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아이작 왓츠, 복음성가의 아버지는 ‘순교자’

|  

[조덕영의 신앙시, 기독 시인 4] 화단(火壇) 유재헌 목사

▲순교자 유재헌 목사.

▲순교자 유재헌 목사.

순교자 유재헌 목사의 찬송시
‘목마른 사슴이가 물을 찾음 같이’
-고베 감옥에서 작시

1. 목마른 사슴이가 물을 찾음 같이
갈급한 이 심령은 예수 찾아 타네

​후렴: 예수는 내 생명 또한 나의 기쁨
예수 없이 이 몸은 잠시도 못 사네

​2. 물을 떠난 고기가 혹시 산다 해도
예수 떠난 심령은 사는 법이 없네

​3. 칠보단장한 처녀 때를 바람 같이
속죄 성결한 나도 일각여삼추라

​4. 동남풍아 불어라 서북풍도 불어라
가시밭의 백합은 예수 향만 피네

​5. 예수 죽음 내 죽음 그 부활도 내 부활
예수 승천 내 승천 그 천국도 내 것

<예수 없는 천국은 내가 원치 않고 예수 있는 지옥도 나 싫지 않도다>

♬하나님은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나로 하여금 푸른 풀밭에 눕게 하시고
쉴 만~~ 한 물 가으로 인도하여 주시네♬

시편 23편으로 만든 위 시편 찬송은 유년의 필자가 성결교회를 다니면서 가장 즐겨 부른 18번 노래였다. 위 구절은 내 어릴 적 기억을 그대로 가사로 옮겨본 것이다. 고신 역사신학자 이상규 교수도 이 찬송을 누구의 곡인지도 모르고 수없이 불렀다고 고백한다.

이 곡의 작곡가는 바로 무수히 많은 찬송을 작시한 ‘복음성가의 아버지’ 유재헌(1905-1950) 목사님이다.

화단(火壇, 기도의 불제단이라는 의미) 유재헌 목사는 한국 최초 개신교 수도원(修禱園)인 서울 삼각산 구기동 ‘임마누엘 수도원’ 설립자였으며, 해방 전후 한반도를 사도 바울처럼 베드로처럼 열정으로 예수를 전하시던 부흥사였으며, 1926년 문창모(장로, 전 세브란스병원장) 등과 제2회 6.10 만세 사건을 주도하다 투옥됐고, 일본 유학 시에도 항일운동으로 투옥된 독립운동가였다. 그리고 6.25 동란 중 납북돼 순교한 순교자였다.

▲유재헌 목사 작, 복음성가 희귀자료. 이 자료 원본은 아드님이신 유광웅 교수께서 끝까지 소장하셨던 책으로, 역사신학자 장훈태 교수를 통해 백석대 도서관에 기증된 것으로 기억된다. ⓒ조덕영 목사 제공

▲유재헌 목사 작, 복음성가 희귀자료. 이 자료 원본은 아드님이신 유광웅 교수께서 끝까지 소장하셨던 책으로, 역사신학자 장훈태 교수를 통해 백석대 도서관에 기증된 것으로 기억된다. ⓒ조덕영 목사 제공

사위였던 대구서문교회 원로 이성헌 목사(1924-2021, 전 예장 합동 총회장, 전 총신대 이사장, 전 대한성서공회 이사장)는 유재헌 목사님에 대해 “고베 신학을 한 후 독립교회를 세우시고, 노동자들과 일하면서 손수레에 다다미를 깔고, 아래는 구두수선 도구와 취사도구를 두고, 손수레 위에다가 ‘할렐루야, 파령유가(把靈劉家, 영혼을 잡는 유씨의 집)’라 써붙이고 전도하며 일하였는데, 그 손수레가 그의 집이고 직장이었다” 했다.

위 시 가사를 이성봉 목사가 부흥회 다니면서 부르셨기에 사람들이 이 목사께서 작시한 걸로 잘못 알고 있었는데, 작시자를 바르게 알려준 인물이 바로 이성헌 목사였다.

