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래 칼럼] 교회 선택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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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래 목사(한국재난구호 이사장).

▲조성래 목사(한국재난구호 이사장).

오늘(2024년 11월 14일) 아침 기독교 방송에서 한 분이 기도제목을 나눴습니다. 내용은 “그동안 여러 교회를 다녔지만 정착할 만한 곳을 찾지 못했습니다. 평생 다닐 수 있는 좋은 교회를 만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방송에 출연한 목사님께서 다음과 같이 조언하셨습니다. “첫째, 내가 먼저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둘째, 말씀에 바로 서 있는 교회를 선택해야 합니다. 셋째, 나를 잘 양육할 수 있는 교회를 선택해야 합니다.” 하지만 기도제목을 나눈 분은 아마도 이와 같은 기준을 듣고자 한 것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교회에서 목사가 되려면 신학교 4년, 대학원 3년, 그리고 목사고시 등을 거쳐 최소 8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공부한 목사님들의 설교는 대체로 훌륭합니다. 또한 기독교 서점에 가면 초신자부터 차근차근 양육할 수 있는 성경공부 교재들이 많이 준비돼 있어, 본인이 조금만 노력하면 양육 프로그램에 충분히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한국교회는 성장해 왔습니다. 하지만 기독교인들과 대화나 상담을 해보면 섬기는 교회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그저 습관적으로 교회에 다니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새로 선택한 교회에 대해 처음에는 “우리 교회가 최고”라며 자랑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불만이 생기고 결국 “사람을 보지 말고 하나님을 바라봐야 한다”는 말로 마무리하게 됩니다. 설교나 성경공부, 영성은 쉽게 평가할 수 있지만, 사람의 인격과 교양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교인들 불만은 대체로 목사님과 사모님, 자녀들에 대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대학원 시절, 실천신학 교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존경하는 목사님이 계신다면 그분의 가방을 들고 따라다니며 심방하는 것, 설교하는 것, 말하는 것, 옷 입는 것, 식사하는 것, 심지어 화장실 가는 것까지 배워야 합니다. 목회는 교양과 인격으로 하는 것입니다. 인격과 교양은 신학 공부보다 더 중요합니다.” 그 교수님의 가르침이 당시에는 이해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목회에 생명과 같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레위 지파 가문만 제사장으로 세우신 것도 그러한 맥락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성경은 약 20가지 정도의 목사 인격과 교양 자질에 대해 분명히 가르치고 있습니다. “(딤전 3:1) 미쁘다 이 말이여, 사람이 감독의 직분을 얻으려 하면 선한 일을 사모한다 함이로다 (2) 그러므로 감독은 책망할 것이 없으며, 한 아내의 남편이 되며, 절제하며, 근신하며, 아담하며, 나그네를 대접하며, 가르치기를 잘하며, (3) 술을 즐기지 아니하며, 구타하지 아니하며, 오직 관용하며, 다투지 아니하며, 돈을 사랑하지 아니하며, (4) 자기 집을 잘 다스려 자녀들로 모든 단정함으로 복종케 하는 자라야 하며, (5) 사람이 자기 집을 다스릴 줄 알지 못하면 어찌 하나님의 교회를 돌볼 수 있겠느냐 (6) 새로 입교한 자도 아니어야 하며, 교만하여 마귀의 정죄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하며, (7) 외부 사람에게도 선한 증거를 얻은 자라야 한다.” 그러나 이런 인격과 교양, 자질을 갖춘 학생을 선발하고 양성하는 신학교는 없을 것입니다. 물론 조직신학, 교회사, 교리도 중요하지만, 가정과 사회, 교회 등 사람이 모이는 모든 곳은 인격과 교양입니다. 행복한 가정, 좋은 모임, 훌륭한 교회는 좋은 사람들이 중심에 있습니다.

2024년 현재 한국교회 목사 수는 약 50만 명에 이르며, 그중 약 30만 명이 사역 중이고 20만 명은 실업자로 사역하지 못하고 있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교회는 약 5만 개로, 매년 4천여 개의 교회가 개척되며, 또 그만큼 문을 닫는 상황입니다. 매년 신학교를 졸업하는 목사는 약 1만 5천 명이지만, 그 중 전도사로 사역할 수 있는 비율은 40%에 불과하고, 그 사역지도 찾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한국 기독교는 군소교단을 비롯해 많은 신학교에서 마치 공장에서 벽돌을 찍어내듯 많은 목회자 후보생들을 배출했습니다. 그 결과 신자들이 정착할 교회를 찾지 못하는 일들이 늘어났습니다. 사람 때문에 교회를 떠나거나 시험에 들면 누가 그 책임을 져야 합니까? 그 결과는 하나님의 무서운 심판을 경고합니다. “저가 이 작은 자 중의 하나를 실족케 할진대 차라리 연자맷돌을 그 목에 매이우고 바다에 던지우는 것이 나으리라(눅 17:2)” 지난주 스리랑카 목회자 세미나 때 목사님들께 질문을 드렸습니다. 연자맷돌을 몇 개나 목에 달고 바다에 빠져야겠습니까? 어느 목사님께서 “100개 정도는 달고 바다로 들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결론

선교사나 담임목사로서 교회나 목회를 이루는 데 있어 방법론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신자들이 여러 교회를 방황하지 않고 평생 한 교회를 섬길 수 있는 교회를 찾기 위해서는, 예수님과 제자들처럼, 특히 초대 교회처럼 교회다운 교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설교를 잘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으며, 성경공부를 잘 가르친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닙니다. 피라미드를 거꾸로 세울 수 없는 것처럼, 팔복의 인격과 성령의 열매가 교회와 목회의 기초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 위에 좋은 학문과 성경 지식이 쌓인다면, 성도들이 교회를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앞서 교회 정착을 위한 기도제목을 나눈 이도 그런 교회를 찾고 있을 것입니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핏값으로 세워진 것입니다. “전도가 안 된다, 힘들다, 어렵다”란 말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문제의 해답은 “하나님을 찬미하며 또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으니 주께서 구원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시니라(행 2:47)” 전도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닙니다. 교회가 이웃과 지인들에게 칭송을 받는 것이 최고의 전도 방법입니다. 지인들과 비신자들에게 인정받는 삶을 사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신앙생활이며 목회라고 생각합니다.

국제구호개발기구 한국재난구호
이사장 조성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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