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니 또 한 해가 지나고 있습니다.
하루 하루 살아온 날이 모여, 한 달이 되고, 또 한 해가 되었습니다.
어어 하기도 전에, 이미 시간은 우리 앞을 스쳐갔고,
우리는 후행적 사고로 그 삶의 의미를 반추합니다.
무엇이 좋았는지, 무엇이 더 나았어야 하는지.
어떤 것을 붙잡아야 했고, 또 그 어떤 것을 놓아야 했었는지.
사고 선행, 행동 후행을 외치지만,
삶은 늘 그 반대로 흘러가,
세월의 강에 우리의 어리석음을 흘려보내며 씻고 또 씻음으로 우리의 의미를 삼습니다.
왜 그렇게 어리석었는지.
왜 그렇게 유약했는지.
왜 그렇게 순간을 버티지 못해 두고두고 후회하는지.
조금만 더 가면 되는 것을, 왜 그렇게 쉽게 포기했는지.
왜 후회와 실패와 아픔이 삶의 습관이 되어버렸는지.
삶은 기억을 위해 존재하지만,
때로는 망각을 위해 존재한다는,
스스로의 가설로 자신을 위안하기도 합니다.
그래야 살 수 있으니까.
하지만 우리는 하나님 백성입니다.
못나고 부끄러워도,
그 주님 앞에 나가 우리의 아픔과 설움과 눈물을 쏟아 맑아집니다.
그 맑음이 눈을 밝히고, 길을 밝히고, 마음을 밝힙니다.
오늘은 새벽부터 이러저러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 때문에 사는가, 무엇이 그리 기쁜가, 무엇이 그래도 살 만한 이유고 힘인가?
우리가 답할 유일한 표준어,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요즘은 자꾸 사명은 무엇이고, 그것이 삶의 길이고 힘을 주고 있나 생각합니다.
그렇다 입니다. 그것으로 하루를 살고, 그것으로 일 년을 살아갑니다.
그 어떤 것이든 결국 사명이 길이고, 사랑이고 생명이며, 살아가는 감격입니다.
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