이성헌 목사는 훗날 장인 되시는 유재헌 목사께 안수기도를 받고 이름도 개명(본명은 이성우)했고, 젊은 시절 화단을 따라다니며 부흥 설교를 깨알같이 기록한 분이었다.

“예수 없는 천국은 내가 원치 않고 예수 있는 지옥도 나 싫지 않도다”라고 외쳤던 화단은 진정 예수 한 분으로 만족하고 예수에 미쳤던 우리 신앙의 참된 표본이었다.​

유재헌 목사님은 필자가 신학을 배운 피어선 학원(현 평택대) 대선배이시며, 필자가 존경하는 조직신학자 故 유광웅 교수(1943-2023)의 부친이기도 하다. 필자의 사위가 강릉 유씨 종친이라고 유 박사께서 더욱 필자를 좋아하셨던 기억이 새롭다.

2017년 3월 유재헌 목사 유족께서는 <예수 없는 천국은 내가 원치 않고 예수 있는 지옥도 나 싫지 않도다>라는 귀한 책을 펴냈다.

필자는 화단에 대해 아드님 유광웅 박사를 통해서도 전해 들었으나, 화단과 동향이신 찬송가 작가로 유명하신 ‘맹꽁이(오소운 목사의 자칭 별명)’ 오소운 목사의 블로그를 통해 많은 은혜를 받았음을 고백한다.

조덕영 박사
신학자, 작가, 시인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다니엘기도회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 전우원 씨, 다니엘기도회 깜짝 등장

2024 다니엘기도회 여섯째 날인 11월 6일 4선 의원과 경기도지사를 지내고 지금은 마약예방 활동을 하고 있는 남경필 대표(은구 이사장)가 간증에 나선 가운데,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인 전우원 씨가 등단해 인사를 전했다. ‘우리 꼰대가 변했어요(욥기 23:10)’라는 …

시민단체들 인권위에 강유정 의원에 대한 진정서 제출

“인권위 ‘하극상’ 문책하고, 국민 인권 차별한 강유정 의원 사퇴하라”

인권위 수장 파악 못한 현안보고서 제출 납득 안 돼 인권위 직원들이 안 위원장 망신주려는 의도로 유추 ‘고등학생 문해력’ 반복한 강 의원 인격 의심스러워 페북 삭제된 주요셉 목사 표현의 자유 침해당했는데 피해자 보호는커녕 능멸, 대한민국 국민 인권 …

10.27 연합예배

수백만 울린 10.27 연합찬양대 솔리스트 유난이 “나를 다 비웠을 때…”

온·오프라인으로 200만여 명이 함께한 ‘10.27 연합예배’의 여운이 계속되고 있다. 크리스천투데이 유튜브 생중계 영상이 11월 8일 오후 현재까지 126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고, 당시 접속 국가 리스트에 따르면 총 102개국에서 온라인으로 예배를 함께한 …

도널드 트럼프

美 트럼프가 복음주의자들의 압도적 지지를 얻은 이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2016년 대선 때부터 트렌스젠더주의 등 민감한 이슈들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이번 대선에서는 창조 질서 등 전통적 가치를 수호하겠다고 밝혀 많은 복음주의자들의 지지를 얻었다. 한 여론조사에서는 복음주의자…

목회트렌드 2025

2025년 목회, 리더십·여성·문해력·소그룹에 주목하라

1. 리더십이 탁월한 목회 절실 2. 여성과 함께하는 목회 대안 3. 문해력이 곧 목회력이다 4. 소그룹이 교회 미래 만든다 2025년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주목해야 할 목회 키워드 4가지가 제시됐다. 이와 관련, 최근 발간된 책 저자들 중 김도인 목사(아트설교연구원…

기독교대한감리회 제36회 총회

“퀴어신학 이단 규정, 감리교 회복 단초… NCCK·WCC 탈퇴 보류는 안타까워”

행정총회 중 발견된 문제점들 지적 녹색·여성 신학 주창 실체 드러내 예문집 등 통한 사상 설파 막아야 기독교대한감리회 동성애대책통합위원회(위원장 김찬호 목사, 이하 위원회)가 지난 10월 30-31일 교단 제36회 총회 중 발견된 문제점들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7…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