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범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경찰범죄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범죄가 2011년 68,836건, 2012년 71,721건, 2013년 77,260건으로 매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인간의 삶은 자기 효능감(self-efficacy)이나 자아 존중감(self-respect)에 의해 유도됩니다. 그러나 노년기의 신체적 기능저하는 심리적 불안으로 이어지면서 긍정적인 자아가 위축됩니다. 그것은 점점 자라나 순간적인 충동과 폭력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평균 수명은 늘고 있지만 퇴직으로 인한 수입의 격감, 취업의 어려움, 저임금과 불안정한 직업, 낮은 사회보장제도 등의 빈곤문제도 노인 범죄의 중요한 원인이 됩니다.
얼마 전 뉴스에서 70대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여성 2명이 사망하고, 1명은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보도를 읽었습니다. 가해자인 70대 노인은 자살을 시도했으나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범행 동기는 업소 주인이 가해자를 만나주지 않고, 돈이 없다고 무시한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에리히 프롬은 인간은 본능적으로 ‘반동적 폭력’과 ‘보상적 폭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반동적 폭력은 생명, 자유, 존엄성, 재산 등을 지키기 위해 쓰는 폭력’으로 일종의 방어적 공격성입니다.
‘보상적 폭력은 무력한 사람에게 나타나는’ 공격성을 일컫습니다. 인간은 어떠한 한계 안에서 세계를 창조하려는 능력과 자유를 갖고 그의 지위를 초월합니다. 그러나 허약하거나 불안하거나 무능하다는 이유로 행동할 수 없을 때, 인간은 그 무력감으로 인해 고통을 겪습니다. 무력한 인간은 ‘자신의 생명이든 타자의 생명이든 무조건 이를 파괴함으로써 삶을 초월’하고, 그에게 ‘부정적 태도를 취하는 삶에 복수’한다고 합니다.
70대 남성의 폭력의 결과는 처절합니다. 그의 행동은 증오로 시작된 것이지만 그 안에는 자신에 대한 실망과 수치심, 자존감 상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물론 인간적인 것을 파괴하는 노인의 행동은 어떠한 말로도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비지팅엔젤스 수원영통지점 전희숙 지점장은 “어르신들께서는 생의 주기의 결과 많은것들을 잃게 되는 ‘상실의 시기’를 겪으신다. 물질 뿐만 아니라 마음의 허전함까지도 보다듬어 드려야 하는데, 사회적으로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는게 사실. 늘 사랑을 실천하며 그 상실의 마음까지 보다듬어 드리는 방문요양 사업이 될 것” 이라고 밝혔다.
최첨단 시대가 도래하면서 점점 새로운 문화와 질서가 생겨나고 노인들은 갈수록 그것들에 적응하기가 버겁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들은 새로운 것들과의 관계 기술에 서툴고 부족함을 느낍니다. 이 외에도 경제적 어려움은 운신의 폭을 좁힙니다. 이러한 것들은 노인을 무능력하게 만들고 때론 분노케 합니다.
물론 긍정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시대에 맞추어 살아가는 노인도 많습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쌓은 노하우가 더해져 오히려 더 노련하게 자기 앞의 생을 계획하는 경우도 상당합니다.
하지만 어째 세상이 사회의 빠른 변화에 맞추지 못 하고 천천히 변하는 노인의 마음을 경시하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몸과 마음이 깨지기 쉽습니다. 노인 폭력의 증가는 몸과 마음이 깨진 자들이 사회에 외치는 목소리의 또 다른 방증이 아닐는지요. 따뜻한 마음으로 개인과 사회가 노인의 미래를 위해 대책을 강구하고 지혜를 짜내야 할 때입니다.