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노인인구의 자살율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음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은 OECD 국가 가운데 자살률 1위 국가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습니다. 거기에 더 충격적인 사실은 자살률 가운데 노인 자살이 차지하는 비율이 35%에 이른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노인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80.3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자살률 31.2명보다 2배 이상, 경제 협력 개발기구 OECD 평균 12.5명보다 7배 이상의 수치 차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노인 계층의 자살의 원인은 일차적으로는 육체적 질병(45.7%)으로 인한 신체적 고통이나 경제적 고통이 가장 큰 원인이었으며 우울증이나 조울증, 정신 장애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두번 째로 많았습니다.
우리나라 노인 자살의 문제 중 하나는 특히 농촌 지역의 노인 자살률이 심각할 정도로 높다는데 있습니다. 전국의 자살률을 보았을 때 군 단위 비율이 높은 충남 (107.45명), 강원 (106.91명), 충북(94.69명) 지역들이 상위권을 차지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미 세계최고 수준인 한국의 자살률은 노령층 문제와 밀접하게 된다는 걸 알 수 있으며 농촌과 도시의 자살률 격차 또한 농촌 노인들이 무슨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인지 심각하게 연구하고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 시급합니다. 도대체 농촌 노인들에게 무슨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기본적으로 노인들의 괴로움은 경제적 빈곤에서 비롯합니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1년 시장소득 기준 농촌의 절대빈곤율(한 달 소득이 최저생계비 이하인 가구 비율)은 39%로 도시 근로자 가구의 4.4%의 약 9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 되었습니다. 농업 외에는 다른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경제 기반이 없는 지역이기 때문에 국가 지원금만 갖고 살아가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처지입니다. 나이가 들어 아픈 곳이 하나 둘씩 생기는데 돈 벌 일도, 할 일도 없는 오랜 세월을 별다른 치료 없이 고통을 견뎌야 하는 상황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농촌 지역은 도시와 비교했을 때 노인들을 돌볼 수 있는 사회 안전망이 턱없이 부족한 복지 사각지대인 것도 하나의 원인입니다. 현재 농촌지역은 초고령화, 독거노인 외에도 조손가족, 다문화가족증가, 귀농, 귀촌 인구 급증, 등 복지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농촌의 산업적인 특성(동절기에는 일거리가 없는 특성이나 자연 조건에 영향을 받는 상황), 지역적 특성 (복지 시설의 미비, 산재되어 있어 이동거리가 먼 부락간 거리)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어느 하나 손을 대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 사이에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많은 빈곤계층의 노인들이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쉽게 구할 수 있는 독극물을 복용해 자살을 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자살이라는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농촌지역의 자살을 막기 위해 가장 시급한 건 농촌만의 따뜻한 공동체성의 회복이 필요합니다. 자살을 시도하는 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자살 징후를 보인다고 합니다. 주변을 정리한다거나, 우울감이나 절망감등을 폭력이나 거친 행동 등으로 표현한다거나 죽음에 대한 관심이나 자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등의 모습을 보인다고 하죠. 우리 이웃에 대해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이런 모습을 보이는 노인이 있다면 먼저 다가가 따뜻한 위로를 건네거나 각 지방자치 단체나 보건소에서 운영중인 전문 상담사와의 상담을 통해 자살을 생각하게 했던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또한 농촌이라는 지역적 산업적 특성을 배려한 범국가적 복지 정책이 필요합니다. 농촌 지역을 세밀하게 살필 수 있는 복지시설의 확충이 필요합니다. 시장 논리로는 외면 받을 수 밖에 없는 농촌의 특성을 보완하기 위해 요양시설이나 복지 시설을 유지시킬 수 있도록 적정 수준유지 유도 정책, 현실적으로 교통비용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수가 체계, 소자본 창업이나 노인 창업이 가능하도록 하는 지원 정책을 통해 일자리 창출을 시켜 빈곤층을 줄여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비지팅엔젤스 삼척지점 김영수 지점장은 ‘읍,면 단위에 재가장기요양 시설 창업을 할때에는 인원 기준이 완화 되는 등의 혜택이 있었다. 농촌 어르신들이 복지에 대한 필요도가 높은 만큼 더 많은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 라고 밝혔다.
도시와 농촌간의 격차는 비단 경제력의 차이뿐만이 아닙니다. 경제, 사회, 문화, 복지 모든 분야에 있어서 도시는 농촌에 비하여 혜택을 받고 있는 게 사실이죠. 누군가에게는 부모이고, 누군가에게는 이웃이 되는 우리의 농촌지역 노인들을 한번쯤 더 돌보고 따뜻하게 맞이 한다면 과거 교통사고 사망자가 현저하게 줄었듯, 자살로 생을 마무리 하는 노인들의 숫자도 줄어들지 않을까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복지 정책인 만큼 많은 이들의 공감이 있는 농촌 노인 복지 정책이 실현되길 바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