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은 왜 나사로가 죽은 지 나흘 후 ‘지연 도착’하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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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만 읽는 설교 299] 무덤에 있은 지 나흘이라

▲‘나사로의 부활(1608-1609)’. 각종 사건사고를 겪은 말년의 카라바조는 가시적 세계를 넘어 영혼의 세계로 진입한 것처럼 보인다. 빛조차 버리고, 고통과 절망을 아는 자만이 그릴 수 있을 것 같은 그림들이 탄생되고 있었다. 메시나 주립 박물관 소장. ⓒ한길사

▲‘나사로의 부활(1608-1609)’. 각종 사건사고를 겪은 말년의 카라바조는 가시적 세계를 넘어 영혼의 세계로 진입한 것처럼 보인다. 빛조차 버리고, 고통과 절망을 아는 자만이 그릴 수 있을 것 같은 그림들이 탄생되고 있었다. 메시나 주립 박물관 소장. ⓒ한길사

본문: 요한복음 11:17

나사로의 죽음에 관한 부분입니다. 주님은 나사로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서둘러 나사로의 집에 당도합니다. 그런데 너무 늦게 왔습니다. 나사로가 죽은 지 나흘이나 됐기 때문입니다. 이미 무덤에 있은지 4일이랍니다. 어떤 기대와 가능성이 전혀 없는, 참담한 현장입니다. 그런데 그 현장에 새로운 희망의 조짐이 생겨납니다. 본문을 배경으로 ‘무덤에 있은 지 나흘이라’는 제목으로 은혜를 나누려 합니다.

1. 죽음이 확실하다
나사로가 확실하게 죽었다는 말입니다.

“예수께서 와서 보시니 나사로가 무덤에 있은 지 이미 나흘이라(17절)”.

“나사로가 죽은 지 나흘이라”는 말은 나사로의 죽음이 확실함을 나타냅니다. 유대인 전통에 따르면, 사람의 영혼은 죽은 후 사흘 동안 시신 주위에 머문 이후 완전히 떠난다고 믿었답니다. 나흘째는 부활이나 회생의 희망이 완전히 사라진 상태를 의미합니다.

생물학적으로 사람의 죽음은 생명의 중단을 의미합니다. 신체의 모든 생명 활동이 영구적으로 중단됩니다. 뇌 기능이 완전히 정지되고 심장박동이 중단되면서 호흡이 중단됩니다. 이때 신체 세포와 조직은 더 이상 재생되지 않으면서 분해 과정이 시작됩니다.

의학적으로는 보통 뇌가 죽었다는 ‘뇌사’ 또는 심장이 죽었다는 ‘심장사’로 죽음을 판정합니다. 뇌사는 뇌 기능이 완전히 정지된 상태입니다. 심장사는 심장 박동과 호흡이 영구적으로 멈춘 상태입니다. 현대 의학에서는 뇌사를 죽음의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 가지 관점에서 죽음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의 죽음은 신체의 모든 생명 활동이 영구적으로 중단됨을 의미합니다. 나사로가 무덤에 나흘이나 있었음은 생명 활동이 중단된 지 4일이나 됐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어떤 기대와 희망을 가질 수 없는 상황입니다. 나사로의 죽음이 확실한 이유입니다.

2. 믿음의 시련이 있다
믿음에는 시련이 따르게 된다는 말입니다.

마르다와 마리아,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나사로의 죽음을 경험합니다. 그러면서 믿음이 시험받는 과정이 됩니다. 대단하시다는 주님이 만져 주시고 이틀이나 나사로의 집에 머물렀는데도 죽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주님의 도착 지연이 문제였습니다. 주님은 나사로가 병들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즉시 가지 않으셨습니다. 의도적으로 나사로가 죽고 나서 도착하신 것처럼 보입니다.

제자들과 마리아, 마르다는 왜 주님이 즉시 오지 않으셨는지 의문을 가졌을 것입니다. 주님이 4일이 지난 후에야 도착하셨기 때문입니다. 이 상황은 사람들의 믿음을 시험하는 요소가 됐을 것입니다. 마르다가 “주께서 여기 계셨더라면 내 오라버니가 죽지 아니하였겠나이다(요 11:21)”라고 말한 데서 나타납니다.

사람은 문제가 발생할 때, 누군가를 특정해 원망하게 됩니다. 책임 전가와 귀인 이론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돌려 자신을 보호하려 합니다. 그리고 사건의 원인을 찾으려는 경향이 있어, 이 과정에서 특정인을 원인으로 지목하게 됩니다.

나사로의 죽음으로 사람들의 실망과 의심이 일어났습니다. 마르다와 마리아는 주님의 병 고치시는 능력을 믿었습니다. 그렇지만 주님이 즉시 오지 않은 것에 대해 실망했습니다. 이는 주님의 지연된 도착이 그들에게 큰 시험이 되었음을 보여줍니다. 믿음에는 시련이 따르게 된다는 이유입니다.

3. 기적의 가능성
기적의 가능성이 있다는 말입니다.

성경이 나사로가 죽은지 나흘이라 강조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렇게 죽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암시입니다. 거기에 주님께서 계시기 때문입니다.

나사로의 무덤은 주님이 계시는 현장입니다. 주님이 죽은 나사로를 살리시리라는 희망이 생겨납니다. 주님은 생명을 주관하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이 나사로를 살리신 기적은 단순히 병을 고치는 것 이상의 의미입니다. 죽은 지 나흘이나 된 사람을 다시 살리시는 일은 매우 특별하기 때문입니다. 유대 전통에 의하면, 나사로가 죽은 지 나흘이 되었음은 확실히 죽었다는 확증입니다. 자연적 회복이나 기적 없이는 살아날 수 없었습니다.

이때는 주님의 기적을 더 강하게 드러내시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나사로를 다시 살리는 것은 단순한 치유가 아닙니다. 진정한 부활의 기적이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죽은 나사로를 살리신 것은, 주님의 신성(神性)을 드러내는 일이기도 합니다. 나사로를 살리면서 주님이 생명과 죽음을 주관하심을 확실하게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믿음의 가능성에는 기적이 따르게 된다는 이유입니다.

▲김충렬 박사.

▲김충렬 박사.

4. 정리

사람이 살면서 가장 난감한 때가 있습니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경험하는 때입니다. 이제 이 세상에서 볼 수 없는 장례 현장은 무거운 침묵만 가득하게 됩니다. 가는 인생 길에 주님을 만나 죽음의 공포를 이겨내면서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를 바랍니다. 기도하십시다!

“주님, 우리는 죽음에 대한 이해를 하고 살아가는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우리는 믿음의 시련을 잘 견디어 내면서 살아가게 하옵소서. 우리는 기적의 가능성을 믿고 살아가는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죽은 후 부활을 믿고 살아가는 사람에게 축복하시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김충렬 박사

전 한일장신대 교수
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문의: www.kocpt.com
상담: 02-2202-3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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