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칼럼] 잠언의 개요
구약성경에는 5권의 시가 문학이 있다. ①욥기: 욥은 순진한 사람이지만 욥기 전체에 흐르는 욥의 자세는 자기중심적 성격이다. 그래서(욥 42:5-6) 하나님을 눈으로 뵙고서야 “내가 스스로 거두어들이고 티끌과 재 가운데서 회개하나이다”라고 자기중심성을 내려놓는다.
②시편: 하나님 안에서 사는 삶을 노래한다. ③잠언: 하나님의 학교에서 하늘의 지혜를 배우고 성화 되는 삶을 살아간다. ④전도서: 우리 마음과 생각을 해 아래 두지 않고 하늘의 높은 곳에 두려는 노력이다. ⑤아가: 순전한 사랑으로 그리스도와 연합하는 법을 배운다.
즉 욥기는 고통을 통한 축복이요, 시편은 고통을 통한 찬양이며, 잠언은 교훈과 가르침을 통한 신성한 삶이요, 전도서는 헛됨을 통해 배우는 진실이며, 아가서는 연합을 통해 얻는 행복을 쓴 것이다.
<잠언>은 지혜와 훈계를 알고 명철의 마음을 깨닫게 하며, 지혜롭고, 공의롭고, 정의롭고, 정직하게 행할 일을 가르쳐 준다. 그리하여 어리석은 자를 슬기롭게 하며 젊은이들에게 지식과 근신을 주기 위한 책이다. 지혜 있는 자는 듣고 학식이 더할 것이요, 명철한 자는 지략을 얻게 될 것이다. 그러나 잠언과 비유와 지혜자의 말과 그 오묘함을 깨닫기 바란다(잠 1:2-6).
잠언은 31장(하루에 한 장씩 묵상하면 딱 한 달간 끝낼 수 있다.) 915절로 되어 있고, 신약성경에 직·간접으로 66번 인용되고 있다. 잠언에는 3대 의무가 제시되어 있다. ①하나님에 대한 의무 ②이웃에 대한 의무 ③자신에 대한 의무이다. 이는 예수님이 새 계명으로 주신 것(마 22:37-40)에 상향 신앙(하나님에 대한 신앙), 외향 신앙(이웃에 대한 신앙), 내향(자신에 대한 신앙)과 대비될 수 있는 구체적 실천 덕목들이다.
①하나님에 대한 의무: 하나님을 경외할 것(1:7),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의뢰할 것(3:5), 모든 일에 여호와를 인정할 것(3:6), 재물과 소산물로 여호와를 섬길 것(3:9), 여호와의 징계를 가볍게 여기지 말 것(3:11).
②이웃에 대한 의무: 이웃을 속이지 말 것(11:1), 이웃에게 긍휼과 자비를 베풀 것(14:21, 31), 이웃과 더불어 화평을 도모할 것(3:9), 이웃에게 좋은 친구가 될 것(18:24), 이웃에게 신실하게 행할 것.
③자신에 대한 의무: 마음을 지켜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 것(14:23, 27), 입술과 혀를 지켜 말의 절제와 경건을 이룰 것(12:13, 13:2, 21:23), 감정을 절제하여 분노를 발하지 말 것(14:17, 15:1), 마음을 낮추어 겸손할 것(16:18-19), 잠자는 일을 즐기지 말고 깨어서 부지런할 것(19:15), 재물보다 명예를, 은금보다 은총을 택할 것(22:1) 등을 가르치고 있다.
잠언을 읽을 때 특히 다음 네 장을 유의해야 한다. ①1장: 지혜를 거부함으로 치러야 할 대가(14-28절) ②7장: 창녀의 올가미(6-21) ③8장: 예수님의 선재성(22-31) ④31장: 선한 여인의 특성(10-31).
1) 잠언이라기보다는 지혜를 예찬하는 소네트 형식을 취한 짧은 시들이 나온다(1-9장).
2) 격언, 금언, 좌우명 등 마음에 새겨야 할 잠언들(10-24장): 22장 16절까지 모두 375개 시(詩)가 대구(對句) 형식의 금언과 격언(aphorism)으로 기록돼 있다. 22장 17절부터 24장까지 16개 경구(epigram)가 기록돼 있다.
3) 7개 잠언과 경구의 합체가 있다(25-31장): 히스기야 왕이 찾아낸 솔로몬의 잠언과 아론의 잠언, 그리고 르무엘 왕을 훈계한 잠언이 기록돼 있다.
잠언은 모든 구절이 금언이지만 특히 다음 네 편을 기억해야 한다.
①네가 하는 모든 일에서 주님을 인정하여라. 그러면 주님께서 네가 가는 길을 곧게 하실 것이다(3:6).
②네가 하는 일을 주님께 맡기면 계획하는 일이 이루어질 것이다(16:3).
③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앞길을 계획하지만, 그 발걸음을 인도하시는 분은 주님이시다(16:9). “모사재인, 성사재천(謀事在人, 成事在天)”의 유명한 구절이기도 하다.
④주님을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요, 거룩한 이를 아는 것이 슬기의 근본이다(9:10). 지식은 어떤 사실의 습득 능력이고, 지혜는 그 지식을 올바르게 적용·실천하는 능력이다.
잠언에는 반대로 네 종류의 바보도 있다.
①단순 바보(잠1:4, 22, 7:7, 21:12)
②고집 센 바보(1:7, 10:23, 12:23, 17:10, 20:3, 27:22)
③교만한 바보(3:34, 21:24, 22:10, 29:8)
④야만스러운 바보(17:21, 26:3, 30:22)
김형태 박사
한남대학교 14-15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