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칼럼] 크리스천 복음 유머 2
신앙인이라 해서 만날 심각하게만 살 필요는 없다. 가끔씩 나사 빠진 사람처럼 이완된 상태에서 실없는 이야기도 나누면서 화통하게 웃을 수 있으면, 그 또한 나쁘지 않은 일이라 생각된다.
서양에서는 리더의 성품 중 유머 감각을 매우 높게 평가한다. 실제로 영국 수상 처칠이나 미국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 같은 사람은 풍성한 유머 감각으로 고달픈 정치를 오락 수준으로 부드럽게 만든 지도자들이다.
심각해지고 다툼이나 격돌로 돌입할 수도 있는 위기의 찰나에 반전 유머 한마디로 폭소를 터뜨리게 하여 정치를 연성화시켜가는 것은, 매우 성숙하고 능란한 정치인의 덕목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상황은 그리스도인(신앙인)들의 교회 생활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몇 개 소개해 보겠다.
①지갑과 응답: 김 집사는 주일날 교회에 갈 때 꼭 지갑을 빼놓고 헌금할 돈(천 원짜리 몇 장)만 주머니에 넣고 간다. 남편이 그 이유를 묻자, 김 집사 왈 “헌금할 때 부르는 찬송 ‘내게 있는 모든 것을 아낌없이 바치네(50장)’를 부를 때 너무 괴로워서요.” 그러자 남편이 “에휴, 예수님도 당신 기도 소리 들으면 괴로울까봐 응답 주머니를 하늘나라에 남겨두고 오시겠네!”
②왼쪽 팔이 하나: 주일학교 유치부 교실에서 목사님이 새로 임명된 여선생님을 소개하려 하는데, 아이들이 너무 떠드는 바람에 제대로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목사님은 아이들을 향해 큰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여기 이 분은 왼쪽 팔이 하나밖에 없습니다!” 그러자 한순간 아이들은 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고 신입 여선생님도 순간 당황하였다. 그때 목사님은 미소를 지으면서 이렇게 말을 이었다. “그리고 오른쪽 팔도 하나밖에 없습니다.” 학생들은 일제히 “와아…!” 하고 웃었다.
③최소 2개국어는 해야지: 고양이가 쥐를 쫓고 있었다. 처절한 추격전을 벌이다 그만 놓쳐 버렸다. 아슬아슬한 찰나에 쥐구멍으로 들어가버린 것이다. 하는 수 없이 쥐구멍 앞에 쭈그려 앉아 쥐가 나오기를 기다리던 고양이가 갑자기 “멍멍!” 하고 짖어댔다. “뭐야, 이거 고양이가 가고 말았나?” 하고 궁금해하던 쥐가 머리를 구멍 밖으로 내미는 순간, 그만 고양이 발톱에 잡혀 죽고 말았다. 의기양양하게 쥐를 물고 가며 고양이가 하는 말은 “불경기에 먹고 살려면 적어도 2개국어는 해야 돼!”
④말할 기회: 한 여자가 버스를 타고 앉아 있는데, 한 남자가 들어오다 뜻하지 않게 그 여자의 옷을 밟고 말았다. 그 여자는 남자에게 10분 동안이나 계속 잔소리를 해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뱉은 말 “신사라면 사과할 줄 알아야죠?” 그러자 그 남자가 말했다. “숙녀라면 저에게도 말할 기회를 주었을 겁니다.”
⑤기도의 힘: 영리한 의사와 거만한 성직자가 만났다. 성직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 “내가 한 환자 옆에 서 있었는데, 갑자기 환자의 얼굴이 시퍼렇게 질리면서 괴로워하고 있었소. 그래서 내가 그를 위해 기도하고 물러섰더니, 갑자기 얼굴빛이 밝아지며 편안한 얼굴로 바뀌는 것이었소. 어떻소, 인간보다 신(God)이 강하다고 생각하지 않소?” 그때 의사가 방긋이 웃으면서 하는 말. “글쎄요, 사람들이 종종 환자 옆에서 기도한다며 산소 호흡기 호스를 밟고 있을 때가 많은 탓이죠.”
⑥아파트 이름: 요즘 새로 짓는 아파트 이름들은 외국어로 돼 있고 길게 짓는단다. 이유인즉, 시어머니가 찾아오기 어렵게 하려고 한 거란다. 월드 메리앙, 타워팰리스, 미켈린 쉐르빌, 하이페리온 등…. 그런데 이것이 부작용을 일으켰다. 전에는 시어머니 한 분만 오셨는데 아파트 이름이 어려워지자 시어머니가 시누이의 안내를 받아 같이 오는 것이었다. 그래서 다시 오더라도 시어머니만 오시라고 옛날식 이름, 예컨대 양지마을 아파트 등으로 바뀌고 있다고 한다.
⑦교회를 잘 다니는 두 남녀가 소개팅으로 만나게 됐다. 남자가 말했다. “제 이름은 철이구요. 성은 전 씨입니다. 합해서 전철이라고 합니다.” 그러자 여자가 크게 웃으면서 “우리는 천생연분이네요. 제 이름은 이호선이거든요. 우리 같이 살면 ‘전철 이호선’이 되는 거네요. 아이 좋아라” 하면서 크게 웃었다 한다. 마음 맞는 남녀가 만나면, 이렇듯 딱 단추처럼 잘 들어맞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김형태 박사(한남대학교 14-15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