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흐를수록 사람의 마음에는 ‘쓴 뿌리’라는 감정적 상처가 하나 둘 쌓이게 됩니다. 이러한 주제를 다루는 세미나, 설교, 책들도 많습니다. 여기서 ‘쓴 뿌리’란 과거에 주변 사람들로 인해 쌓인 감정적 상처를 의미합니다. 특히 가족, 친구, 부부 간에 발생하기 쉽습니다. 정신 질환 대부분도 이러한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지 못해 생긴다고 합니다. 이처럼 쓴 뿌리는 사람의 성품을 변화시켜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독교인에게는 회개가 매우 중요합니다.
어느 날 오랜 친구와 앉아 정신 질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물과 성령으로 거듭난 하나님의 자녀가 정신 질환에 걸릴 수 있을까?”라는 의견이었습니다. 잠시 침묵이 흘렀고,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은 결코 정신 질환에 걸릴 수 없다”는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성경 어디에도 그러한 예나 말씀이 없기 때문입니다. 구약에서도 신접한 자들이나 술객들이 있었으나, 모두 어둠의 권세에 사로잡힌 이들이었습니다. 현대 의학에서도 정신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약이 없으며, 단지 억제할 뿐입니다. 약을 끊으면 질환은 또 재발하게 됩니다.
예수님의 공생애 동안 43건의 기적과 표적의 사역이 있었습니다. 그 중 9건이 귀신 들린 자를 치유하는 사건이었습니다. 현대 의학이 암까지 치료할 정도로 발전했지만, 귀신 들린 질병은 인간의 의술이나 힘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의 능력만이 가능합니다.
저 역시 몇 차례 귀신 들린 자들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저녁 집회 중 어느 여성분이 참석한 적이 있었습니다. 집회가 끝난 후 교인들과 제 아내가 그 여성과 대화를 나누던 중, 그녀가 갑자기 발작을 일으켰습니다. 급히 달려가 보니 그녀의 눈에는 흰자만이 드러나 소름이 끼칠 정도였습니다. 그녀를 앉히고 찬송을 부르기 시작하자, 그녀는 점점 더 발작하며 가래침을 뱉기 시작했습니다. 화장실 냄새보다도 더 지독한 냄새가 났으며, 몇 시간 동안 그런 가래침을 쏟고 또 쏟았습니다. 새벽쯤에 귀신이 떠나가는 것을 볼 수 있었고, 마지막 발작 후 그녀는 잠이 들었습니다. 그녀가 깨어났을 때는 온전하고 밝은 모습이었습니다. 그녀는 과거의 상처를 하나 둘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우리는 그녀가 참으로 가슴 아픈 일들을 경험해 왔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느 주일예배 후, 학생회장과 학생들이 찾아와 큰일 났다고 했습니다. 학생회 부회장의 올케언니가 정신병에 걸렸고, 여러 학생이 그녀를 제압하려 했지만 도저히 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급히 그 집으로 가서 예비 신부인 그녀를 교회로 데려왔습니다. 많은 교인과 학생들이 함께 찬송을 부르고 그녀를 위해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나사렛 예수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귀신을 나갈지어다”라고 축사를 하자, 그녀는 몸을 부르르 떨며 쓰러졌습니다. 약 3시간 후에 평온한 모습으로 일어났고, 완전히 치유되었습니다. 이후 그녀와의 상담에서 그녀의 마음속에 깊은 쓴 뿌리의 상처가 있었음을 알게 되었고, 이로 인해 쓴 뿌리와 질병이 치유되었습니다.
30여 년 전 오산리금식기도원에서 개최된 목회자 집회에 참석했습니다. 강사로 오신 고(故) 조용기 목사님께서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 시간이 끝나고 쉬는 동안 생각나는 죄들을 기록해 보십시오. 그리고 그 노트를 가지고 기도굴에 들어가 회개의 기도를 하십시오. 마음에 기쁨을 주는 것들을 지우고, 조목조목 기도해 보시길 바랍니다.” 저는 순종하는 마음으로 성전에 앉아 그동안 떠오르는 죄들을 적어 보았습니다. 총 17가지의 죄를 기록할 수 있었습니다. 노트를 들고 기도굴에 들어가 목사님이 말씀하신 대로 조목조목 기도하며 하나씩 지워 나갔습니다. 3시간 넘게 기도한 끝에 노트에 기록한 죄들을 모두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몇 가지는 해당 당사자들에게 직접 전화해 문제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습니다. 집회가 끝나고 돌아오는 길은 그야말로 행복 그 자체였습니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요”(마 5:3)라는 말씀처럼, 심령이 가난해졌을 때 천국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을 직접 체험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쓴 뿌리가 남아 있으면 악한 귀신이 거하는 집이 됩니다. “(마 12:43) 더러운 귀신이 사람에게서 나갔을 때에 물 없는 곳으로 다니며 쉬기를 구하되 얻지 못하고 44) 이에 가로되 내가 나온 내 집으로 돌아가리라 하고 와 보니 그 집이 비고 소제되고 수리되었거늘 45) 이에 가서 저보다 더 악한 귀신 일곱을 데리고 들어가서 거하니 그 사람의 나중 형편이 전보다 더욱 심하게 되느니라 이 악한 세대가 또한 이렇게 되리라” 만병의 근원은 쓴 뿌리로, 쌓이고 쌓인 마음(죄)에 있다고 합니다(마 15:19~20; 막 7:20~23).
결론
기독교인에게 회개는 매우 중요합니다. 예수님도 예배보다 회개가 더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예물을 제단에 드리다가 거기서 네 형제에게 원망들을 만한 일이 있는 줄 생각나거든,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마태복음 5:23-24). 기독교의 꽃은 회개이며, 회개는 하늘과 땅을 잇는 열쇠입니다. 기독교인의 마음에는 쓴 뿌리가 없어야 하며, 이는 반드시 제거해야 할 일입니다. 피해자는 평생 상처를 안고 살아가며, 그 상처를 가해자가 풀어 주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열심히 서로 사랑할지니,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느니라”(베드로전서 4:8). 필자는 “누구든지 하나님을 사랑하노라 하고 그 형제를 미워하면 이는 거짓말 하는 자니 보는 바 그 형제를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가 보지 못하는 바 하나님을 사랑할 수가 없느니라”(요한일서 4:20)는 말씀을 마음에 새깁니다. 물과 성령으로 거듭난 증거는 가정은 물론이고, 형제, 이웃과 화목하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께로 났나니, 저가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를 자기와 화목하게 하시고, 또 우리에게 화목하게 하는 직책을 주셨느니라”(고린도후서 5:18). 마음의 평화와 삶의 행복은 회개와 쓴 뿌리 제거로부터 비롯됩니다. 이 땅에서 천국을 살다가 천국을 가는 것입니다.
국제국호개발기구 한국재난구호
이사장 조성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