 별도로 자체적인 책을 ‘비매품’으로 발행함으로써 양측의 분쟁을 촉발시켰을 뿐 아니라 법적 문제들을 야기하고 말았다. 기존의 ‘구속사 시리즈’ 대신 ‘마지막 구속사 시리즈(A)’라는 시리즈 제목 하에 “하나님의 구속사적 경륜으로 본 제사정결규례와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발행한 것이다.

▲구속사운동센터가 발간한 정상적인 구속사 시리즈 12권(上, 왼쪽)과 이승현 씨가 발행한 비매품 ‘마지막 구속사 시리즈(A, 오른쪽)’. 

▲구속사운동센터가 발간한 정상적인 구속사 시리즈 12권(上, 왼쪽)과 이승현 씨가 발행한 비매품 ‘마지막 구속사 시리즈(A, 오른쪽)’. 

문제는 박윤식 목사 별세 후 모든 저작권과 출판, 보급 등의 권리를 양도받아 실행하고 있는 사단법인 구속사운동센터의 허락이나 계약 없이 임의로 발간하고 버젓이 저자에 ‘박윤식’ 목사 이름을 도용한 점이다. 이승현 씨 측은 본인들도 박윤식 목사의 원고를 가지고 있으므로 책을 발간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당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면 정식 출판을 하지 않고 ‘비매품’으로 발간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이승현 씨 측, 저작권 양도받은 (사)구속사운동센터 허락 없이
임의로 발간하고 저자 이름 도용… 교회측, ‘규탄 결의문’ 채택

평강제일교회 측에서는 이러한 이승현 씨의 행위에 대해 ‘저작권법을 위반한 불법 출판행위’이며 ‘해적 출판물’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11월 3일 평강제일교회 주일 2부 예배 광고 시간에 홍봉준 목사는 “이탈측의 불법 출판물은 이미 2012년도에 가제본 형태로 제작해 저작권 등록을 해 놓은 내용들을 무단으로 짜깁기해 무단으로 출판한 것에 불과하며, 교회는 저작권을 양도받은 구속사운동센터를 중심으로 이들의 불법 행위에 대해 강력한 법적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교회측은 임시당회를 열어 ‘이승현(이탈측)의 12권 불법 출판에 대한 당회 규탄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해 교회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해당 내용의 근거들을 살펴본 결과 박윤식 목사는 이미 2012년도에 향후 발간할 구속사 시리즈의 내용들을 상당 부분 저술한 후 ‘구속사 시리즈 7, 8, 9권’의 형태로 가제본해 저작권 등록을 해놓은 상태였다. 당시 ‘구속사 가제본 제7권’의 제목은 ‘영원한 만대의 언약 십계명’이었고, 해당 내용에는 ‘제2장 시내산 언약과 십계명’, ‘제4장 성막’, ‘제5장 제사장 언약과 제사규례’ 등이 포함돼 있었다. 이 내용 중 제4장은 이듬해인 2013년 10월 3일에 구속사 시리즈 제9권 ‘성막과 언약궤’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다.

그리고 이번에 발간된 제12권 상권의 내용은 구속사 가제본 7권의 제5장 ‘제사장 언약과 제사 규례’ 부분과, 구속사 가제본 8, 9권의 내용 중 제사와 율법책과 관련된 사항을 정리한 것이다. 구속사 가제본 8권(저작권 번호 제 C-2012-028524호)에서는 ‘제2장 5대 제사규례’와 ‘제3장 제사장 위임식과 취임식’ 부분이 이번 12권 내용에 포함됐고, 구속사 가제본 9권(저작권 번호 제 C-2012-028528호)에서는 ‘제5장 율법책의 역사’ 부분이 포함됐다. 이처럼 교회측의 구속사 시리즈 제12권(上)은 이미 2012년 휘선 박윤식 목사 생전에 향후 출판을 염두에 두고 정리해 가제본 형태의 거의 완성된 원고들을 주제에 맞게 내용과 순서를 가다듬어 출판한 것이다.

▲2012년에 이미 저작권 등록을 해놓은 구속사 가제본 제8권과 제9권 표지. 

▲2012년에 이미 저작권 등록을 해놓은 구속사 가제본 제8권과 제9권 표지. 

그런데 이승현 씨 측은 본인들에게도 원고가 있다면서 출판권을 주장하고, 이미 저작권이 등록된 내용을 무단으로 전재해 불법 출판문을 비매품으로 제작해 자신을 따르는 신도들에게 배포하고 세미나까지 연 것이다. 특히 이승현 측의 소위 ‘마지막 구속사 시리즈(A)’에는 위 제사규례나 제사장 위임식 등의 내용뿐 아니라 ‘예수님의 출생 시기’에 관한 내용이 마지막 부분에 포함돼 있다. 이들이 지난 10월 27일에 송도 컨벤시아에서 개최한 세미나에서는 이 내용으로 이승현 씨가 강연했다. 그런데 이 내용 또한 박윤식 목사가 이미 저작권 등록(제C-2023-062857호)을 해놓은 것이므로, 구속사센터의 허락 없이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다.

이에 대해 이탈측 이승현 씨는 지난 11월 3일 광고를 통해 “저작권 위반이라 주장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열심히 쓰라고 준 말씀이고 많이 전파하면 좋은 것이니, 저쪽(교회측)에서 우리 책 그대로 베껴 가지고 내면 어떡하느냐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걱정하지 말고 마음을 넓게 가지면 된다”라고 교인들에게 전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볼 때, 아무리 원고를 받은 게 있다 할지라도 출판은 저자의 명예에 흠이 되지 않게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는 주체’와 협의를 거쳐야만 한다. 임의로, 그것도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 ‘비매품’으로 발간하며 원 출판물과 유사한 형태의 편집과 제목 및 내용으로 출판한다면, 이는 양쪽 모두의 내용의 신뢰성을 훼손하는 결과를 가져와 저자의 명예와 저작권을 크게 침해하게 된다.

한편 이승현 씨 발행의 책은 비매품인 반면, 교회측에서 발행한 정상적인 책은 11월 4일 현재 인터넷 서점인 YES 24에서 <베스트 종교 30위>에, 교보문고 인터넷 서점에서는 <주간 베스트 국내도서 912위, 종교 12위>에 올라 있다.

▲교보문고 인터넷 서점 캡쳐.&nbsp;&nbsp;

▲교보문고 인터넷 서점 캡쳐.  

관계자들은 이승현 측이 이처럼 무리수를 두게 된 배경은 여러 가지 법적인 문제뿐 아니라, 교회를 이탈해 곤궁을 겪는 중에 ‘말씀의 정통성’까지 빼앗기게 되면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는 절박함 때문이 아니냐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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