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래 칼럼] 우물 안의 개구리 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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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래 목사.

▲조성래 목사.

“우물 안의 개구리”란 말은 “우물 속에서만 사는 개구리는 하늘의 넓이나 바다의 깊이를 오직 우물의 크기로만 이해한다”라는 의미입니다. 이는 세상을 좁은 시각으로만 바라보며 자신의 세계에 갇혀 편협한 사고를 가진 사람을 비유할 때 사용됩니다.

미국에는 지그 지글러(Zig Ziglar)라는 유명한 연설가가 있습니다. 그는 연설가이자 작가, 세일즈맨으로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동기 부여 전문가입니다. 그가 성공 세미나에서 ‘벼룩 실험’에 대해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벼룩은 2~4mm 정도의 작은 곤충이지만, 뛰어오르는 힘이 강해 최대 20cm 높이까지 도약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벼룩을 작은 병(예: 박카스병)에 넣어 뚜껑을 닫은 채 일주일 동안 가둬두면, 이후 병에서 꺼내더라도 병의 높이 이상 뛰지 못합니다. 이는 잘못된 틀에 갇히면 본래의 능력을 잃게 된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저는 수십년 전 이 이야기를 듣고, 사람도 잘못된 사고방식이나 환경에 갇히면 ‘우물 안 개구리’처럼 제한된 삶을 살게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반대로 올바른 교육과 훈련을 받으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할 수 있으며, 결국 성공할 수 있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문제는 신앙에서도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사고방식이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한국에는 장로교, 감리교, 성결교, 침례교, 순복음 등 여러 교단, 그 외에도 수많은 작은 교단들이 있습니다. 문제는 각 교단마다 신학적 견해도, 성경 해석 방식도 조금씩 다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속한 교단이 가장 성경적이라고 믿도록 주입식 교육을 한다는 점입니다. 교단 둘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 남북통일보다 더 어렵다고 합니다. 이는 교리가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다른 교단에서 신앙생활을 하면 큰 문제가 생긴다는 왜곡된 생각을 하게 됩니다.

동물의 세계에서도 종종 소과(牛科) 동물이 개과(犬科) 동물에게 젖을 먹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새끼가 처음 눈을 뜨고 젖을 먹을 때, 비록 종이 달라도 젖을 먹이는 동물을 어미로 착각합니다. 이처럼 어떤 교단이나 종교에 속하느냐에 따라, 자신이 믿는 신앙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결과 사이비 종교와 이단들이 끊임없이 생겨납니다. 맹목적인 신앙은 결국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파○○○에서 열린 목회자 세미나에서 어린아이의 구원 문제에 대한 강의가 있었습니다. 강의 중 한 목사님이 “어린아이가 죽으면 천국에 가나요?”라고 질문했습니다. 이 목사님은 생후 6개월 된 자녀를 둔 아버지였습니다. 저는 원죄(原罪)에 관해 설명하며 다음과 같은 질문을 드렸습니다. “죄를 지었기 때문에 죄인입니까? 아니면 원래부터 죄인이기 때문에 죄인입니까?” 이 질문을 통해 성경적 근거를 바탕으로 오랜 시간 설명했습니다. 참석한 대부분의 목사님은 이해하셨지만, 질문한 목사님은 끝까지 자신의 주장을 고수하며, 마태복음 18장 3절을 근거로 “어린아이는 천국에 간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그는 세미나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잘못된 교리에 빠지면, 성경을 자기 생각과 주장에 맞춰 해석하려는 오류를 범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우물 안 개구리 신앙’입니다.

방언에 대한 오해: 해외 사역을 하다 보면, 방언(方言)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심지어 방언이 구원의 증거라고 믿는 교단과 목회자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성경에는 방언이 구원의 증거라는 구절이 단 하나도 없습니다. 성경에 없는 것을 교리로 삼는 것은 잘못된 신앙입니다. 이런 가르침이야말로 ‘우물 안 개구리식’ 신앙 교육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진리에 입각한 구원 서정, 성령에 임재와 내주, 은사에 활용 등을 바로 알지 못하면 큰 오류를 범하게 됩니다. 그리고 은사는 주와 및 복음을 위해서 교회의 유익과 덕을 세우고, 성도들의 신앙생활을 돕기 위함입니다. 방언도 “하나님과 영으로 비밀을 말하는 것”(고린도전서 14:2)이라고 설명합니다. 구약에 선지자들, 노아, 아브라함, 모세 등은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즉시 순종하여 큰 복을 받았습니다. 방언이 “영과 영으로 하나님과 대화하는 것”이라면, 그 방언을 통해 성경에 대한 바른 믿음과 바른 진리를 깨닫게 될 것입니다. 만약 삼위일체 되신 성령의 선물이라면 성령에 열매는 물론, 빛과 소금, 착한 행실로 모든 사람에게 칭송받으며 살게 될 것입니다. 잘못된 교리와 가르침에 현혹되면 신앙뿐만 아니라 인생 자체가 왜곡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한 후배 목사가 도시에서 오랜 기간 목회하다가 농촌 교회로 부임했습니다. 하지만 불과 3개월도 채 되지 않아 사임하고, 다시 개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그 교회의 한 장로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목사를 종업원 취급하며, 자신이 교회의 ‘회장’인 것처럼 행동했습니다. 결국, 후배 목사는 도저히 견딜 수 없어 사임했습니다. 이 교회는 오래된 시골 교회였는데, 부임한 목사들이 그 장로 때문에 6개월도 버티지 못하고 계속 떠나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이런 교회 장로나 지도자들은 성경적 원칙을 모른 채 구멍가게를 운영하듯 ‘우물 안 개구리 신앙’을 고집하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결론

“공자 앞에서 문자 쓴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이는 “자신보다 유식하거나 뛰어난 사람 앞에서 아는 체한다”라는 뜻입니다. 이처럼 자신이 모든 것을 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습니다. 목사에게 상담하러 와서 오히려 가르치려 드는 사람, 자식이 부모를 가르치려는 사람 등이 그런 유형들입니다.

반면에 “익은 곡식이 고개를 숙인다”라는 속담도 있습니다. 이는 배움이 많고 훌륭한 사람일수록 겸손하다는 의미입니다.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사람들은 편협한 시각에 갇혀 세상을 제대로 보지 못하면서도, 남을 가르치려 들고 지배하려 합니다. 그런 사람들을 가리켜 ‘꼴불견’이라고 하며, 이런 태도 때문에 “무식이 사람을 잡는다”라는 말이 생겼습니다. 우리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편협한 신앙에서 벗어나, 열린 마음으로 진리를 바로 깨닫는 지혜를 가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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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 조성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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