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래 칼럼] 365일 추수감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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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래 목사(한국재난구호 이사장).

▲조성래 목사(한국재난구호 이사장).

교회를 개척하고 약 20년이 지난 뒤, 절기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부활절, 성탄절, 추수감사절을 어떻게 지내는 것이 좋을까 생각하던 중,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과 성령으로 거듭난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라면 365일이 부활절이고 성탄절이며 추수감사절이 아니겠는가?’ 세상의 모든 교회가 절기를 지키는데, 우리 교회만 지키지 않는다면 그것 또한 문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직회 때 안건을 올렸습니다. “우리 교회는 앞으로 절기 헌금의 100%를 불우이웃 돕기에 사용합시다.” 제직 회에서 만장일치로 가결되었고, 이에 따라 절기 헌금은 기존처럼 교회 운영비로 사용하지 않고, 전 교인이 참여하는 봉사활동에 쓰기로 했습니다.

몇 달 후, 추수감사절이 되었습니다. 이날 헌금을 집계한 뒤, 당일 예배에 참석한 모든 교인에게 각각 13만 원씩 봉투에 담아 나눠 줬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알렸습니다. “이 금액을 이번 주 내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모두 사용해 주십시오.” 헌금을 받은 한 교인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도 오랫동안 교회를 다녔지만, 이런 교회는 처음 봅니다.”

그리고 한 주가 지나자, 곳곳에서 간증이 이어졌습니다. 어느 여자 집사님께서 눈물을 흘리며 예배 시간에 간증하셨습니다. “전철을 타거나 길에서 구걸하는 분들에게 천 원, 이천 원 정도를 드린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큰돈을 누구에게 드려야 할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결국 새벽 2시쯤 밖으로 나갔고, 큰길에서 폐지를 손수레에 싣고 가는 장애우와 그의 아버지를 보게 되었습니다. 힘겹게 손수레를 끌고 밀고 있는 그들을 보고 봉투를 전달했습니다. 봉투를 열어 본 아버지께서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큰절을 하셨습니다. 저도 당황하여 그분의 손을 잡고 함께 울었습니다. 이런 행복은 처음이었습니다.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목사님과 교인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하며 절을 했습니다. 그 후 집사님은 교회에 자동차를 헌물하면서 “이 은혜를 잊을 수 없습니다”고 고백하셨습니다.

그날 많은 교인들이 간증을 이어갔습니다. 어떤 가정은 고향 교회 목사님께 생필품을 보냈고, 어떤 분은 복지센터에 후원했습니다. 모두가 진정한 나눔의 기쁨을 누렸습니다. 저와 아내도 주변의 노숙자들에게 헌금을 사용했습니다. 한 노숙자는 우리의 나눔 소식을 듣고 매달 교회 계좌로 감사헌금과 십일조를 보내오기도 했습니다. 그 이후로도 우리 교회는 절기 헌금을 불우이웃 돕기에 사용하였습니다.

한 목사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부활절과 성탄절의 형식적인 행사를 기뻐하시겠습니까? 아닙니다. 예수님은 절대 기뻐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그 말씀을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저 역시 같은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추수감사절은 수확의 기쁨과 감사를 하나님께 드리는 날이기에 좋은 절기라고 생각합니다.

물과 성령으로 거듭난 하나님의 백성에게는 365일이 부활절이며 성탄절입니다. 성탄절은 죄인을 구원하러 오신 예수님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따라서 세상 사람들처럼 쾌락과 향락을 즐기는 축제가 아니라, 겸손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는 날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부활절은 우리의 죄가 용서받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된 날입니다. 이날에는 첫째도 겸손, 둘째도 겸손, 셋째도 겸손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감사드려야 할 것입니다.

필자는 신학생 시절, 한 재미교포 집사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분은 한국 주둔군 대령의 사모님이셨습니다. 그분은 남편 월급의 십일조 외에도 매달 10분의 1을 은행에 저축했다가 부활절과 성탄절이 되면 남편과 아이들을 데리고 멕시코 국경으로 가서 빈민촌 사람들에게 나누어 준다고 하셨습니다.

결론

절기에 평소보다 조금 더 많은 헌금을 하는 형식적인 신앙생활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의미 있는 날로 보내시는 건 어떻겠습니까? 필자는 자주 이런 말을 합니다. “헌금과 봉사, 십일조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억만 죄악에서 영원히 죽을 수밖에 없는 나를 구원해 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사랑을 깨달은 사람만이 기쁨으로 드릴 수 있습니다. 내 모든 것을 다 드려도 아깝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365일이 주일이고, 감사의 날들이라고 믿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전 10:31) 또한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살전 5:18) 작은 감사부터 실천해 보십시오. “네가 밭에서 곡식을 벨 때 그 한 묶음을 밭에 잊어버렸거든 다시 가서 취하지 말고, 객과 고아와 과부를 위하여 버려두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 손으로 하는 모든 일에 복을 내리시리라”(신 24:19) 초대교회는 지구상에 있는 모든 교회에 롤모델입니다. “믿는 무리가 한마음과 한 뜻이 되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제 재물을 조금이라도 제 것이라 하는 이가 하나도 없더라(행 4:32)”

국제국호개발기고 한국재난구호
이사장 조성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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